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8 2008-08-02   1030

[동향 1] 건강보험료 3,000원으로 전국민의 치아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건강보험료 3,000원으로 전국민의 치아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이정례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으로 건강보장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민영화 정책은 국민들의 반대에 주춤하고 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 보고서에 보건의료분야 개혁과제 중 하나로 등장했던 ‘당연지정제 폐지’는 미국의 민간의료보험의 위험성을 밝힌 영화 ‘Sicko(마이클무어 감독)’를 본 네티즌과 시민들에 의해 폐지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정부로부터 받아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의 국내 영리법인병원 설립을 위한 도발은 도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좌초되었다. 그러나 의료의 영리화를 가속화시킬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제출을 기다리고 있고 민간보험에게 국민들의 질병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직 정부는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전 국민이 혜택을 보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그 어떤 의료보험보다 국민건강보험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 이유는 비용 대비 혜택이 민간보험보다 국민건강보험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민간보험이 관리자인건비 등 관리운영비가 최소 30~40%를 차지하는데 비해 국민건강보험은 4%수준이다. 또한 어려울 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둔다는 면에서 국민건강보험은 이유에 상관없이 일정비율의 혜택을 준다. 하지만 돈 버는 것이 목적인 민간보험은 여러 이유를 들어 사전에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금 지급을 최대한 막아낸다.

국민건강보험은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해서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치료의 혜택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재정부담은 최소화하고 필요할 때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국민건강보험은 아직 필요할 때 적정한 혜택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제 보장율이 갓 6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나머지 40%는 아픈 국민들이 주머니를 털어내야 한다. 그렇다보니 돈 많이 드는 큰 병에 걸리거나 틀니, 보철과 같이 돈 많이 드는 진료를 받을 때는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치아는 썩고 진료비는 비싸다

우리 국민들의 치아건강수준은 어떠한가? 국민들의 치아건강은 선진국들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각 나라의 치아건강을 나타내는 몇 가지 지표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2세 청소년들의 충치가 생긴 영구치수를 비교해보면 세계평균(2004년)이 1.61개에 비해 우리나라는 2.2개(2006년)로 매우 높은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시기는 충치발생이 급증하는 시기이므로 적극적인 충치관리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잘 관리되지 않아 충치유병률이 무려 30%나 된다. 1990년대까지 급격히 증가하던 아동·청소년의 충치경험도가 2000년대 들어 다소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충치는 우리 국민 10대 만성질병 중 가장 많은 국민이 앓고 있는 질병이다.


둘째, 치아건강은 오복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 중 44%는 위, 아래 또는 전체 치아가 빠져 음식을 씹을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치과진료비가 비싸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다 아는 상식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부분이 거의 없고 대부분 비보험 진료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문제가 생겨 치과를 방문하여 치료견적 받아보면, 한 달 월급을 훌쩍 넘기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이마저도 88만원세대는 치료받으려면 카드빚 내고 몇 달 할부로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아니면 좀더 참아보던가.

현재 의과분야 건강보험 보장율은 62%로 점차 향상되고 있으나 치과분야는 25%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에서 치과진료로 지출된 재정은 약 1조원으로 총 급여비용의 3.3%에 불과하고 매년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그러나 총 치과진료비는 점차 증가하고 있어 국민의 치과진료비 부담은 늘고 있는 추세이다.


매달 건강보험료 3000원 인상으로 치과 건강보험 확대하자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치과진료비를 잡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보험적용범위를 늘리고 새는 구멍 없이 국민들이 낸 보험료가 제대로 국민들 부담을 줄이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8일까지 2주간 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총 733명) 중 95%가 치과 건강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적정한 보장율로는 평균 62.7%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이들 중 87.3%는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치과 건강보험 확대에 찬성하였고 보험료 인상수준으로 1,000원~3,000원 사이가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가입해있는 국민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좀더 촘촘한 건강안전망을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율을 획기적으로 올리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치과분야에서부터 국민의 입안건강을 위해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아동/청소년에게는 치과주치의를! 노인에게는 틀니를! 전 국민에게는 스켈링 보험 적용을! 국민들이 십시일반 조금 더 부담하고 함께 치아건강을 지키는 길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이 매달 건강보험료 2500원~3000원만 더 부담하면 전 국민이 치과진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가의 모든 보건의료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건강 향상’에 있다. 민간보험 활성화니 영리법인병원 도입이니 하며 국민건강향상을 위해 우회하다 길 잃고 헤매지 말고 곧게 뻗은 고속도로로 달려보자. 건강보험 보장성 90% 확대와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체계 확립, 구체적 실현방안을 논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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