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3 2003-03-10   611

함께 울려야 고운 소리내는 “장고”형으로

①호박형 → ②장고형 → ③다이아몬드형(◇) → ④항아리형

<과거형> <현재형> <미래형> <희망형>

–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변천과정 –

장고형

두 번째는 호박형에서 “장고형”으로 변화되었다. 이 형은 현재 진행형이다. “00년 직렬화 되면서 “03년까지 변화되어온 과정이다. 이 부분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얘기하고자 한다. 사회복지 전문요원 출신의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순수한 사회복지직 공무원 그리고 부녀·아동직에서 전직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으로 말이다. 패 가르자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해서 나누는 것이니까 너무 앞서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회복지 전문요원 출신의 변화과정

먼저 사회복지 전문요원 출신인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별정직 신분의 사회복지 전문요원들이 사회복지직으로 전환 과정에서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전국적으로 약2/3가 강압적인 방법으로 강등(降等, 7급→8급·8급→9급)되었다. 후퇴할 것이 따로 있지 계급이 거꾸로 가고 있다. 생산적 복지, 삶의 질 향상, 빈곤과 차별 없는 복지사회, 달동네 파수꾼…. 포장과 내용물이 얼마나 우스꽝스럽던지. 이 때부터 사회복지행정 내부의 알력, 갈등, 불신 등은 전폭적으로 폭발되기 시작했다. 이 문제의 원인은 단연코 행정자치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부적으로 위축됨으로써 이전투구 양상을 띄게 되었다.

강등자 중에서 1992년 발령자까지는 “03년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7급으로 원상회복 되었다. 즉, 약 천여 명은 7급이 되었고, 아직도 몇 백 명은 강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사농공상(士農工商) 제도와 유사한 연공서열(年功序列)이라는 계급체제 하에서는 뚜렷한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반면 패자를 위로하고, 미안해하고, 아껴주고, 격려해주는 선배동료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될 뿐이다. 이 대목을 쓰면서 문득,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란 책에서 읽은 한 줄의 글이 생각난다. ‘현대의 모든 단체는 오직 강력하게 되려고 조직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를 배척한다. 그 조직에 참가하고 있는 각 개인이 표명하는 사상이나 정신적 가치로 강력해지려 하지 않고 그들의 맹목적이고 기계적인 결속과 통일로 강력해지려 한다.’ 왜 그럴까?

사회복지직 공무원 출신의 변화과정

다음으로 별정직 선배들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 때, 공무원 중 서자(별정직) 출신이 아닌 본처(사회복지직) 소생의 후배 공무원들(9급)이 물밀 듯이 몰려들었다. 1999년 말 12백명, “00년 6백명, “01년 7백명 그리고 “02년 17백명. 4년 동안 자그마치 42백명이 배치되었다. 이 숫자는 1987년부터 1999년 초까지 약 12년 동안 고작 3천명에 비할 때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의 선배에 비하여 20대 후배들은 대학에서 알찬 정보습득과 체계적인 학습을 하였다. 그리고 휠씬 질 좋은 프로그램들도 접해보았고, 다양한 자원봉사와 실습도 경험했다. 선배들의 경험을 물려받되 잘못된 관행은 절대 본받지 말아야 한다. “나만 왜 일해” 할 것이 아니라, 후배들은 후배들 나름대로의 개성과 전문가 영역을 갖출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사실 선배들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왔다. 통제된 시대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무늬만 있는 생활보호사업을 해왔다. 공사판일 비슷하게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그 단적인 예가 쌀과 보리, 이웃돕기 물품을 가정방문 지급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사무실에서 차분하게 일하는 것은 다른 직원들이 퇴근한 밤늦은 시간이나 가능했다.

과거가 없는 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 더욱 푸르게 가꾸어 가는 것, 바로 후배들의 몫이지 않을까 싶다. “청출어람(靑出於藍) 청어람(靑於藍)”이다.

부녀·아동 별정직 출신의 변화과정

끝으로 “03년 상반기에 부녀·아동 별정직에서 전직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이들의 전직 문제가 대두된 “01년 10월경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바로 “00년에 전직된 사회복지 전문요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가장 큰 논란이 되었다. 먼저 전직된 자들은 약2/3가 강등되었는데 그보다 2년 후에 전직된 자들은 수평적으로 전직되었기 때문에 그 배신감(정부 등)은 더욱더 켜져 갔다. 희극에나 있을 법한 일이 우리나라 공무원 사(史)에 발생하였다.

결과적으로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권력의 파워”에서 결정되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는데, 한쪽은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승리하고 다른 한쪽은 졌다. 싸움의 상대가 행정자치부라고 했을 때 진 쪽에서는 축하를 해주어야 맞다. 그러나 사회복지 전문요원 – 부녀·아동요원의 측면에서 볼 때, 힘이 없는 쪽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TKO패 당하고 말았다. 삼각관계로 볼 때 사회복지 전문요원은 행정자치부와 부녀·아동요원으로부터 철저히 농락 당한 것이다. 그 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상급기관으로 가기 위하여 학보다 목을 길게 늘어트리게 되었다. 반면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발탁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 주어야겠다.

