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연금정책 2014-10-31   997

[공동논평]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분리는 제도불신 초래, 기금 공공성 및 안정성을 저해할 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분리는 제도불신 초래와 연기금의 공공성과 안정성을 저해할 뿐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설립이후 꾸준하게 제기되어온 기금운용조직에 대한 흔들기가 또다시 시작되고 있다. 더구나 과거의 경우 기금운용 조직에 대한 전문성 강화나 지원 조직의 확대 등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나름대로의 방안이 제시된 것에 반해, 이번에는 기금운용조직을 별도로 분리해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복지분야 씽크탱크(ThinkTank)라 일컬어지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국민연금제도 운영을 위한 기금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기금에 대한 탐욕스러운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보사연’은 민간금융자본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해외 연금사례를 소개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면서, 결국 국민연금 기금운용도 이와 같이 소위 금융투자 전문가에 의한 독립 된 기구로 운용되어야 함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배포된 발표내용에서도 이와 같은 속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제도의 존치를 위한 여러 수단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거의 500조원에 달하는 기금의 규모가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끼치는 영향이 결코 적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제도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 로 작용하기에 더욱 제도의 운영과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그럼에도 최근 제기되는 논의는 기금의 운용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금을 소위 금융투자 전문가 집단에 넘겨주려는 생각은, 그 목적이 기금의 안정성이나 공공성 및 지속성 보다는 기금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이고 뻔뻔한 제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보사연’이 준비한 이번 국민연금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편안은 그 내용의 조잡함은 차치하더라도 실제 기금운용공사의 분리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의 기금운용 조직 사례를 우리 국민연금도 답습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의견은 우리나라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가장 많은 사례로 꼽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전체 노후소득보장체계에서 캐나다의  경우 기초보장의 역할을 OAS(Old Age Security)라는 보편적 기초연금제도(수급률 95.8%, 급여수준 19%)를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CPP도 ’98년 이전까진 미국 OASDI(Old-Age, Survivors and Disablity Insurance)와 동일하게 전액 비유통 국채에 투자되었으나,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96년 5.6%→’30년 14.2%) 및 기금고갈(2015년) 우려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거쳐 1998년부터 위험자산 투자

 

그리고 CPP는 기본적으로 부과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조차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점은 연금에 대한 발표자의 기본적 역량을 의심하게 만든다. 별도로 운용되는 기금은 향후 보험료 부담 증가에 대비하여 사전적립금(Pre-Funded System)인 잉여금을 활용하여 기금수 익률을 극대화하는 보완기능이라는 점을 빼놓고 있다는 점은 고의이건, 무지이건 간에 문제의 여지가 있다. 또 하나의 사례로 꼽은 CalPERS는 공적연금이 아닌 특정 주(state)의 공무원 직역연금으로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과 비교 했을 때 그 대상과 운용스타일, 기금의 부담 및 급여에 따른 형평성이 전혀 상이하듯 로 이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이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연금제도와 전혀 다른 CPPIB와 CalPERS라는 두 개의 사례만으로 마치 이것이 기금운용지배구조의 기본이나 모범적 표본으로 삼는 태도는,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을 주도한다는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보사연’이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개탄스럽게 여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용서하기 어려운 부문은 기금운용 조직의 분리를 위하여 기금의 모태인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기금운용 공사 설립을 목표로 현재의 기금운용 성과가 매우 저조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을 가입자들에게 계속 심어주면서, 가입자로 하여금 기금운용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 국민들을 민간연금 시장으로 내모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근시안적인 자기 욕심을 위해 모태를 비난하고 기금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돌팔이 의사가 섣부른 수술을 통해 환자를 잡는 것과 같다고 볼 수밖에 없다. ‘보사연’이 도덕적 해이로 불순한 목적을 위해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는 연구원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상실을 초래할 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그 명칭에 걸맞게 진정 보건복지 분야와 관련된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에 경주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국민연금제도가 국민적 신뢰를 획득하고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진정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기를 요구한다. ‘연금행동’은 ‘보사연’이 더 이상 특정세력의 입김에 휘말려 국민전체의 노후불안 조장에 앞장서는 그릇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4년 10월 31일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