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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1
  • 2001.07.10
  • 795
장미순 세레나 수녀님(장애인 카페 'soul' 운영)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곧 갖다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초등학교 3학년이 책을 읽는 것 같은 또박또박한 목소리와 자세로 정신지체장애 2급의 소희씨가 주문을 받는다. 카운터에는 뇌성마비 장애의 효숙씨가 계산을 한다. 다운증후군임을 외양으로 알 수 있는 세영씨가 깎듯이 서비스를 한다. 다소 낯선 풍경이지만 1000번 이상씩 연습을 했다는 이야기가 틀림없는 듯 별로 어색하지 않다. 그들의 순진하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친근하기까지 하다. 벽제의 용미리고개 넘어가는 길에 위치한 까페 'soul'의 풍경이다.

'쏘울'은 바로 옆에 있는 장애인생활시설 '애덕의 집'에서 운영한다. 애덕의 집 사무국장이며 쏘울의 총책임자인 세레나 수녀님을 만났다.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않나요?" "웬걸요. 한 번 오신 분들이 분위기가 환하고 깨끗하고 직원들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다시 오겠다고 한답니다. 돌아가신 애덕의 집 전원장님이신 양 헬레나 수녀님께서 10년동안 준비하신 일인데요. 그 분이 선진국에서 장애인들이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는 꾸준히 일을 추진해 오셨어요. 작년부터 직원들 교육시키고 집짓기 시작해서 올해 5월에 문을 열었지요."

"까페 만드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쌘뽈 수도원 유지재단에서 건축비와 운영비 부족분을 전액 지원하고 있어요. 건축비만도 4억 5천만원이 들었구요. 그릇 등 물품이 추가로 1억원이 듭니다. 한 달 운영결과는 50% 정도 적자구요. 한 일년은 적자를 각오하라고들 그러시더라구요. 커피와 쥬스 음료 종류와 스파게티, 볶음밥을 팔고 있는데요. 종로에 있는 쁘모또로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3개월 정도 정식으로 주방장 교육을 받았어요. 드신 분들이 그 곳 스파게티와 맛이 비슷하다고들 하세요. 술은 팔지 않아요. 일반인 주방장과 사회복지사 겸 지배인 한 분 아래에서 장애인 친구들 9명이 2교대로 안내, 계산, 서빙, 주방보조 등의 일을 하고 있어요. 애덕의 집에 있는 친구들 중 3명, 애덕의 집에서 운영하는 그룹 홈에서 거주하는 친구 1명, 나머지 5명은 고양, 화정, 원당 등의 집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도 현실적으로 출퇴근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까페의 2층은 그룹홈으로 만들어 놓았고, 시에서 승인이 나면 이 친구들 5명을 그곳에 머무르게 하려고 생각해요. 그룹홈 운영비는 시지원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았고 그다지 좋은 목에 위치한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떤 손님들이 오는지 궁금했다. "지리적으로 외져 있고, 지나 다니는 분들이 용미리 공동묘지 넘어가시는 분들과 부근의 골프장 손님들인데, 처음에는 손님이 너무 없었어요. 그런데 자원봉사자들이 홍보를 많이 해주셨고, 성당쪽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해주셔요. 앞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문제지요." 옆자리에 계신 손님들도 사회복지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으시다는 노원성당의 주임신부님이 수석수녀님과 성도들과 함께 오신 거란다.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수도원 유지재단을 통해서 부근의 골프장회원이신 교우를 통해 홍보하시는 것이 어떻겠어요?" 좋은 의견이라고 고개를 끄덕이신다.

"제가 경리 회계쪽 경험이 전혀 없다보니 까페살림을 사는 것이 힘이 들어요. 주부들이 돈 한푼 한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실감하고 있어요. 주방장에게 음식의 질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했는데, 막상 예상외로 재료비가 너무 나가니까 겁이 나요. 또 건축하신 분이 미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하신데 장애인들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서 좀 고쳐야 될 부분들이 있어요. 새로 시작하실 분들은 미리 건축단계에서 장애인들의 현실에 맞게 주문을 하셔야겠어요. 이래저래 현재로서는 순수한 사업성으로서는 어렵다고 볼 수 있죠. 그렇지만 하느님이 책임져 주시리라 믿고 있어요. 영리추구보다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터전,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교육의 장소, 실전훈련을 해보는 실습장소, 써비스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의 의미로 생각하고 있어요. 서너분의 장애인 어머니들이 오셔서 자녀의 취업을 부탁하셨고, 앞으로도 많이들 문의가 들어올 것 같아요."

