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4-07-12   828

3200원 짜리 젤이 사치 일까요?

지금 하월곡동에선 8명의 체험자들이 최저생계비로 한달을 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젊은 직장인들입니다. 하루 식비로 쓸 수 있는 것은 단 5천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이들에게 최저생계비는 어떻게 다가오는 것인지 이들의 일기를 통해 살펴봅니다. – 편집자 주-

처음으로 명동을 걷다   – 미애네 하루살이

어제 처음으로 시골처녀가 명동에 갔더래요~ 우아!! 정말 사람 많던데요!!

카메라가 저를 찍든 말든 저는 마냥 신나고 신기해서 이리저리 뚤래 뚤래 구경을 했더래요!! 정섭양이 촌티내지 마라고 했지만….. 재밌는 걸 어찌합니까!! 하하

서울에는 몇번 와봤지만… 명동거리,, 인사동거리,, 말로만 들었었죠~

아참…. 한국에서 제일 땅값이 비싸다던!! 1평에 1억이 넘는다던!! 그 곳을 살짝 거닐어보았죠..

예전에 신문에서 보고는…1평에 1억이 넘는 곳과 한 평에 300원을 넘는다던 비교 기사를 보고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었는데…

10일.. 토요일.. 어제!! 명동 우리은행과 조흥은행 사이 길에서

길거리 캠패인을 하였는데요~ 우선 참여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는 최저생계비를 내리자. 그대로. 올리자!! 에 스티커를 붙이는 곳을 담당했었죠~ 많은 분들께서 스티커를 붙이 시면서.. ” 당연히 올려야지!! ” 라고 하시고, 어떤 분은 내리자에 스티커가 몇장 붙어있자.. “대체 누가 내리자에 붙인거야”라며..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도 있고, 손톱을 이용해 내리자에 붙여진 스티커를 띠어내려고 하시는 분도 있는 거 있죠~ 깜짝 놀래서 그러지 마시라고 했죠..

어떤 분은 그러시더라구요.. 저희 캠패인이 내리자, 그대로두자, 올리자라는 일반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 스티커를 붙이라고 하지 않고 ,, 일방적으로 올리자에 초점을 두고 홍보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올리자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조장한다며.. 객관적으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보면 그렇지요.. 올리자고 홍보하는 제 앞에서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제촉하는 제 앞에서 만일 자신은 내리자에 붙이고 싶어도 4명 빼고는 차마 붙이지 못한 분들도.. 몇분을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우………. 어떻게 말해야하징.. ㅡㅡ;;)

훈훈한 정이 오고가는 하늘아래동네..     – 현정이네 하루살이

안녕하세요?

어젠 조금 게으름(?)을 부리는 바람에 글 올리는게 늦어졌네요.. *^^*

내일 목욕탕을 가게 될 것이라는 계획만으로도 오늘이 행복합니다..

조금 뒤에 명동으로 거리캠페인을 가요.. 흠.. 오늘도 교통비 2,900원이 들 것 같습니다.. ^^;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더라.. ~~~

아침회의에 참석하구, 10시 평화의 집 봉사를 갔었어요..

금요일 팀 봉사단이 오지 않아서 릴레이체험단들이 고생하셨죠..

안산공대 교수님의 멋진 칼솜씨~ 정말 멋졌답니다… 아내를 위해 신혼초기에는 요리를 도맡아 하셨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참참.. 훈훈한 정이 오고가는 하늘아래동네라고 제목을 정했는데요..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평화의 집은 미인가시설이라 정부보조금이 없고, 후원으로만 살림을 꾸려가는데.. 어제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주셨고, 또 마늘을 주시는 분.. 오늘은 떡을 종류별로 한아름 주셨더라구요… *^^*

1/3정도는 햇살놀이방에 주었답니다.. 이 떡은 또 이웃들에게 나눠지고, 캠페인을 준비하는 운영진도 맛을 보았다죠..

작은 것에서 오는 정~ 아는 사람만 압니다.. 이건 돈으로 도저히 값을 매길 수 없은 거니까요..

젤 = 사치 ?    – 민상이네 하루살이

평소에 젤이나 왁스를 바르고 다녀서 이 곳에 올 때도 젤을 하나 사왔었습니다. 멋을 내려고 한다기 보다 짧은 머리라 젤을 바르는 것이 단정해 보이기 때문이죠.처음엔 젤을 사온 것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기본적인 화장품 같은 것은 그대로 사용해도 되었기 때문에 그냥 사용해도 되었었는데.갑자기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이것을 가계부에 쓸지 말지 고민하게 됬었습니다.

제가 버스종점 앞을 지날 때의 일입니다. 사람이 가득 탄 버스가 종점에 서고 사람들이 내렸습니다. 버스 종점은 월곡동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이곳에 내리시는 분들은 다 이 지역 분들이였죠. 이 곳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했던 차에 저는 마지막 내리시는 분들까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월곡동에 사시는 분들을 어떻게 그리고 계실까요. 제가 본 그 분들은 특별한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옷을 입고 멋을 내고 계셨고, 나이드신 분들도 특별할 것 없는 ‘일반인’ 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 사회 다른 이들과 같은 모습. 저는 이 모습을 본 후 체험단에게 ‘평상유지’ 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꼈습니다. 우리의 체험은 평상유지를 하면서 최저생계비를 사용할 때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저는 제가 사온 젤을 가계부에 적었습니다. 이제 젤을 바르는 것이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이유에서 이지요. 그리고 현재 사회에서 널리 퍼져있는 젊은이들의 소비 패턴을 이 곳 분들에게만 ‘사치’ 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웃긴 일인가를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3200원 짜리 젤. 이것이 사치로 느껴지는 사회. 이 사회가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사회가 맞습니까? 자꾸 느껴지는 ‘다른 세상’ 을 다시 한 번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일러스트는 김현정님이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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