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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5.10
  • 1145
도시지역 소득신고 현황

온 나라를 들끊게 했던 도시지역 연금 대상자의 소득신고가 4월 15일로 마감되어 복지부가 분석자료를 발표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국민연금이 원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지 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도시지역 연금 대상자 1,014만 명 중 98.3%인 996만 9천 명이 신고를 완료했고, 이 중 54.5%에 해당되는 481만 3천 명이 소득이 없다며 보험료 납부 예외(납부예외란 국민연금의 가입자 중 소득이 없어 소득이 발생할때까지 보험료 납부를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학생이나 실업자, 후폐업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신청을 했으며, 나머지 45.5%인 402만 5천 명이 실제 소득신고를 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관리공단, 1999.4.)

먼저 국민연금 대상자에 해당되나 실직, 휴폐업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 납부 예외를 신청한 사람이 481만 3천 명으로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물론〈표 1〉에서 보는 것처럼 Ⅲ, Ⅳ, Ⅴ 유형 대상자 중에는 실제로 휴직이나 실업상태에 있는 인구가 35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나 이들 중 상당수는 소득이 있으면서도 소득이 없는 것으로 신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소득이 있다고 신고한 사람의 평균 신고소득을 보면 근로자들의 평균소득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소득신고의 적절성을 신뢰하기 힘들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표 1〉에서 고소득자영자가 포함된 Ⅰ 유형에 포함된 사람의 평균소득이 120만 2천 원으로 직장근로자의 평균소득 144만 원의 83.5% 정도 수준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본 것처럼 복지부의 소득신고 자료를 분석해 보면 자영자의 낮은 소득신고, 대량의 납부예외자 등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는데, 이 문제로 인해 국민연금이 의도한 계층간 소득재분배 효과와 전국민의 노후생활보장이라는 큰 취지가 무색해졌다.

자영자 낮은 신고소득과 근로자집단과의 형평성 문제

이번 소득신고 결과 자영자집단, 특히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인 Ⅰ, Ⅱ 유형의 소득신고가 매우 낮기 때문에 가입자 전체의 평균소득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보면' 자영자집단과 근로자집단간에 소득의 역진적 분배 문제, 그리고 근로자집단의 연금액 인하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내년에 특례노령연금(특레노령연금이란 연금시행 당시 노인을 대상으로 5년간 보험료를 납입할 경우 연금수급 조건인 10년간의 보험료 납부를 하지 않아도 연금을 지급하는 경우를 말한다. 직장가입자 중 특례노령연금을 수급한 사람은 97년 기준으로 8만3,332명에 달한다. 농어민연금은 2000년부터 특례노령연금이 지급된다)을 받게 농어민들은 가입자 전체의 평균소득이 낮아짐으로써 원래 받기로 되어 있던 연금액에서 소폭인하된 연금을 받게 되었다. (국민연금은 연금액을 계산할때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과 자신의 가입기간 중 평균소득을 합산하기 때문에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이 낮아지면 연금액이 낮아지게 된다)

[표1]자영자와 임금근로자의 평균신고소득 비교

(단위 : 천 명, 천 원, %)























































































































  소득신고
소득신고자수 평균신고소득(비율) 납부예외자수
지역가입자유형 Ⅰ유형

과세소득자(고소득자영자) 707 1,202(83.5) 146
Ⅱ유형

과세특례자 939 876(60.8) 366
Ⅲ유형 영세상인(구멍가게, 노점상 등) 1,181 750(52.1) 1,128
Ⅳ유형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근로자 638 745(51.7) 1,248
Ⅴ유형

일용직, 임시직 근로자 560 643(44.7) 1,925
합계 4,025 842(58.5) 4,813
직장가입자(일반근로자) 4,970 1,440  


*주 : ( )의 비율은 직장가입자(5인 이상 사업장근로자)의 평균소득에 대한 비율임.

과세특례자는 매출액이 일정수준 이하로 사업소득을 납부하지 않는 자영자를 의미함.

