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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0
  • 2000.01.10
  • 1311
추진 배경

우리나라에서 장애우 직업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법률'(이하 장고법)이 제정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장고법 제정운동 당시 상황은 자격을 갖춘 많은 장애우들조차 일반직장에 취직해서 일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고법 제정은 많은 장애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런데 당시 장고법 제정운동에 주도권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젊고 장애가 비교적 적은 장애우들이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이기도 하고 장애우 직업정책을 세우는 데 겁을 먹고 있던 정부입장에서는 자격을 갖춘 경증 장애우를 우선대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직업정책의 여러 분야 중의 한 부분인 고용에 초점이 맞춰진 한계를 안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고법 시행 초기부터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특히 시각장애우, 정신지체장애우 그리고 뇌성마비장애우, 고령 장애우 등 직업에 있어 중증인 사람들은 자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법이라고 생각헤왔다.

또한 장고법 제정 당시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일자리 창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지식·정보산업 등 새로운 산업구조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달라진 산업환경은 장애인직업정책에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장고법이 고용이 중심이 되어 제정되었다면 이제는 벤처산업지원, 3차산업에의 고용, 중증장애우 지원고용, 자영업 지원, 일인사업장 지원, 공동사업장 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직업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과거에는 질병에 의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비교적 젊고, 직업에 있어 장애가 비교적 가벼운 경우가 많았다(장고법 논의 당시는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입거나, 산업재해 장애인 중에도 젊은 사람들이 다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릴 때부터 장애를 입은 경우 장애정도가 심하다(정신지체, 시각, 뇌성마비 등). 그리고 중도에 장애를 입는 경우 가장 많이 발생되는 연령대는 30∼40대이다(교통사고, 산업재해, 성인질병 등). 그래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발생은 중증, 고령, 중복 장애우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본다.

결국 고용에 중심을 둔 장애우 직업정책은 한계가 명백하다는 것을 경험한 장애우들은 다양한 형태의 직업정책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요구는 1998년 9월 18개 전국단위의 장애우단체장들이 장애우직능대표인 이성재 의원을 통해 가칭 장애인직업재활법안을 정부여당에 강력히 의사를 전달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개정법 분석 : 바뀐 조항을 중심으로

기존법인 장고법은 6장 65조이나 개정법은 6장 75조로 양적으로는 10개 조항이 늘어났다.

제 2 조(정의)에 2호 중증장애인, 3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6호 직업능력개발훈련, 7호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 제 8 호 장애인표준사업장이 추가로 정의되어 있어 중증장애우 직업재활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있고,

제 3 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에 중증장애우 및 여성장애우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제 6 조(장애인고용촉진 기본계획 등)에 노동부장관과 보건복지부장관의 협의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제 7 조(교육부 및 보건복지부와의 연계)를 새로 신설함으로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마련해 놓았다.

제 8 조(장애인직업재활실시기관)에 특수교육기관, 장애인복기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장애인복지단체,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 등을 새로 추가하여 직업생활에 다양한 형태의 진입로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제 9 조(직업지도)가 상당히 수정됐다. 예를 들어 직업상담, 직업능력평가, 적합직종 개발, 비용지원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직업지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제10조(직업적응훈련)를 통해 직업적응훈련을 받는 장애우에 대해 훈련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직업적응훈련시설에 대해 필요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히 정신지체인의 경우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조항이 마련된 셈이다.

제11조(직업능력개발훈련)는 훈련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근거조항이 새로 마련됨으로써 중증장애우에게 직업능력개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2조(지원고용)는 중증장애우 고용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새로 신설된 조항이고,

제13조(보호고용)의 경우 일반적인 작업환경에서는 일하기 어려운 장애우를 위한 일자리 마련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명시하였다.

제14조(취업알선 등), 제15조(취업알선기관간 연계 등)는 취업알선 사업을 장애인복지관련 기관에서 할 수 있고, 필요경비를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창구의 다양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들 기관간에 구인·구직정보 교류, 장애인근로자 관리 등 효율적인 연계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조항이 마련된 셈이다.

제16조(자영업장애인 지원)는 실제로 장애우 중에 60% 가까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항으로 특히 30∼40대에 장애를 입는 중도장애우의 경우에 매우 필요한 조항으로 보인다.

제22조(장애인실태조사 등)를 통해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의 장애인 직업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 3 장(장애인고용의 및 부담금) 제2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고용의무)에서는 그동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의무고용에서 임의 사항이었으나 이번 법에서는 강제조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신규채용시는 2/100에서 5/100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다만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민간기업과 같은 제재조치를 명시해 놓지 않아 앞으로 많은 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제외직종에 대한 조항이 계속 남아 실질적인 고용증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6조(장애인고용장려금의 지급)에 중증장애우와 여성장애우에 대해서는 2배까지 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업기회가 적은 장애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 4 장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경우 제36조(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설립)에 직업상담,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업후 적응지도 등의 사업을 포함하였고, 업무의 일부를 사회복지법인이나 기타 장애인복지단체 등에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해 놓았다.

제41조(임원의 임면)에 비상근이사의 2분의 1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추천하게 되어 있어 복지부와의 상호협력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제52조(사업계획 등의 승인)에 사업계획을 변경하고자 할 때는 보건복지장관과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제53조(사업계획 및 예산안 작성의 특례)에 의해 보건복지부장관은 장애인의 직업재활 등을 위하여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단에 요청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필요경비는 2항에 장애인고용부담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명시하고 있다.

제61조(기금의 용도)에 이를 잘 반영하고 있는데, 직업지도, 직업적응훈련,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업알선 또는 장애인고용을 위한 시설·장비의 설치·수리에 필요한 비용의 융자·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각종 훈련비용과 훈련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자영업장애우의 경우 창업자금 융자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 법은 7월 1일부터 시행되어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이 매우 시급한 형편이다.

과제와 전망

이 법안이 제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특히 우리 연구소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상당한 역량을 투여했다. 그리고 한국장총 등 많은 장애인단체들이 이 법제정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미 장고법과 관련되어 형성돼 있는 이해집단의 이기주의로 인해 법의 당사자인 장애우는 보이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하다.

장애인직업정책을 바로세우는 법제정운동에서 기본원칙을 담은 '장애인직업재활법'이 원안대로 통과되었다면 더 많은 장애우들이 직업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직업생활을 통해 모든 장애우는 당당한 국가구성원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또 현실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납세의 의무를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추상적인 자유와 의무에서 현실적인 자유와 의무가 가능함으로써 사회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을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된 법안에는 앞서 지적한 기본원칙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지만 장애인직업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복지부와 노동부 간의 어정쩡한 합의구조로 되어 있어 법시행에 책임성이 결여될 것으로 보인다. 법개정 과정에 갈등이 지속된다면 시행에도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의무에 따른 제재조항이 없거나, 새로 도입된 제도 중에 예산이 수반되는 조항은 대체로 임의조항이다.

그리고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집중성보다는 오히려 역할만 늘어나 전문성을 더 떨어뜨릴 것으로 보이는 등 법시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법개정을 위한 합의과정이 소홀하게 다루어진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애우의 직업생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이 법과 관련된 집단간의 협상에 의해 결정된 점은 앞으로 법제·개정 운동에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장애우에게 지난 세기는 시설에 갇히고, 집안에 처박혀 지낼 수밖에 없고, 남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의 손길만을 기대하며 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모습이 2000년에도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 개정된 법은 입법정신을 충실히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한 장애우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의 감시의 눈초리가 더욱 필요하다.

김정열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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