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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0
  • 2010.05.10
  • 5032

윤홍식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보편주의는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것으로 잔여주의, 한계주의, 선별주의, 개별주의와 구별되는 사회정책의 원리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정책에서 보편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는 추상적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본 글은 6•2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정책이슈로 등장한 무상급식을 계기로 보편주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작성되었다.

1. 보편주의의 적용의 두 가지 전형

  전통적 보편주의는 영국에서 국민기본선을 성취하기 위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목적은 전후 실업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달성될 수 있었지만 보편주의 확산은 크게 두 가지 현실에 근거한다. 하나는 전쟁의 종식과 함께 처음으로 노동당이 다수당으로 집권함으로써 영국에서 보편주의 사회정책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Thane 1982). 다른 하나는 2차 대전 기간과 전후 제기된 건강, 실업의 종식, 임금인상 억제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이유였다고 할 수 있다. 보편주의를 통해 전후 복지국가의 핵심적 과제는 사회적 통합을 달성하고 사회적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영국에서 1970년대와 1980년대 보편주의가 중요한 사회정책의 원리로 힘을 잃어갈 때 노르딕 국가들에서는 보편주의가 중요한 사회정책의 원리로 등장했다. 영국과 달리 보편주의는 평등한 시민권의 기본 전제이고 보편주의 사회정책은 민주적 계급투쟁the Democratic class struggle의 산물로 이해되었다(Korpi 1983). 노르딕 복지국가에서 보편주의 사회정책은 국가의 필요가 아닌 개인의 필요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이는 전후 영국의 정액급여에 기반 한 보편주의와 구별되는 것이다. 즉, 영국에서 보편주의에 따른 시민의 욕구에 대한 대응은 국가가 그 필요수준을 결정한데 반해 노르딕 복지국가에서는 그 수준을 개인의 필요에 근거했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노르딕 국가에서 사회정책은 모든 시민을 포괄하는 것은 물론 노동시장에서 성취를 반영하는 보편주의로 발전했다.  

2. 사회정책의 원리로서 보편적 급여

  보편주의는 시민권의 포괄성과 자원의 할당원칙으로 이해된다. 시민권은 구성원(membership)자격에 대한 문제이고 할당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보편주의에서) 욕구가 큰 사람에게 더 많이 배분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보편적 급여의 원리는 보편주의와 다원주의를 결합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1) 보편적 포괄성

  보편주의의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왜냐하면 실질적인 보편적 급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Mabbett and Bolderson 199X). 여기서는 보편적 포괄성과 대비되는 세 가지 다른 원칙을 검토하는 것을 통해 보편적 포괄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먼저 (i) 보편주의 도입의 주요한 역사적 목적은 잔여주의Residualism(or marginalism)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복지서비스가 최후의 안전망이라는 잔여주의적 접근과 달리 보편주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복지서비스가 일차적 안전망이라는 것을 정상적이라고 이해한다(Wilensky and Lebeaux 1958).
  다음으로 (ii) 보충성Subsidiarity은 연대의 과제와 관련해 보편주의와 상이한 방식으로 사회를 접근한다. 보편주의가 위에서 아래로의 방식을 선호한다면 보충성은 아래에서 위로의 방식으로 사회정책을 제도화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충성과 잔여주의의 차이는 명백하다. 잔여주의는 국가의 최소한의 개입을 의미하지만 보충성은 공적개입의 최소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잔여주의는 시민의 생활에 대한 국가의 불간섭을 원칙으로 하지만 보충주의는 분권화와 힘의 분산을 요구한다(Spicker 1992).
  마지막으로 선별주의Selectivity(restricted membership)는 소득에 따른 구분이 아닌 집단에 따른 구분을 의미한다. 선별주의는 계급과 사회적 지위에 따른 구별되는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반면 보편주의는 모든 사회적 지위 간에 평등을 추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일부 선별주의 사회정책은 기여에 기반한다. 물론 보편주의 급여를 위한 기여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여는 보편주의에서는 자격조건과 관련되지는 않는다. 대표적 사례가 핀란드의 아동양육수당(부모는 자녀를 공적보육시설에 보낼 것인지 아니면 공적보육에 보내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고, 만약 부모가 자녀를 공적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다면 아동양육수당을 지급 받을 수 있다)인데 이러한 사회정책을 약한 보편주의의 사례라고 개념화 할 수 있다(Anttonen, Kröger and Sipilä 2003).

