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05-10   680

소멸과 생성

개나리부터 시작하여 갖가지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슴을 들뜨게 한다. 꽃이 아름다운 봄도 며칠 안 가서 금새 더운 여름으로 직행할 것이다. 그렇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또한 권불십년(權不十年)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말미암아 엎치락덮치락 반전을 거듭하던 제17대 총선도 끝났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한반도를 동서로 갈라놓았다. 10선의 도전은 무산되고, 그 당은 잎새 끝에 매달린 물방울처럼 곧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3보 1배로 호남지역주의에 미워도 다시 한번 마지막 읍소를 했던 정당도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으면 암세포가 된다고 한다. 이제 그것들이 죽기 시작하나보다. 그런가하면 오히려 민주노동당이 두 자리 수 의석을 차지하며 제3당으로 원내 진출을 하게 되었다.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번 제17대 국회와 함께 시작되는 것이 있다. 제2차 사회보장발전 5개년계획, 이름하여 참여복지5개년계획이다. 둘 다 이 땅의 진보에 기여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지난 호에서 각 정당의 사회복지 공약을 평가해보았으니, 이번 호에서는 각 정당들이 국회에서 다루어야 할 참여복지5개년계획에 대해 점검해보았다. 총체적으로 보아 이렇다 할 색깔과 방향이 잘 잡히지 않는 이 계획을 분석, 평가하느라 필진들이 고생했다. 그리하여 참여복지5개년계획의 이념과 철학을 분석하려던 시도는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정권에서 제기되었던 생산적 복지 역시 처음에는 그 실체를 파악하려는 많은 논쟁들이 있었는데, 적어도 참여복지보다는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사회복지계의 숙원이었던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과 최근 고용동향을 살펴보았다. 이제 봄이 되면서 노숙인들이 공원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노숙인복지시설의 입퇴소절차와 인권문제를 집중해보았으며, 5월 1일부터 전국 16개 시·도에서 시범사업이 펼쳐지는 학교사회복지제도의 추진현황과 전망에 대해서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매체비평은 현직 언론사 기자에게 부탁을 해보았다. 아마추어들의 비평과 비교해보시기 바란다. 아울러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입양가정의 아동문제를 “내가 만난 사람”을 통해 다루어 보았다.

5월 말부터 제17대 국회가 개원한다. 이제 우리도 바빠질 것 같다. 국회의원들에게 사회복지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험난한 일이다. 복지동향이 그들에게 좋은 벗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핏대를 세우는 정치꾼보다 공부하는 입법가를 원한다. 앞으로 4년을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해야겠다.

윤찬영 / 전주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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