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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2.10
  • 1312
민간복지 확대의 경향

우리 사회는 60∼70년대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사회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부터 서구의 복지국가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복지국가의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정부에 의한 사회복지의 확대는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1997년 11월 IMF 사태로 알려져 있는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실업인구는 급격히 증가하였으나 1998년 2월에 출범한 새로운 정부에서는 경제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어서 증가하는 사회복지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서 생계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국민들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이제는 극소수로 여겨졌던 결식아동의 수도 수십만에 이를 정도가 되었으며, 실업으로 인한 노숙자의 수도 6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민간이 사회복지부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복지의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을 강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가톨릭을 위시하여 기독교, 불교 등의 종교단체와 사회단체에 노숙자를 위한 식당 및 숙소를 운영해 주도록 요청하였다. 정부는 노숙자의 보호를 위해 종교, 사회단체가 전면에서 보호활동을 주관하고 정부가 그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을 세웠다. 그 결과 최근의 심층조사에 따르면 가톨릭교회에서는 조사대상이었던 서울교구내 21개 본당 중 7개 본당(33.3%)에서 노숙자를 위한 쉼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교회사회봉사연구소가 실시한 기독교의 실직노숙자에 대한 교회봉사의 실태를 보면, 조사대상 교회의 30.8%가 노숙자를 위한 봉사를 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는 궁극적인 책임은 정부에게 있지만 현재 정부가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 사회단체를 포함한 민간복지자원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가톨릭교회는 현재의 경제위기 이전부터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활발한 사회복지활동을 해 왔으며, 우리 사회의 민간사회복지 부문에서 비중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에 대해서 약술하고자 한다.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전달체계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전달체계로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각 교구의 사회복지국(혹은 사회복지회 혹은 사회복지위원회), 본당의 사회복지분과, 개별 사회복지기관·시설, 사회복지분야별 협의체, 수도회 등이 있다. 이들 각 조직은 그 필요성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사회복지분야별 협의체는 조정(혹은 행정)기능을 중심으로 하며, 개별 사회복지기관·시설은 서비스 제공기능을 중심으로 한다. 반면에 각 교구의 사회복지국과 본당의 사회복지분과는 조정기능과 서비스 제공기능 모두를 수행한다.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수직계통 전달체계와 수평계통 전달체계로 나누어서 보기로 한다. 여기에서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교구사회복지국 및 본당 사회복지분과를 수직계통 전달체계로, 개별 사회복지기관·시설, 사회복지 분야별 협의체 및 수도회를 수평계통 전달체계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생각할 때 가장 유의할 점은 가톨릭교회가 대단히 독립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 교구는 완전한 독립체이며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각 교구 주교들의 협의체인 주교회의 산하의 한 위원회일 따름이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우리나라 가톨릭 사회복지를 대표하는 기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실제적으로 각 교구사회복지국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기능은 못하고 있다. 또한 가톨릭의 독립적 구조는 각 본당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주교회의가 1991년에 설치하였으며, 위원장 주교, 총무 신부, 교구대표 신부, 분야별 사회복지전국협의단체의 지도신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기 위해 사무국을 두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기능은 각 교구사회복지국간의 연결기능,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는 자원동원의 기능, 정부와 국제사회에 대해서 전국 차원에서 가톨릭 사회복지를 대표하는 기능이다.

교구 사회복지국은 우리나라의 군종교구를 제외한 14개 교구의 사회복지활동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이끌어 나가도록 설치된 기구이다. 각 교구의 전반적인 사회복지사업을 조정하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교구에 따라서 두 기능 중에 강조하는 기능이 다르다.

본당의 사회복지분과는 수직계통 전달체계의 가장 기초단위이며, 전국 1,000여 개 본당 중에서 95% 본당에 설립되어 있다. 사회복지분과는 본당 내에서 사회복지활동을 수행하는 여러 조직의 역할을 조정하는 기능도 하지만 주로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 기능과 역할이 분명하지 않은 실정이다.

수평계통의 전달체계에는 사회복지기관·시설, 분야별 사회복지전국협의단체 및 수도회가 있다. 사회복지기관·시설은 가톨릭 사회복지 체계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 온 체계이며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톨릭의 사회복지기관·시설은 80년대 이후 급증하여 1997년에는 561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서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을 시혜나 자선으로 인식하도록 만들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의 사회복지라는 경향과 배치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도 하였다.

분야별 사회복지전국협의체는 사회복지의 각 분야별로 협의단체를 구성하여 상호협력과 자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장애인복지협의회, 맹인선교회, 나사업협의회, 농아선교협의회, 아동복지협의회, 결핵사업연합회가 활동 중에 있다.

수도회는 사회복지기관·시설을 직접 운영하거나 재정 및 인력 지원을 한다. 또한 교구사회복지국이나 본당 사회복지분과에도 인력을 파견하여 관여하는 등 직접·간접적으로 사회복지 전달체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97년 현재 우리나라의 수도회는 118개이며, 이 중 사회복지사업에 관여하는 수도회는 88개 정도이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현황

가톨릭에서 직접 사회복지활동을 하는 가장 큰 두 주체는 본당 사회복지분과와 사회복지기관·시설이다. 교구사회복지국도 직접 사회복지활동에 많이 참여하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본당 사회복지분과와 사회복지기관·시설의 사회복지활동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전국의 본당에서 사회복지활동을 수행하는 사회복지분과가 결성되어 있는 본당은 95%였으며, 사회복지분과위원 중에서 사회복지전문가가 있는 본당은 5.2%였다. 본당이 사회복지에 지출하는 액수를 보면, 1백만 원 이상 5백만 원 미만인 본당이 29.9%, 5백만 원 이상 1천만 원 미만인 본당이 22.5%로 1년 사회복지비가 1천만 원 미만인 본당은 62.0%였다. 반면에 1천만 원 이상인 본당도 38.0%에 달하고 있다.