물론 복지부의 설명처럼 연금은 10년∼30여 년에 이르는 소득을 평균하기 때문에 한 해의 평균소득액이 낮다고 하여 전체적인 연금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또한 국민연금은 모든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총액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타기 때문에 '절대액'을 따지면 직장가입자이건, 자영자이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연금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소득파악행정의 미비로 정부가 연금을 시행할 당시 약속했던 연금액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영자의 낮은 신고소득이 개선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이다. 자영자의 낮은 신고소득이 장기간 지속되면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이 낮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임금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자영자집단, 특히 Ⅰ, Ⅱ유형에 속한 자영자의 소득파악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국민연금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Ⅲ, Ⅳ, Ⅴ 유형에 속한 사람들의 소득신고 평균액도 사회적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복지부는 이들의 소득수준을 농어민의 신고소득과 비교하면서 암묵적으로 낮은 신고소득이 아니라고 하나 국민적 납득을 얻기는 어렵다. 차제에 Ⅳ, Ⅴ 유형에 속하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도시건설 일용직 근로자를 직장가입자로 편입시켜, 보험료 부담을 노사가 분담하도록 하고, 정확한 소득파악이 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용직 근로자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소득은 국세청에 보고가 되고 있으므로 국세청의 자료가 원활히 교류된다면 현재보다 더 정확한 소득파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된 다수의 납부 예외자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소득이 없다고 보험료 납부 예외를 신청한 사람이 481만 명에 달하는 것은 보호를 받아야 할 다수의 사람들이 국민연금에서 제외되는 모순을 낳고 있다. 복지부는 Ⅲ∼Ⅴ유형의 납부 예외자 중 73%에 달하는 350만 명을 실직자 혹은 휴폐업자로 설명하고 있으며 16%에 해당되는 77만 명은 거주지가 파악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350만 명 중 상당수는 실제로 현재 소득이 없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나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실업자수에 납부예외자수가 너무 많이 나타나 있다. 즉, 실제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없는 것으로 신고된 사람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Ⅰ 유형과 Ⅱ 유형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납부예외자 문제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납부예외자 중 상당수가 직업을 갖고 소득활동에 종사한다 하더라도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이 상황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자진해서 소득을 신고하지 않으면 공단 측에서는 이들의 소득활동을 적절한 시간 안에 파악하여 보험료를 부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5인 미만 사업장근로자나, 영세자영업자 등은 다른 사회보험에서도 관리하기 힘든 집단이라는 점은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이 집단들에 대해 체계적인 자격관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이들 집단에 대해 자격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국민연금제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고, 국민연금은 실제로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보호하지 못하고, 안정된 소득이 있는 사람만 보호하게 되는 반복지적인 제도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Ⅲ, Ⅳ, Ⅴ 유형에 속한 영세자영자 혹은 영세사업장 및 일용직 근로자들이 보험료를 납부 능력이다. 이들 집단은 현행법상 자영자집단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일반 근로자처럼 사업주가 50%를 분담하는 보험료 분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올해는 보험료가 3%에 불과하여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지만 해마다 보험료가 1%씩 인상되기 때문에 보험료가 8∼9%에 이르는 2004, 2005년경에는 남미에서 발생한 것처럼 대규모의 납부 회피(evasion)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공단의 재정추계대로 보험료가 최고 18%까지 올라갈 것을 가정한다면 수백만 명에 이르는 서민들이 국민연금에서 제외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저소득층에 대해서 사용주의 보험료 분담(직장가입자로 편입), 혹은 국고에 의한 보험료 지원이 지금부터 검토되어야 한다. 이들에 대한 국고지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비생산적인 지출로 생각될 수 있지만 어차피 이들이 국민연금에서 제외되면 이들의 노후문제를 나중에 국가가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층에 대한 국고지원을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고소득자영자의 낮은 소득신고, 대량의 납부 예외자, 그리고 저소득층의 보험료 납부 부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소득비례와 계층간·세대간 소득재분배 라는 이념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으며, 아예 현행 국민연금 모형을 포기하고 다른 형태의 연금제도로 이행하자는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영자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자영자의 연금과 근로자연금의 분리, 기초연금제 도입 등의 대안적 모형 역시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파생시키게 된다. 현재로서는 소득비례모형을 고수하면서 자영자의 소득파악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5) 정부는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와 '4대보험 통합추진 기획단'을 통해 자영자소득파악 문제와 불완전 취업층에 대한 4대 사회보험의 자격관리를 통합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특단의 조치를 내 놓아야 한다. 늦어도 1년 안에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국민연금은 더 이상 지탱할 명분과 의미가 없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각별한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김연명 / 상지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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