"장애우들 일자리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직원 채용할 때 경쟁이 뜨겁지 않았나요?" "애덕의 집 내에 우리밀 과자 만드는 공동작업장이 있어요. 재가 장애인 12명 정도와 애덕의 집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 중 가능급(일할 수 있는 정도의 장애인) 21명 정도가 단계적으로 교육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그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던 친구들 10명 중 테스트와 인터뷰 등 여러 평가를 거쳐서 선발했어요. 다른 친구들 중에도 해보겠다는 친구들을 받았구요. 그 후 집중적인 훈련을 했어요. 훈련할 때는 고생했지만 지금은 애덕의 집 친구들 뿐 아니라 재가장애인들도 이곳에 와서 구경하고 들여다보고 많이들 일하고 싶어하지요." 훈련을 받았다는 점을 몇번 강조하신다. 아마도 훈련과정이 큰 고비였던 것 같다.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대해 사회복지사이자 쏘울의 지배인이신 이경임 선생님께 물었다.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에 대인관계기술이 필요했고, 전문컨설팅 회사에 위탁했어요. 그곳에서 기능적인 것을 배워오면 제가 1000번 이상 반복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장사를 하려면 팀Ÿp이 중요하기 때문에 팀Ÿp훈련을 위해서 다섯차례나 등산을 함께 가서 고생도 엄청 했지만 좋은 효과를 보았어요. 사회통합훈련으로 볼링장도 함께 가고, 다른 까페나 영업장에 가서 음식맛도 비교해보고, 호텔에 가서 서비스도 직접 보고 했지요. 이 친구들을 북돋우기 위해서 우리가 모범을 보여야 다른 장애인들에게 꿈을 준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어요."

기술적인 면은 실전에 들어가면서 훨씬 나아졌다고 했다. 1년동안 사전훈련을 받았는데, 1개월간의 실전과 효과가 같았다고 한다. 실제로 오픈을 하면서 직업의식을 갖게 되고, 잘 어울리지 못하던 애덕의 집 친구들(좀 더 장애가 심한 친구들)과도 그동안 손님이나 친구들, 동료들을 배려하는 마음훈련들을 많이 받아서인지 지금은 서로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

예전에 정신박약이라고 하던 정신지체장애는 어떤 것일까, 지금 일하는 친구들의 장애는 우리가 TV를 통해서 보던 정신지체장애와는 사뭇 달라보이기도 했다. "정신지체라는 것이 외양은 차이가 없고 지능이 나이보다 낮은 경우지요. 나이에 비해서 유아적 성향을 보이는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서 장애를 구별할 수는 있어요. 물론 뇌성마비나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외양에서도 표시가 나지요. 지능정도가 2세 정도의 수준인 경우 신변처리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일일이 돌보아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일하는 친구들의 경우 교육을 받고 트레이닝을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상태 정도면 일반업체에 가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예요."

"직접 해보시니까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서비스업종에서 앞으로 많이들 일할 수 있을 것 같은지요?" "서비스업주나 복지관 관계자분들께 함께 일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용미리 고개 너머에 공장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는데, 오픈한 지 얼마 안되어서 보내줄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왔어요. 현재 직원들을 모두 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는데, 정상인처럼 빠르게는 못하지만 지시하는대로 하고 여타부타 이야기가 없어서 좋다고 하시면서 월급은 정상인의 반을 준다고 해요."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서비스나 안내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봐요, 설거지는 위생상 깨끗하게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주방보조역할이 더 맞을 것 같고, 순발력이나 응용력이 부족해서 가르친 틀을 벗어나는 상황이 되면 옆에서 도와줘야 하지요. 그래서 장애인만으로는 어렵고 일반인과 함께 역할분담을 하면 좋을 것 같고, 함께 일하는 일반인은 사회복지사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장애인들을 이해해주고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이 친구들은 어린 아이와 같아서 얼마나 친절하고 순수한지 손님들에게 더할 수 없이 정성을 다해서 서비스를 하지요. 그런 점은 일반인들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장점일 겁니다."

세레나 수녀님은 일반인보다도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대하기가 더 편하다고 했다. 단순하고 솔직하고 순수해서 함께 이야기할 때 머릿속으로 딴 계산을 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장애인수녀님이 쓴 책에서 '나는 장애를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태어나도 장애인이 되고 싶다.'는 말이 그분의 진심임을 믿는다고 했다. 정상인끼리만 산다는 것은 각박하고 이기적인 세상이 되기 쉽고, 그래서 장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세레나 수녀님은 결론을 내렸다. "정신지체장애인들은 천사와 같아요."

마음이 어린 아이와 같이 순진한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취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일터는 이 친구들에게 경험해보지 못한 또다른 세계지요. 그런데 그곳에서 야단을 맞았을 때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라고 연결시켜서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가 있어요. 장애인들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예요. 저는 이 친구들이 '수녀님, 미워미워'라고 하면 '나도 미워'하면서 받아주지요. 아이가 3살이면 엄마도 3살짜리 목소리로 받아주쟎아요. 마찬가지지요. 또 어린 아이와 같아서 칭찬을 해주면 너무너무 좋아하지요. 사실 돈은 그다음 문제예요." 옆에서 이경임 선생님이 덧붙이신다. "뭐니뭐니해도 이 친구들이 몸은 다 컸는데 지능이 낮아서 성(性)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제일 걱정이지요. 업주나 동료들이 과연 이 친구들의 성을 보호해줄 수 있느냐가 제일 문제입니다. 또 이 친구들은 학교 다닐때나 사회에서 왕따 당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말씨에 조심하고 배려해주지 않으면 또다시 상처받을 수가 있어요. 이 친구들이 지능이 낮기는 하지만 나이는 20대 후반이나 30대예요. 그런데 사람들이 반말을 하지요. 아이들까지 반말을 하는 경우를 봤어요. 애덕의 집 직원들까지 반말을 하기에 제가 교육을 많이 시켰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

