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4-07-05   561

[희망UP캠페인] 최저생계비 체험단의 하루

“힘들더라도 처음 마음처럼 가겠습니다”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이 7월 한 달간 진행하는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 UP’ 캠페인. 이 캠페인에는 8명의 체험단이 하월곡동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소외계층의 현실과 현행 최저생계비가 갖는 문제점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를 사는 체험단의 진솔한 글들을 옮겨본다. <편집자주>

희망 바람이 부는 달동네에는 철거를 해야한다는 편견이 사라지고 그 대신 싱그러운 화초가 자랄 것 같아요

제가 사는 원주에도 달동네와 판자촌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번에 가 본 하월곡동의 달동네는

서울이라서 그런지 주변환경과 심하게 부조화를 이루는 것에

뒷골이 뻣뻣해지는 듯 했어요^^;;

안그래도 보수공사가 불가피한 집들이라서 불안한데

아래쪽에서는 공사가 한창이고

그 옆에는 번듯한 아파트가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고..

빨리 철거되야만 할 미운 오리새끼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정부에서 300여 가구가 이주할 곳을 마련한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빈곤층은

그들이 무력해서가 아니라

주변에서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급속히 발전하는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는 자본의 세계화..문화의 세계화라 외치며 다른 국가의 국민들과 교류하는 동안

정작 교류해야 할 우리 나라의 빈곤층은 외면당하고 있었구나..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희망 up 캠페인’을 통해서

빈곤층과 손을 맞잡고 싶어요

앞서서 이끌어 주기보다는 그 분들과 같이 서서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의 한 달 동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그 분들의 불편을 느껴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지금까지 망각해 왔던 우리 사회의 빈곤층의 현실을

간접체험으로라도 느끼게 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고마운 여론이 형성되서

최저생계비 측정에 많이 반영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지금의 하월곡동처럼 어색했던 동네들이

주변과 이쁘게 어울릴 수 있겠죠?

빈곤층을 ‘너’와 ‘나’가 아닌 ‘우리’로 본다면 꼭 실현될꺼라 믿어요~^^

하월곡동 한달나기 체험자 송정섭

시간이 정지된 삶

‘서울시내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성북구 하월곡동 산2번지의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70세 할머니가 계시는 한 집에 들어섰을 때, 방문객을 맞이하듯 정면 벽에 걸린 둥근 벽시계의 바늘은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내 손목시계를 보니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코딱지 만한 마루에 올라서자 낡은 장농 위에 조그마한 탁상시계가 놓여 있어 살펴보니 1시 35분에 멈춰 있었다. 할머니와 마주 앉아 인사를 나누고 방안을 둘러보다가 또 하나의 벽시계를 발견하고는 한 동안 그 시계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 벽시계의 시간은 10시 10분 전이었고 그 집을 나올 때까지 혹시나 하고 몇 번이나 다시 쳐다보았지만 시계바늘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약 30분 후, 집안 청소를 해줄 목적으로 찾아간 50대 아저씨 혼자 살고 있는 집에 들어서면서도 내 시선은 시계를 찾고 있었다. 방 한구석에 팽개치듯 놓여있는 조그마한 탁상시계는 1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개수대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식기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혼자서 외로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아저씨는 식기를 씻을 힘도 없기에 그 식기들은 식사 때만 찾아와 도와주는 아줌마(?)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식기를 닦으면서도 정지된 시계바늘들의 영상은 계속 내 머리 속을 맴돌고 있었다.

1년 6개월 후면 모두 철거될 900여 가구가 밀집된 ‘마지막 달동네’에는 100여 가구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70세 할머니도, 50대 아저씨도 정부가 주는 최저생계비 만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처지라서 ‘시간’이 필요 없는 것일까. 조그마한 공간에 시간과는 무관한 시계를 3개나 배치해 놓은 할머니의 뜻은 무엇일까.

그들에게서는 희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희망이 없는 삶은 바로 ‘시간이 정지된 삶’이 아니겠는가. 시계바늘이 멈추어 선 그 시계들은 그들의 희망도 함께 정지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이었다.

그렇다면 그 시계바늘들이 다시 움직이게 하고, 그들에게 아주 작은 희망과 소박한 꿈이라도 갖게 해주는 길은 없을까.

우리는 빈곤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문제도 그렇듯이 ‘복지’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인권’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즉, 생명권을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헌법상 의무를 지고 있으므로(헌법 제10조), 빈곤 문제도 정부의 시혜 내지는 복지의 차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의 생명권 보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저생계비를 몇 % 인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시혜 내지는 복지 차원의 소극적 접근방법이라 한다면, 생존경쟁에서 탈락한 빈곤층의 생명권을 국가가 어떻게 보장해 주어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인권차원의 적극적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적극적 접근만이 빈곤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아름다운재단이 공동으로 펼치는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사업이 ‘시간이 정지된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할머니와 아저씨들에게 ‘시간이 흐르는 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릴레이 일일 체험자 김창국

처음 마음처럼 가겠습니다

화장실이 너무 좁아 샤워하기 불편했는데

가족이 늘자 새로운 문제가 대두하였습니다

화장실 문이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다는 점이죠…

3인가구쪽 전망좋은 집은 문도 없는 재래식 화장실이라해서 걱정했는데

우리집 화장실 문도 제대로 닫히지가 않더군요…

볼만한 몸이 아니고,오히려 눈을 망칠 몸이기에 배려 차원에서

그 좁은 공간에서 문을 등지고 샤워하느라 체력소모가 극심했습니다

침대 분위기를 내보려고 남는 요를 몽땅 끌어모아 쌓아놓고 잠을 청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등이 배기네요

저녁에 기자들이 한참 많을 시간,얼마전 군대간 사촌동생이 수신자 부담 전화를 해 왔습니다

가뜩이나 전화요금을 아껴야할 상황인지라 동생의 전화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럽더군요…^^

오늘은 동문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연락을 받고 참석 여부를 고민했는데…

평상성 유지의 원칙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생각해보니

(잠시후 전화 문의를 해 본 후에 결정할 일이지만)

우선은 참석을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버스체계 개편에 따라 요금이 할인되는것 같은데,

그 내용을 기입할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은 김밥을 파는 노점이 사라져서 지하철역 구내 떡집에서

2000원 짜리 호박떡을 사 먹었습니다

점심은 어제처럼 구내식당에서 먹었고 메뉴는 콩나물 비빔밥이었죠…^^

가끔 피던 담배가 유난히 땡기는 날인데요…

저소득층일수록 흡연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자꾸 떠올려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상당히 고민스럽네요…담배값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것도 아닌데

집안 곳곳에 물이 새고 있습니다…

누전 위험도 상당히 클것으로 생각되고,

잘 닫히지 않는 냉장고 문으로 인해 낭비되는 전력도 상당할것으로 보입니다

임시방편으로 청테잎을 붙여놓기는 했지만

안심이 안되서 지나칠때마다 확인하곤 하죠…

힘이 드네요….

겨우 이틀 지났음에도 불구하구요..^^

앞으로는 더 큰 난관과 어려움이 있을것이 분명할텐데…

힘들더라도 이웃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껴보고자 했던 처음의 마음처럼 가겠습니다

왕큰이(big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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