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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4
  • 2014.07.10
  • 5028

요양보호사의 노동실태와 개선방안

 

박대진 ㅣ 공공운수노조 돌봄지부 사무국장

 

장밋빛 환상이 잿빛이 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된 지 6년이 지났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되던 2008년 정부는 이용자 어르신과 보호자 그리고 요양보호사에게 장밋빛 환상을 이야기하였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사회에 안전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도입은 모든 사람이 많은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2014년 지금 노인장기요양제도는 잿빛이 되어가고 있다. 민간 시장에 내맡겨진 노인장기요양서비스는 장기요양기관의 과당경쟁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민간 기관들은 노인장기요양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경쟁이 아닌 각각의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사회적 공공성이 탈각된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민간기관이며 피해자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어르신과 장시간 중노동에도 열악한 처우로 시달리는 요양보호사이다.

 

요양보호사 노동실태

 

저임금

요양보호사들은 대부분은 노동시간 대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일한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될 때의 수가 표준모형(이하 표준모형)에 제시된 재가요양보호사의 임금은 월 140만 원이었다. 하지만 ‘12년 장기요양기관 운영 현황 자료(이하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 요양보호사의 월 임금은 60만 원도 되지 않는다. 또한 시설요양보호사의 경우 임금이 월 190만 원대로 설계되었지만 시설 요양보호사들이 받고 있는 임금은 약 120만 원 정도로 노동시간을 고려한다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2008년 수가산정모형과 실제 요양보호사 임금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크며 유사직종에 비해서도 임금이 적다.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에게 제공되어야 할 노인장기요양보험수가가 요양기관의 몫으로 돌아가는 실정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정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이용자 서비스가 종료되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는 다양한데 이용자가 사망하거나 병원, 요양시설로 들어가면 바로 일이 구하기 어려워 실직상태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재가 요양보호사는 여러 기관을 전전해야 하고, 일이 끊기면 몇 개월씩 쉬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또한 이용자가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요양보호사를 쉽게 바꾸기도 하여 상시적 고용불안 상태에 있다.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장기요양시설이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근로계약기간을 1년 미만으로 설정하고 신규채용 형태로 다시 채용하거나 아니면 아예 해고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장기요양기관에 비해 요양보호사의 수가 부족함에도 요양보호사들은 장기요양기관의 횡포와 제도적인 미비함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하다.

 

휴게시간도 없는 중노동과 무료노동

대부분의 장기요양시설은 규정된 휴게시간이 없거나 휴게시간을 거짓으로 작성하는 경우들이 많다. 휴게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대기시간이며 노동을 하는 시간임에도 근로계약서 상으로는 휴게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다. 즉 시설의 요양보호사들은 최저임금 미만을 받으면서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도 10분 만에 먹고 들어와서 일을 계속 해야 한다.

 

근골격계질환과 산재보험 미적용

50~60대의 중고령 여성이 휴게시간도 없이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의 이동, 자세변경 등 근력이 소진되는 일을 지속적으로 행하는 요양보호사들은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다. 요양보호사의 80%이상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들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더 이상 일하기 힘들거나 입원을 해야하는 경우에도 산재보험마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근골격계질환을 호소하며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는 퇴행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산재보험 적용이 거부된다.

 

요양업무외 다른 업무 가중

요양보호사들은 요양업무외에도 다른 직종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면 그 행위가 금지되어 있는 관장, 석션, 투약, 비경구 식사, 좌약 등의 의료행위는 물론 약 포장 등 간호보조까지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사회복지사 업무마저 가중시키는 곳도 많은데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기획 및 진행까지 요양보호사에게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세탁과 건물의 옥상과 지하 청소, 어르신들이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 청소 등의 일을 부당하게 지시하는 사례도 많다.

 

이용자의 요양보호사 폭행, 성희롱, 장기요양기관의 요양보호사 감시

시설에서 이용자가 요양보호사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 등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설과 센터는 이를 예방하기는커녕 피해자인 요양보호사에게 시말서를 쓰게 한다. 또한 장기요양시설에는 대부분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로 요양보호사를 감시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치매환자를 돌보면서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성희롱 발언들도 요양보호사들이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제도상의 문제점

 

요양시설인력기준의 불합리함과 부정수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르면 요양시설의 경우 이용자 대 요양보호사 비율이 2.5대 1로 설계되어있다. 이는 총량 비율로 설계되어 상시적인 인력의 2.5:1을 담보할 수 없다. 대부분 24시간 격일제, 주야 맞교대제를 택하고 있는 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는 경우에 따라 1명이 20~30명을 돌봐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케어를 행할 수 없으며 야간에 이용자의 안전 또한 보장할 수 없다. 심지어 친인척등 요양보호사를 허위로 등록하고 노인장기요양수가를 부정수급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이를 적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행정편의적 발상의 요양시설 인력기준은 요양보호사에게 휴게시간을 빼앗고 중노동을 부과한다.

