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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7
  • 2007.05.01
  • 688
출산율 1.08을 기록하는 시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게 되었다. 뒤늦게 자각한 저출산의 위험 혹은 위협에 대하여 정부는 지난해 6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을 발표하여 출산친화적, 가족친화적, 양성평등적 사회환경 조성을 그 중요한 목표로 제안하였다. 한편 지방정부에서는 출산장려금을 제공하며 “아이낳기”를 종용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첫째 아이를 낳으면 5만원, 둘째 아이를 낳으면 10만원, 셋째 아이를 낳으면 50만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출산장려금정책으로 "아이낳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손에 쥐어주는 현금으로 출산이 증가하기만 한다면, 이보다 더 쉬운 출산정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출산정책은 단기간에,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라고 한다.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우리사회는 "아이를 적게 낳자"고 외쳤었는데, 어떻게 "제발 아이를 낳으라"고 외치는 시대가 되었는가?

저출산의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선택적인 행위로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은 "아이를 낳지 않게, 혹은 낳지 못하게 하는 사회“가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적인 자녀수로는 2.3명을 희망하고 있지만, 그들의 실제 자녀수는 2.0명에 불과하였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외. 2005년도 전국결혼및 출산동향조사). 이같이 사람들이 희망하는 자녀보다 자녀를 적게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아이를 낳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기가 어려운 데 원인이 있다.

우선 교육문제를 생각해 보자. 이미 우리사회는 기러기 아빠, 독수리 아빠, 펭귄아빠 등 자녀교육 문제로 인한 국제 별거가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유학생의 급증으로 연간 4조원이 넘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 및 연수비용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돈이 44억6000만 달러였다. 게다가 2004년 25억 달러, 2005년 34억 달러 등 매년 1조원씩 늘고 있다(중앙일보 200.3.27일자).

한편 경제적 문제이든, 부모의 교육관이든, 가치관이든에 의해서 국내에 남아있는 부모와 자녀 역시 쉽지 않은 교육시대를 살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빈번하게 바뀌는 교육정책은 실력보다는 부모의 부(富), 부모의 정보력 수준 등이 중요한 입시능력으로 작용하게 하며, 올해 서울대 합격생의 구성비에서도 지역편중, 부모의 교육 및 경제수준 등의 편중현상이 확인된 바 있다.

한편 미취학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에는 보육의 문제가 일하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현재 미혼여성들의 대다수가 취업을 자신의 인생의 필수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전 세대의 여성과는 달리 결혼이나 출산, 양육의 문제로 인하여 자신의 직업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이들의 일에 대한 열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아이낳기만을 강요한다면 이들의 선택은 결혼이나 출산을 연기하거나 심지어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때 나왔던 선거공약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주는” 사회는 너무 멀리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아이를 안전하게 맡기고 부모는 직장으로 향할 수 있는 기본적인 모습은 갖출 수 있어야 한다. 보육서비스가 지역중심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충실하게 제공된다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인프라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는 "꿀꿀이 죽 어린이집"이나 "아동학대 어린이집" 대신에 "행복한 어린이집"들이 더 많이 소개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보육의 문제는 비단 취업여성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는 잠재적 취업여성들인 비취업여성들의 경우에도 중요한 결정을 가름하는 문제이다. 비취업 기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이들의 비취업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이 자녀양육문제로 나타나고 있어, 사실상 보육에 대한 확실한 대안부재가 이들의 취업욕구를 가로막는 현실이 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노동단절을 막고 직업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제도이다.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일들이 개인의 직업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면(해고, 복직보장 불투명 등) 그 사회는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이미 서구국가들은 양립사회의 기반조성 과정에서 출산 및 양육 휴가제도를 보다 탄탄히 발달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같이 아이를 키우는데 직접적인 비용과 서비스가 요구되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 으로는 과연 우리사회가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하는데 얼마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의 문제도 중요하게 제기되어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신문지상에서 아동관련 사건사고를 수시로 접하게 된다. 어린이집 차량을 이용한 아이가 사고사를 당한다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납치, 살인, 성폭력 등 우리사회는 어린이 안전에 있어서 촘촘이 엮여진 안전망은커녕 여기저기 구멍이 드러나 있는 허술한 그물망만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아이키우기가 힘들거나, 불안한 일이 아니라 행복하고 축복받은 일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고령화사회로 나아가면서 우리사회는 2050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37.7%를 구성할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하고 있다. 물론 증가하는 노인인구의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eing)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회이든지 아이가 부족한 사회는 활기가 넘치지 않는다.

마음놓고 아이를 출산, 양육할 수 있는 사회환경과,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일과 가족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제공되는 사회라면 굳이 출산기피, 혹은 출산포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는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사회의 지나치게 “일중심적인” 시계추를 “가족친화적인” 사회로 방향조정하게 하는 노력이 그 기반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저출산사회에 대응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다.

홍승아/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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