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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5.10
  • 1107


서 론

올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14개 시도에 각각 1개소의 지역정신보건센터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아직 시범사업수준이기는 하나 98년 4개소로 시작한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의 전국적인 확산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정신질환자들에 대해 거의 관심을 가져오지 못하였으며, 이들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노력은 전적으로 환자자신이나 가족, 그리고 종교단체와 같은 비공식적인 영역의 활동에 떠 맡겨 왔다. 이러한 정신보건에 대한 무관심과 정책의 부재는 정신질환자들에게는 비인권적 수용 및 방치를, 정신질환자를 가진 가족들에게는 경제적, 정신적 파산을 가져다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95년 현재 정신의료시설이 없는 중진료권이 83개로 전체 진료권의 59%나 되고, 정신과 전문의가 없는 중진료권도 52.9%나 되고 있다. 입원 자체충족도가 10%미만인 중진료권도 45.7%나 되며, 외래 자체충족률이 30%미만인 지역이 32.1%에 달한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장기입원환자 중 50%정도가 의학적으로는 퇴원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장기수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신병원 입원환자의 92.9%, 요양원환자의 98.3%가 폐쇄병상에 입원 또는 수용되어 있는 상황은 우리나라의 정신보건 현황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또한 83년 '추적 60분'과 최근의 '수심원 사건' 등에 볼 수 있듯이 수용 정신질환자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오랫동안 별다른 개선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어 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신질환이 정책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환자스스로 자기의 질병상태에 대한 병식(病識)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고, 완치율이 낮다는 질병의 특성과 함께 '정신질환 = 빈곤'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효과적으로 끊어 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계와 편견에 기인한다.

보건복지부 지역정신보건센터 시범사업

83년 '추적 60분'에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의 비인권적인 행태가 보고되어 사회적 관심사가 된 이후에도 정부는 별다른 정신보건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지 못해 오다가 95년 정신보건법제정과 보건복지부 내에 정신보건과가 신설되면서 비로소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골격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정신보건과가 만들어진 후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 바로 이 '지역정신보건센터 시범사업'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99년도 기금지원 지역사회정신보건센터 사업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 사업목적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역특성에 적합한 포괄적인 정신보건체계를 구축하며, 지역사회를 좀더 지지적이고 치료적인 환경으로 변화시켜 정신질환자의 치료, 재활 및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일반주민의 정신건강증진을 통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공동체 구축

* 사업수행주체

지방자치단체(보건소)와 민간정신의료기관 및 관련대학이 협력하여 정신보건센터를 운영(1년 기한의 협약체결 및 매년 연장 가능)

* 시범사업기간 : '99. 1. 1∼'99. 12. 31(1년간)

* 선정방침

-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이 초기단계로서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

고 사업의 빠른 확산을 위해서 지역별로 거점센터 확보

- 사업을 신청한 14개 시·도별로 각 1개소 선정

* 선정지역 : 총 14개소

- 서울(성동구), 부산(금정구), 대구(서구), 인천(중구), 광주(동

구), 울산(남구), 경기도(부천시 원미구), 강원(춘천시), 충북

(청원군), 충남(안산시), 전북(군산시), 전남(영광군), 경북(포

항시북구), 경남(창원시)

* 지원예산

- 재원 : 국민건강증진기금 6억 9,000만 원

- 개소당 기금지원금액 : 서울 4000만 원, 시·도 5,000만 원

- 분담비율 : 서울 50:50, 시·도 60:40

- 지방비 확보 : 서울은 4,000만 원 이상, 시·도 3,330만 원 이



사업의 의의 및 과제

이번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지역정신보건센터 시범사업은 중앙정부가 정신보건과를 신설한 이래, 전 지역의 확산을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최초의 국가의 공식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이들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많은 정신보건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역정신보건센터 기술지원평가단'을 구성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은 국가정신보건체계의 구체적인 목표와 전달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많은 전문인력과 고액의 사업비를 필요로 하는 보건복지부 지역정신보건센터 모형이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시범사업대상에서 제외된 대다수 지역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아직도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공공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보건소와의 역할관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내 사회복귀시설 등 복지시설과의 연계와 역할분담이 명확하지 않다. 정신보건사업에 투입되는 정신과의사, 정신보건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과 같은 전문인력간의 역할이 명확히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이 실질적으로 정신질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제반조건들(후송체계, 단기입원병원, 환자관리프로그램, 재정적 지원체계 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빠른 시간 안에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견고한 정신보건전달체계 모형을 구축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의 합의와 지지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며 향후 사업들은 이 모형에 기초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사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신질환자들이 더 이상 혐오와 수용이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이웃이라는 점들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에 보건복지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영전 /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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