 

장기요양기관 등록제 인한 과당경쟁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간단한 절차로 누구나 일정한 요건을 갖춰 신고만 하면 장기요양기관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나치게 많은 수의 장기요양기관이 난립하고 있다. 장기요양기관의 난립은 과당경쟁을 초래했고 그 과정에서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탈법·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장기요양기관은 이익을 남기기 위하여 식자재비, 필요한 기구비, 요양보호사의인건비를 줄였다. 이는 고스란히 노인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저하로 직결되고 있다.

 

개선방안

 

노인장기요양서비스 공급체계 개선

시장에 맡겨진 장기요양서비스의 공급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직접 장기요양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정을 개정하여 공공요양기관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요양기관을 비영리로 운영하도록 해야 하며 법인 형태로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비전문적이고 영세한 장기요양기관의 난립을 막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 시설급여기관은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및 지방자치단체만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재가급여기관 역시 사실상 개인사업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지정제를 통한 기관 난립 해소

기존 사회복지시설이 대부분 허가제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노인요양기관의 경우 출발부터 신고제로 운영되면서 기관 난립 문제는 예정된 것이었다. 제도의 홍보와 서비스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나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이해, 전문성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신고제로 인해 전반적인 서비스 질 저하와 열악한 요양보호사의 처우 문제를 낳았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기관들은 경영악화로 인한 기관폐업과 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장기요양제도 시행 6년이 지난 지금 신고제 등록으로 인한 폐해 확인하고 지정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양기관 관리감독 강화 : 최저기준 미달시 퇴출

시설 요양기관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제한 규정, 휴게시간 부여, 각종 시간외수당지급 등을 위반하고, 법정 요양보호사 인원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피로가 누적되며 서비스의 질도 낮아진다. 재가요양기관의 경우는 이용자 본인부담금을 할인, 면제하여 이용자를 유치하는 일이 잦은데 이는 불법이고 기관이익을 위해 요양보호사 임금을 낮춰 운영하는 경우가 잦다. 요양기관 운영기준 및 요양보호사 노동조건에 대한 최저기준을 마련하여 지자체가 지정한 요양기관에게 준수할 것을 지침화하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장기요양기관 지정의 취소 등)의 적용을 활성화하여 운영기준을 위반한 기관에 대해서는 퇴출시키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요양보호사 임금가이드라인 설정

요양보호사의 임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요양보호사의 임금은 장기요양기관의 경쟁에 따라 하향평준화되고 있다. 따라서 요양보호사의 실질임금 임금에 대한 현황 파악이 필요하며 요양보호사 임금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장기요양기관이 이를 실제로 적용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노인장기요양 수가 75% 이상을 요양보호사 인건비로 지출 의무화

과당경쟁 속에서 장기요양기관들은 대부분 요양보호사의 임금을 낮춰 기관의 이익을 추구한다. 정부가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수가를 편성한다고 해도 기관들은 이익을 위해 요양보호사의 임금을 터무니없게 낮춘다. 실질적인 효과가 없고 오히려 기관들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다.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의 75%를 요양보호사 임금지급의 최저기준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기관의 지정취소 등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개선되도록 하여야 한다. 장애인활동보조지원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급여의 75% 이상을 장애인활동보조인에게 지급하도록 의무화 되어있다. 이를 참조하면 빠른 변화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 직접지급

일선의 요양기관 운영자들은 2013년 3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에 대해 한결같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임금성으로 지급되는 처우개선비는 다른 간접인건비(사회보험료)를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이외의 직종에 근무하는 직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요양기관 운영자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인건비 상승 압박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편법적으로 다른 수당을 축소해서 보전하려는 경향을 띠게 된다. 결국 요양보호사에게도 실질적인 처우개선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처우개선비를 요양기관이 지급하는 임금성 수당이 아닌 건보공단에서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재가요양보호사의 이동시간, 교육시간 임금 지급

 

현재 재가요양보호사가 두 명 이상의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동시간이 발생한다. 이는 명백히 근무를 위한 시간으로 마땅히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임금지급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보다 앞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이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요양보호사의 숙련도 향상과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임금지급이 필요하다. 현재도 요양보호사 직무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임금 등이 보장되지 않고 교육마저 형식적이어서 효과가 미미하다.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 개편 시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6년,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안전이 위험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6년, 안전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휴게시간도 없이 장시간 중노동을 하며 저임금을 받는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을 제대로 돌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요양보호사는 휴게시간 없는 중노동, 의료행위, 기타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늘 질환과 사고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제대로 된 케어를 받아야할 어르신은 과중한 업무의 요양보호사의 시선 밖에 놓여 안전 위협을 받는다. 야간에 요양보호사 1명이 돌보는 어르신 수가 20~30명이 넘고 전문적 의료지식을 습득하지 않은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기관 기관장의 부당한 업무지시로 의료행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또 요양보호사들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노동자로서의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정부는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만을 강조하며 무관리, 무대응, 무대책으로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계속 이 상태를 방치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되었고 서비스 공급량이 포화상태인 지금 노인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을 확보하고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 개선과 노인장기요양제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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