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11-10   1443

[심층분석: 시민운동과 사회복지 1] 지역복지운동의 성과와 과제

지역복지운동의 성과와 한계

지역복지운동을 실천하기 조직화된 것이 지역복지운동단체이며, 지역복지단체의 활동은 서비스 제공, 옹호 활동, 당사자 동원, 조직화의 4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복지운동의 성과를 대표적인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충남 천안시, 서울시 관악구, 대구광역시, 경기도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충남 천안시 사례 – 사회복지조직화사업(인큐베이터 활동)

1998년 창립한 천안의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의 활동이 타 지역단체들과의 차이점은 지역사회에서 사회 문제 발생할 경우,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일회성의 사건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위주 주민조직화로 발전시켰다는 사실이다. 복지세상은 이러한 활동을 사회복지 인큐베이트 활동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중요한 모범사례이자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즉 결식아동 문제 해결과정에서 미래를 여는 아이들, 미신고시설 다니엘의 집 비리사건 해결을 통해 충남여성장애인연대(준) 결성, 정신요양시설 구생원 비리사건에서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의 사례들은 지역복지운동단체의 존재 의의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서울시 관악구 사례 – 주민주체의 전통을 견지

관악사회복지 활동의 지향이 나타나는 것이 주민조직화사업이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계승한 자원활동모임 ‘햇살’, 여성 모임 ‘해오름’, 직장인 대학생 모임지원 ‘꿈꾼이’ 등이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관악사회복지의 활동 초기에 시작된 청소년 자원봉사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의 조직화 가능성을 인식하였으며, 자원활동 모임 ‘햇살’이 결성되었다. 관악사회복지는 설립 초기부터 지역사회 복지자원 및 자원활동 모임 조직화에 조직활동을 집중하였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역량강화는 지역사회 주민 스스로 문제 해결에 있다고 보고, 주민들의 주체 역량과 주민들간의 공동체 모임을 활성화하였다. 활동의 초점을 이웃과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여성, 직장인 대학생 모임들을 활성화하는 것, 그 모임이 자치력을 가지고 스스로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개방적 실천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었다. 청소년과 여성조직의 경우 매년 정기적인 자원활동 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자원봉사학교를 거쳐 각 모임과의 연관을 이어가고 있다.

대국 광역시 사례 – 지역사회연대를 통한 지역복지활동 전개

우리복지시민연합(당시는 우리사회복지연구회)은 1994년 지하철 편의시설 설치문제를 둘러싸고 ‘노인도 장애인도 탈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자는 시민단체협의회로 연대활동을 시작하여 1995년 지방선거 개입을 위한 대구지역사회복지연대회의, 1997년 사회복지시설 비리 해결을 위한 사회복지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올바른 정착을 위한 대구시민연대, 2000-2001년 산격복지관 비리사건 해결을 위한 연대활동, 2001년 국민건강권 확보와 의료개혁을 위한 대구경북공동대책위 활동, 2002년 지방선거 보건·복지·여성 공약 추진본부 활동 등 조직의 결성 이후 지속적으로 연대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연대활동의 내용 역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회복지분야 문제 해결을 위한 이슈 제기는 물론이고 – 예를 들어 1994년 노인·장애인 편의시설, 1997년 사회복지시설 비리 해결, 2000-2001년 산격복지관 비리 해결 등 – 전국적인 이슈인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2001년 국민건강권 확보와 의료개혁 요구 연대활동까지 전개하였다. 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지방선거과정에 사회복지 이슈를 정책 의제화 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2002년 지방선거 과정에도 개입하였다.