2) 보편적 할당

  일반적으로 보편적 할당이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대우를 받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보편적 할당원리에서는 세 가지 원칙이 검토될 수 있다. 먼저 (i) 정액급여는  보편주의 주요한 정책목적을 시민의 기본적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정액급여 원칙은 소득보장에서는 가능한 원칙이지만 서비스에 대한 상이한 욕구를 가진 시민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서비스에서 균등한 배분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민의 기본적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정액급여는 실제 적용에서는 시민의 삶의 최소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1960년대 노르딕 복지국가들에서 보편주의는 정액급여 방식이 아닌 소득비례방식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다음으로 (ii) 긍정적 차별은 욕구가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실제로는 보편주의 원칙이 적용될 때 보다는 선별주의 원칙을 적용할 때 더 적합하다 (Pratt 1997). 그러나 보편주의와 선별주의를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현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보편주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지만 서비스를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은 보편주의이다. 즉, 소득보장과 연관 지으면 보편주의는 자격대상과 실제 급여 수요자가 일치해야하지만 서비스에서는 자격과 실제 수요자가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티트머스는 더 아나가 보편주의를 동등한 분배로 이해하지 않았다.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기여금에 비해)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 것은 보편주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의에 근거한다면 소위 긍정적 차별을 위한 선별주의는 보편주의를 보완하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Skocpol(1990)의 주장처럼 “보편주의하에서 표적화”는 보편주의를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iii) 소득비례급여를 언급할 수 있는데 이는 급여수준의 보편주의 과제보다는 급여 대상의 포괄이라는 관점에서 보편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사회정책의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보편주의 정책은 노르딕 복지국가에서 1960년대 이후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노르딕 사회에서 보편주의를 통한 사회연대 대상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민주주의의 연대의 대상이 농민에서 사무직 노동자로 전환은 필연적으로 보편주의의 할당방식의 새로운 원칙을 요구했던 것이다.
   
3. 보편주의와 사회정책의 이념

  단순히 보편주의를 특정한 이념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보편주의는 실제로 다양한 사회정책의 이념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편주의 사회정책의 역사는 자유주의 또는 보수주의 원칙을 통해서도 촉진되었기 때문이다. 교육과 보건은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에 의해 확대된 보편주의 사회정책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보편주의와 사회정책의 주요한 이념과의 관계를 개략하고자 한다.

1) 보충성의 원칙(Subsidiarity)과 숙의민주주의의 제기

  후기산업사회의 특성은 개별시민의 정체성에 근거한 사회구성 원리로 집약될 수 있다. 이는 후기산업사회에서 보편주의의 문제를 숙의민주주의 the deliberative democracy를 통해 보완하려는 Elilson(1999)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보충성의 원칙을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 시민생활에 대한 공적개입으로 이해한다면, 이는 명백히 불간섭을 원칙으로 하는 잔여주의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즉, 보충성이 시민의 생활에 대한 공적개입을 전제로 분권화와 힘의 분산을 의미한다면(Spicker 1992) 이는 소위 숙의민주주의가 주장하는 시민의 참여를 담보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서구 공화주의 전통에서 Aristotle이래 꿈꾸던 “지배하는 자가 피지배자이고 피지배자가 지배자인” 공화주의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한 동시에 후기산업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찰적 근대성의 실현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 공화주의와 보편주의

  일반적으로 사민주의와 보편주의 사회정책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보편주의 사회정책은 사민주의의 배타적인 산물이 아니다. 공화주의에서 공화국은 정치적 사회적 연대와 동일시되며,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공적 일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적 분배가 모든 시민의 이해와 요구에 근거해 분배되어야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화주의 이념은 일부 자유주의에도 깊숙이 각인되기도 했다. 대표적 자유주의의 철학자인 롤스(Rawls)도 공화주의 이념을 받아들임으로써 “민주적 자산소유”라는 주장을 통해 보편주의적 자산소유를 강조했다. 또한 보편주의의 전형으로 일컬을 수 있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등도 모든 시민에게 일정한 소득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 자유를 보장해야할 수 있다는 자유주의적 주장도 사실은 이러한 공화주의적 이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보편주의가 사민주의의 배타적 산물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보편주의 사회정책의 실현은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화주의 등 다양한 사회정책의 이념에 근거할 수 있다. 