하나의 사회복지직화 후 변화과정

부녀·아동직은 전국적으로 848명이 사회복지직으로 바뀌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들은 시군구, 특별시·광역시·도(이하 시도로 칭한다)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상향식 수평적인 전직 후에도 전직 후 3년 간 이동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대면서, 하여튼 신데렐라처럼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도는 시군구, 시군구는 읍면동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지도·감독하는 기득권(旣得權)을 연장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인들은 향후 상급기관에 근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조금 넓게는 6급까지 진급할 수 있는 쥐구멍 만한 숨통도 만들어 놓았다. 경쟁상대가 읍면동에서 시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진 것도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야 어떻든 사회복지란 한배를 타고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었다. 이런 긍정적인 요소는 인정해야 한다.

반면 전직자 중에서 근무 경력이 많은 분들은 상급단체 근무, 높은 직위 및 오랫동안의 능력을 바탕으로 좀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지역사회복지를 이끌어가야겠다. super-visor의 위치를 확고부동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만약 과거 타성에 젖어 별정직으로 받던 수모를 밑에다가 화풀이한다면 이는 또 다른 감정과 갈등을 양산할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말처럼 무조건 과거를 잃어버리지 말고, 늘 처음처럼 행동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다보면 힘차게 “사회복지의 깃발”이 펄럭일 것이다.

전문가는 전문성으로 승부해야한다!

시군구, 시도에 근무하는 전문가는 일반 공무원과 차별되어야 한다. 즉, 전문가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전문영역을 보다 더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첨병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최 일선의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supervision을 제공할 supervisor(중간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일반직 공무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업무적인 부작용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단, 한 명의 잘잘못이 모든 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중대하기 때문이다. 공 조직이 무능한 스태프(관리자) 때문에 수많은 공무원들이 희생당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특히 이 분야는 갈수록 욕구가 다양화고 전문성은 더욱더 요구되는 실정이기에 그렇다.

이제 한 가족, 화해와 협력관계 필요

앞에서 설명한 세 부류의 사람들이 이제 하나(사회복지 전담공무원)가 되었다. 인력은 종전의 호박형에서 장고형으로 변화되었다. 장고는 위와 아래 부분이 넓은데 반하여 가운데 부분이 매우 좁다. 현재의 8,048명(정원. 실제 현원은 부족)은 5·6급은 극소수(정원: 244명)이고, 7급(약 2,445명)과 9급(약 3천명)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중간의 8급은 매우 적다. 특히 김제시는 총 58명으로써 1(6급):20명(7급):12명(8급):25명(9급)의 계층구조를 띠고 있다. 총 정원제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는 직렬별 정원 증원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게 되었다.

발이 세 개 달린 세 발 자전거는 균형이 잘 잡혀있다. 세 부류에서 종합된 사회복지사의 한 쪽 축이 무너지거나 삐거덕거리면 사회복지의 균형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로의 주의주장을 좀 낮추고 상급기관에 근무하는 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자 그리고 새롭게 배우는 자들이 각 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성의 계”를 세워야 한다. 이제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주관적인 잣대로 동료들을 재단하지 말고, 현재 일하는 사람의 능력, 성실성, 참신성, 추진력, 친화력 등을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그런 일꾼들이 인정받는 공직풍토를 만들어 가야한다.

시어머니와 시누이, 누가 더 미운가?

작년 여름에 서울 국립보건원에서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보수교육”을 받을 때 어떤 강사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 구청에 배치되어 업무처리 하기가 휠씬 수월해지지 않았느냐’고 사회복지 기관의 사회복지사에게 말하니까. 왈, ‘아는 사람이 더 해요’ 전체 사회복지사들이 모두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교수님이 말할 때는 속으로 ‘당신들이 뭐 현장의 고충에 대해 알겠어’하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그런데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을 사직하고 민간기관에서 일하는 분이 일선 기관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과 문제점에 대하여 목에 힘주어 얘기 할 때는 한편으로 기분이 나쁘면서도 창피스러워 혼났다. “나무라는 시어머니(잘못된 복지정책)보다 말리는 시누이(사회복지사)가 더 밉다”고 하는데 명색의 사(士)자 붙은 사람들끼리 왜 그러는지.

장고는 꽹과리, 징, 북과 함께 장단이 어울릴 때 더욱 맑고 우아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럴 때 장고형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전담공무원 이야기는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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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훈 님은 전북 김제시 용지면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지방사회복지8급 공무원이며, 「공공부조와 복지행정서비스(1998, 인간과 복지)」, 「사회복지실무길잡이(2000, 인간과 복지)」등의 저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채수훈 / 용지면사회복지전담공무원, sch21s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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