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9-10   261

[복지동향 191호] 편집인의 글

편집인의 글

이미진 l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9월은 수확과 결실, 풍성함과 풍요로움이 가득해야 할 달.

그러나 2014년 9월은 봄에 씨앗조차 뿌리지 못해 꽃이 피지도, 열매가 맺혀지지도 못한 것 같다.

 

한가위를 맞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들과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시기에도 광화문 앞에서,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외칠 수 밖에 없는 유가족들을 보면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순간에 대한민국 시계는 정지한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까지 든다.

 

그러나 우리가 허망함, 절망감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에도 “그들”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담배값 인상을 통한 증세, 서민증세가 이루어질 예정에 있다. 증세의 형평성도 문제지만 증세를 통한 복지확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 법원은 국정원이 2012년 정치에 개입했지만 대선개입은 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정치적 자유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 복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사치스럽게 여겨질 정도이다. 여당은 세월호특별법 때문에 민생법안 처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실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의료영리화와 같이 가짜 민생법안이 대부분인데, 주류 언론들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지록위마(指鹿爲馬), 가짜가 진짜인 것처럼 판을 치는 세상이다. 노후소득보장기능의 초석인 국민연금을 제치고, 사적 연금이 노후소득보장을 책임져야 하는 것처럼 판을 짜놓았다. 즉 노후소득보장으로서의 부실한 기능을 하는 국민연금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사적 연금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세월호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해경, 이에 대한 대책이 해경해체인 것처럼 노후소득보장기능이 부실한 국민연금도 없애버리고 개인 책임하에 사적 연금을 붓는 것이 대책이라는 의미는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기획주제 기사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번 9월 복지동향 원고를 통해 진짜와 가짜,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성고용율의 증가가 정부 정책의 성공인양 포장하는 행태,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소득이 증대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의 문제점에 대한 원고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대학생의 삶과 사회인식에 대한 실태 파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이 비춰지고 있다.

 

우울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영화 명량의 대사를 벤치마킹한다면 우울감, 절망감, 공포감을 용기로 전환해야 한다. 필자는 동서남북의 사회적 가족운동을 읽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 나, 너, 우리, 가족, 이웃 등이 모여 공동체가 되면 더 커지고 힘이 세진 우리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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