3) 사민주의와 보편주의

  사회민주의적 관점에서 보편주의를 이해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될 수 있다. 하나는 보편적 인간복지욕구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보편적 인간복지욕구에 대응하기 위한 보편주의에 기반 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관점이다 (Ginsburg 2007). 사민주의 관점에서 보면 보편주의는 사회정치적 운동의 특정한 투쟁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보편주의는 사회민주주의의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의 산물인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작된 노동자의 실업, 질병, 노령의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통해 보편주의 복지제도가 형성되었다는데 그 근거를 찾고 있다. 그러나 사민주의 보편주의를 단순히 보편적 인간복지의 기본적 욕구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민주의 보편주의를 협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사민주의에서 보편적 복지의 과제는 궁극적으로 평등의 문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보편주의 확대와 관련해 전통적 계급정치에 기반한 사민주의 방식이 전통적 계급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후기산업사회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을지는 세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4. 보편주의가 직면한 비판과 문제

  여기서는 보편주의에 대한 중요한 비판지점들에 대해 검토해보자. 첫째, 사회서비스의 보편주의와 평등한 시민권에 대한 촉진은 국가적 가부장주의가 없이는 실현 불가능했다고 비판받는다. 국가에 의해 시민의 욕구가 정의되고 통합된다는 점에서 시민의 필요에 대한 국가의 가부장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예를 들어, 교육서비스는 욕구를 규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건강서비스는 전문가가 아니고는 그 욕구를 정의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은 전문가의 권한을 강화시킴으로써 국가에 의한 가부장주의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즉, 보편주의는 전문가들의 힘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가부장주의를 야기했다고 비판받고 있다(Langan 1988).
  둘째, 정액급여 방식의 보편주의는 시민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받는다. 이러한 현실은 복지국가에서도 여전히 잔여적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고전적 보편주의를 주장했던 베버리지와 정부는 이러한 문제는 모든 시민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완전고용(좋은 제조업일자리가 상대적으로 풍부했던 전후 고용시장)하에서 주변적이라고 간주되었다(Langan 1988).
  셋째, 보편주의가 남성생계부양자의 이해와 요구에 기반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노르딕 국가들에서 보편주의는 소수자, 특히 여성의 이해와 요구에 복무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노르딕 복지국가의 핵심적 사회정책들이 노동시장 참여를 전제로 제도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편주의는 상대적으로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을 병행해야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의 이해와 요구를 보다 더 충실히 반영할 수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논거가 보편주의를 가부장제적 산물이라고 치부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넷째, 다원주의관점에서의 비판이다. 전통적 남성계부양자 모델의 해체, 한부모가구의 증대, 다문화주의와 문화적 다양성은 전통적 보편주의 이념과 사회정책에 대해 도전하고 있다. 비판의 실체는 보편주의가 후기산업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기된다. 보편주의의 “위로부터 아래로” 이르는 방식은 실제 생활세계의 다양한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며 시민과 시민 사이의 자발적 협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받고 있다. 후기산업사회에서 보편주의의 가장 큰 약점은 다른 인간 존재를 동일한 (욕구를 가진) 집단으로 간주하는데 있다. 왜냐하면 보편주의는 차이를 없애는 수단이지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개별적 정체성이 중요한 사회구성원리가 되어가고 있는 후기산업사회에서 보편주의 원칙이 선별주의가 아닌 다원주의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전후 영국에서 보편주의에 대한 담론은 세 가지 공적재화 간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빈곤층에 대한 지원, 고용에 근거한 것,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 그러나 무엇을 보편주의라고 정의할지는 해결되지 못했고, 현재도 명확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무엇이 보편주의 정책인지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며, 보편주의는 시간, 목적, 분석틀에 따라 상이하게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특정사회에서 보편주의를 사회정책에 적용하는데 있는 많은 논란과 혼동을 야기할 수 있는 지점이다. 

5. 왜 우리는 지금 보편주의를 이야기하나?