경기도 사례 – 지역복지예산 분석을 통한 지역복지 운동 전개

1999년 창립한 경기복지시민연대는 사회복지학교, 평택 에바다 재단비리 해결과정에 적극적 참여, 장애인 편의시설 탐방, 청소년 자원활동가 모임 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경기복지시민연대의 창립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계기는 2001년 경기도 사회복지정책 모니터 및 정책개발 활동을 통해 이루어 졌다. 경기도 사회보지정책 모니터 및 정책개발 활동 결과물인 ‘경기도 사회복지 10대 의제 수립’을 통해 경기도 차원의 복지정책수립의 필요성을 절감하였고, 2002년 경기도 의회 의정감시활동을 통해 경기도 예산분석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2003년도에는 1차로 도민이 바라는 경기도 복지예산 만들기 사업을 종료한 후 2004년에는 2차로 경기도 예산분석과 2005년 경기도 예산 요구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복지운동의 전망과 과제

문제해결의 주체로서 지역사회 변화와 주민 조직화 과제

지역복지활동가와 같은 거시 실천가는 사회복지학의 오랜 전통인 ‘환경 속의 개인’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개인이 활동하는 환경으로서의 지역사회’의 관점에서 지역사회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사회, 활동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역사, 지역사회 사회/경제/문화적 특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전문복지활동, 교회 등 비영리복지활동, 풀뿌리 운동조직,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 등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지역복지활동의 궁극적 지향은 주민 주체의 문제 해결 방안의 마련에 있다. 복지 제공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을 제고하는 것이 곧 바로 주민주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악사회복지의 주민주체 해결방안의 지속적 적용의 결과 다양한 주민조직의 활동을 가능하게 한 사례와 지역사회문제 발생시 일회성의 문제 해결을 넘어서서 당사자 주도의 주민조직화에 성공한 천안 복지세상 사례는 주민주체의 활동과 주민조직화 방안에 대한 중요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해 준다.

지역복지 공동 아젠다 개발과 지역복지 활동 영역의 확대

지역복지 운동단체의 전국적 연대모임이 지향하는 것 중 하나는 지역복지 운동단체들의 공동의 아젠다 개발에 있다. 예를 들면 지방자치단체 복지정책 및 복지예산 분석 및 평가/감시 그리고 예산 만들기를 공동 과제로 설정할 수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 복지정책 분석 및 과제 제시, 예산 편성과정 추적 및 적극적 요구(지방의회/타 단체와의 연계, 상반기 중 예산 편성 방향 정립 및 자료 준비, 하반기 복지예산 제출),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표준 분석 및 평가틀 제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지방의회 의정감시활동 및 조례 제·개정 건의활동이다. 지방 의회의 입법, 예·결산 심의, 지자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기능 등 의정감시활동 및 모니터링을 생각할 수 있다.

공동 아젠다 개발과 동시에 현재 지역사회복지관 중심의 단편적이고 미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복지활동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지역 자활활동, 지역 빈민운동, 지역 실업극복운동, 협동조합운동, 기타 지역운동영역으로 지역복지활동의 장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복지활동 영역 확대에는 가상공간을 활용한 지역복지 활동 등 지역복지 벤처조직의 활동도 고려되어야 한다.

지역복지 활동가 조직화와 연대활동의 강화

지역복지운동의 전개과정에서 지역복지활동가는 조직가, 조정 역할,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지역별, 전국적 활동가의 조직화가 모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실천가의 조직화 성향은 전문성 지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노조와 같은 보다 실천적인 조직화의 가능성도 내재되어 있다. 우리의 열악한 지역실천 현장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복지기관의 비리, 인권침해 등의 문제는 전문직 조직화로는 해결이 어려우며, 노조와 같은 보다 실천적인 조직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사회복지활동가들의 단결권 보장차원과 더불어 사회복지 전문직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가치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화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노조문제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지역복지활동을 위해서는 지역운동단체들과의 연대활동이 필수적이다. 사회복지 전공, 비전공을 고려하지 말고 복지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실천주체들, 주민자조조직, 교회 등 비영리조직, 지역실업극복단체 등과 연대하여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주체역할은 전통적 의미의 사회복지활동가들 보다 기존의 지역활동가들이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이들과 연대하여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활동을 통한 지역복지실천활동은 대구우리복지시민연합 사례가 훌륭한 예가 된다.

이인재 /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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