본당의 사회복지비가 본당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본당예산의 3% 미만을 사회복지에 사용하고 있는 본당은 36.0%이며, 3∼5% 미만은 28.2%, 5∼7% 미만은 19.0%, 7∼10% 미만은 12.8%, 10% 이상은 3.9%로 나타났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하여 상당수 교구에서는 사회복지비로 본당예산의 10%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지침을 따르고 있는 본당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복지활동을 보면, 가장 많은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활동은 생활보호대상자 지원(76.1%), 시설 방문·지원 및 노력봉사(67.6%), 소년·소녀가장지원(56.5%)으로 구호적이고 응급조치의 특성을 가진 활동이 주류를 이루었다. 본당의 사회복지활동을 수용·이용시설 운영,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문제 상담과 같은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활동과 시설방문·지원 및 노력봉사 등의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구호활동으로 나누어 볼 때, 34.9%의 본당에서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활동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97.7%의 본당에서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활동을 실시하고 있었다.

본당 사회복지활동의 수혜자 중에 비신자가 있는 본당은 전체 본당의 83.6%에 달하고 있어서 거의 대부분의 본당이 종교와 관계없이 사회복지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당에서 사회복지활동을 수행하면서 가장 큰 제약으로 꼽은 것은 예산의 부족과 신자들의 의식부족이었으며, 전체 본당의 1/3이 두 측면에서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본당의 사목방침에서 사회복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 본당은 26.5%였으며, 중요하다고 한 본당은 57.9%로 사회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본당이 74.4%에 이르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복지기관·시설에 대해서 살펴보면 90년대에 설립된 기관·시설이 45.1%였다. 운영주체를 보면, 수도회가 40.8%, 평신도가 21.2%, 교구가 20.3%, 본당이 6.9%, 성직자 개인이 2.3%로 분포되어 있었다. 기관·시설 중 정부의 인가를 받은 곳은 54.6%였으며, 비인가 기관·시설도 43.8%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운영을 위탁한 기관·시설이 전체의 22.2%였다.

기관·시설의 성격은 수용시설 43.8%, 이용시설 42.2%로 아직도 수용보호시설의 비중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용시설의 비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회복지기관·시설의 사업분야는 장애인복지가 28.4%로 가장 많고, 아동복지가 26.1%, 노인복지가 23.2%로 나타났다. 청소년복지도 16.0%, 행려자복지가 9.2%였으며 사회복지관도 5.9%를 차지하고 있다.

기관·시설의 대상자가 가톨릭신자에 한정된 기관·시설은 2.6%에 불과하였다.

수용·이용인원을 보면, 30명 미만인 기관·시설이 37.6%, 30∼100명 미만이 36.9%, 100명 이상이 24.4%였다. 가톨릭 사회복지기관·시설의 종사자 수를 보면, 5명 이하인 기관·시설이 49.9%로 절반에 달했으며, 21명 이상인 기관·시설은 19.3%였다. 종사자 중에서 사회복지전공자가 있는 기관·시설은 41.9%로 아직 전문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기관·시설의 총지출액을 보면, 3천만 원 미만이 26.8%, 3천만 원∼1억 원 미만이 24.5%, 1억 원 이상이 42.2%였다. 재정상태가 부족하다고 한 기관·시설은 46.0%였으며, 충분하다고 한 기관·시설은 7.2%로 재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재정상태를 교구에 보고하는 기관·시설은 48.0%로 보고하지 않는 기관·시설 49.7%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아직 재정내용을 분명하게 밝히는 시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종교단체 사회복지자원의 활용

종교단체의 사회복지자원이 어느 정도가 되는 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의 사회복지자원은 재정, 인력, 시설의 측면에서 그 활용 잠재성이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재정의 측면에서 보면, 가톨릭 교회에서는 사회복지비로 각 본당 예산의 10%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국의 본당이 1,000여 개가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액수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구사회복지국에서도 사회복지활동을 위해 상당한 지출을 하고 있다. 또한, 개신교에서도 5만 8,000개 교회의 재정 규모를 3조 5천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고, 이의 10%를 사회복지비로 지출할 수 있다면 3,500억 원을 사회복지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재정의 측면에서 뿐 아니라, 각 종교단체가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대단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많은 기관·시설들은 교회 내의 자원봉사자에 의존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본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의 예를 보면, 비슷한 규모의 일반복지관에 비해서 1/3의 유급인력만으로 운영을 하고 있으며, 부족한 인력은 모두 자원봉사자로 채우고 있다. 그 외에도 무료급식소와 같은 시설에서는 유급인력은 전혀 없이 자원봉사자만으로 운영되는 시설이 대부분이다.

재정과 인력뿐 아니라 그 동안 간과되었던 종교계의 사회복지자원은 시설이다. 상당수의 종교시설은 주중의 낮시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주중의 저녁시간과 주말에만 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시설을 활용하여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주중에는 본당의 시설을 노인들을 위한 강의시설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종교시설을 아이들을 위한 보육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연계

종교단체의 사회복지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사회복지 욕구를 충족시키는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종교단체의 자원을 활용할 때에도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공공과 민간이 효율적·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관과 같은 시설에서도 종교기관이 자원봉사자와 재정의 일부를 제공하고 정부에서 나머지 재정을 책임지는 방식과 같은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바탕을 두고 종교단체의 사회복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한다면 IMF 위기 이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사회복지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데 성공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선우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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