  보편주의 사회정책이 개발도상 국가는 물론 산업화된 복지국가에서도 약화되고 있는 시점(Mkandawire 2005)에서 우리는 왜 지금 한국사회에서 보편주의를 이야기해야하는 것일까? 먼저 역사적으로 보편주의는 전쟁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강력한 필요가 제기되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난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사회정책은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켜 가고 있다. 현재의 빈곤율과 불평등 수준이 역사상 최대 경제위기라고 지칭되는 97년 경제위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편주의는 한국사회가 직면한 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하기위해 가장 유력한 사회정책의 원칙인 것이다. UN보고서(Mkandawire 2005)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특정 소득계층에 대한 잔여주의 접근은 “공상의 세계”에서 빈곤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 생활에서 잔여주의는 해당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을 증대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둘째, 중산층이라도 모든 서비스와 급여를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현실은 중산층과 다른 계층(또는 계급)과의 새로운 연대가 보편주의 사회정책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더 이상 시민의 절대다수가 빈곤하지 않는 상황과 약화된 조직노동의 힘은 보편주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계급적 토대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대다수의 시민은 무조건적으로 복지국가를 지지하지 않으며, 중산층 역시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필요가 있고, 보편주의적 아동에 대한 사회투자, 높은 질의 공적서비스는 시민과 시민과의 신뢰에 기반 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계급적 동질성에 의존하지 않는 시민 간의 신뢰는 새로운 사회의 새로운 연대의 토대가 된다.   

6. 정리와 한국사회에 대한 적용

  보편주의에 대한 한국사회에 대한 적용을 논하기 전에 분명히 할 것은 정치사회적 지향성을 담은 담론으로서 제기되는 “보편주의”와 구체적 제도에서 보편주의를 실현하는 문제를 구분해야한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과 같은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정치사회적 담론으로서 보편주의가 충분한 고민 없이 주장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주장들의 사회정치적의미를 폄하할 수는 없다. 과제는 제기된 이슈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기된 과제에 대해 시민사회가 어떻게 그 빈자리를 채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
 
  최근 한국에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과제가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 주로 보편주의 복지는 잔여주의 복지에 대한 대립물로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대상의 문제로, 협의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보편주의 복지는 주로 소득보장, 무상급식, 의료서비스와 같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과제에 국한되고 이해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보편적 복지를 단순히 보편적 현금급여와 서비스의 제공문제로 이해하는 것은 후기산업사회의 변화를 적절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노르딕 복지국가를 예외로 한다면 과거 산업화시대에 서구 복지국가들이 걸어왔던 보편주의 복지를 그대로 한국사회에서 적용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사회에서 정규직 남성노동자의 생계부양모델에 기반 한 제도의 대상 중심의 보편적 복지개념은 후기 산업사회로 진입한 한국사회에서 보편주의의 본래의 목적인 불평등을 완화를 위한 충분한 접근방식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근거한다면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보편주의는 새롭게 제기되는 사회위험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제기되어야한다. 전통적 사회위험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현실에서 보편적 복지문제를 전통적 사회정책의 과제로 접근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보편적 복지를 통해 한국사회가 지향하는 것이 단순히 시민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과제로 제한되지 않아야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보편적 복지는 전통적인 과제를 넘어 복지국가의 새로운 과제를 포괄해야한다.  
 

참고문헌

윤홍식. 2010. 보편주의 복지를 위한 보편주의 원칙: 보편주의를 둘러싼 쟁점을 중심 으로. 보편적 복지와 지방선거 토론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2010년 5 월 12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조승래. 2010. 공화국을 위하여: 공화주의의 형성과정과 핵심사상. 도서출판 길
Anttonen, Anneli and Jorma Sipilä. 2008. Universalism: and idea and principle in  social policy.
Ellison, N. 1999. “Beyond universalism and particularism: Rethinking contemporary  welfare theory.” Critical Social Policy, Vol. 19, No. 1, pp. 57–85.
Ginsburg, Norman. 2003. Socialist perspective. in Pete Alcock, Angus Erskine and  Margaret May eds, Social Policy (2nd ed.), pp. 92-99. UK: Blackwell   Publishing.
Mkandawire, Thandika. 2005. Targeting and universalism in poverty reduction.   Social Policy and Development Programe Paper Number 23 December 2005.  UNRI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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