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배기 복지동향

드디어 월간 복지동향이 일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 동안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면서도, 창간 기념호가 기대보다 밋밋하게 나오게 되어 우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게으름을 실토하는 외에도 여러 가지 분주함과 능력 부족을 핑계로 내세울 수 있겠지만, 우리의 현실이 마냥 축제분위기일 수만은 없다는 또 다른 변명도 용납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여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8.15 선언과 생산적 복지정책에 대한 실망이 뒤따랐고, 정기국회를 맞이하면서 복지예산의 적절성에 대한 시비가 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민사회 및 복지단체들은 내년도 예산안이 복지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꾀하기는 커녕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시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예산 당국은 반대로 실업의 축소 등과 같은 상황의 변화를 반영하였을 뿐 복지예산 자체는 충분히 늘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눈앞에 두고도 이렇게 상반된 논란이 가능한 현실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은 우리사회에 대한 현실인식의 차이는 물론, 지향점에 대한 현격한 격차를 반증하는 것임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인식의 차이를 좁히면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일은 진정 지난한 과업이겠지만 이제는 피해갈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복지정책의 파라다임적 변환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향을 둘러싼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감입니다. 역대 정권들이 구사해온 막연한 미사여구가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이념적 논쟁을 위해서는 우리 현실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사실적인 탐구가 절실하다는 점도 깨닫게 됩니다. '복지동향'은 이제 한살박이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중차대한 과제의 추구에 헌신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도 역시 많은 분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복지동향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한살박이 복지동향에 대한 바램을 보내주신 분들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복지동향에 대한 바램과 기대의 무거움에 압도당하면서도, 복지동향이 결국 이렇게 많은 분들의 사랑의 손길에 길러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주신 고견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년 동안 복지동향을 키워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큰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위원장 이영환 / 성공회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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