이경임 선생님은 오랫동안 애덕의 집에서 생활지도원으로 일하셨고, 경영학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서 쏘울의 지배인 역할을 맡게 되셨다고 한다. 세레나 수녀님은 서울시립동부아동상담소에서 2년간 생활재활파트에서 아이들 공부도 가르치고 하시다가 올해 2월에 애덕의 집으로 오셨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우연히 성당에 갔다가 예쁜 수녀님 두 분을 만나서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어요. 그것이 나중에 진로를 결정할 때 자연스럽게 수녀의 길을 택하게 했지요. 처음엔 반대도 있었지만 제가 워낙 한 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성격이라서요. 그후 부모님도 격려해주셨고, 제 언니도 저보다 3년 늦게 수녀원에 들어와서 수녀원으로 따지자면 저의 후배가 되었지요. 지금은 명동성당에 계셔요. 자매간에 서로 많이 의지가 되지요.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정신지체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7년전부터 수원에 있는 '미리암'이라는 정신지체시설에 자원봉사를 하면서부터이죠. 그곳과는 지금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런데 또 이곳에 보내심을 받게 되었답니다." 어렸을 때 보았다는 아름다운 두 수녀님의 이미지를 두 자매 수녀님이 그대로 이어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가톨릭 재단의 지원하에 수녀님이 운영을 하시면 사람들이 일단은 신뢰하게 되는 까닭을 알 것 같았다.

"이 사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이미 송파구에서 장애인서비스업의 선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경영마인드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한데 선례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는 것이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봐요. 제가 애덕의 집과 까페 일을 함께 보기 때문에 전념할 수 없는 점도 있어서 조만간에 사회복지사 수녀님이 한 분 오실 것으로 기대해요. 그 분이 까페 윗층의 그룹홈에서 생활교사 겸 까페의 지배인 겸 정신지체장애인들의 교육자로서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어요."

일부 장애인시설들이 폐쇄적이어서 탈이 많다는데, 장애인시설에서 이러한 서비스업을 함께 한다면 장애인 자활사업의 확장이라는 의미와 함께 시설의 개방과 사회화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았다. "장애인생활시설은 대단한 헌신이 필요하고 또 신뢰가 필요하지요. 그래서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생각을 해요. 신뢰를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개방해야 합니다. 저는 이곳에 오자마자 각 대학교의 사회복지과에 공문을 띄웠어요. 이 곳을 학생들의 실습과정으로 내놓겠다는 내용이지요. 그리고 저는 사회복지사나 실습학생들에 대해서 반드시 현장실습을 하도록 해요. 사회복지사는 책상에, 보조원만이 현장에 있게 되면 절대로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습니다. 스스로 운신을 하지 못하는 1급 지체장애인들의 신변처리까지 직접 담당하고 밑바닥부터 체험을 해봐야 사회복지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복지사들을 닦달(?)하고 있는데 그 분들 입장에서는 힘들어 하시겠지요."

"장애우들이 이곳에서 한달동안 일하고 또 월급도 받고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 월급은 얼마 되지 않아요. 일하는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회의를 하였는데 부모님들은 일할 수 있는 자체로도 만족한다고 하셔요. 우선은 예산이 허용 되는대로 지난달에는 월 7만원씩, 이번달에는 월 10만원이 지급되었구요. 우선 3개월간은 실습기간으로 생각하고 있고, 장사가 잘되면 더 올려주려고 합니다. 월급 이야기는 저희들로서는 참 부끄러운 이야기네요." "이 친구들이 이곳에서 일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이런 일이 처음이니까 힘들어하고 왔다갔다 하다가 주저앉기도 하고 설거지를 하다가 짜증을 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즐겁다고 하고 기쁘다고 하고, 또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하고 하니까 잘해야 한다, 힘내서 잘하자고들 서로간에 그렇게 이야기해요. 다운증후군을 가진 세영씨는 아주 예의가 바르고 손님들로부터 서빙을 위해 태어난 친구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지요. 그 친구가 서빙하는 것을 밤새도록 연습했다고 해요. 또 손님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살을 빼려고 매일같이 1시간 반씩 러닝머신을 거르지 않고 한답니다."

카운터를 보고 있던 효숙씨가 교대시간이 되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뇌성마비로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서 천천히 한마디한마디를 이어간다. "훈련받을 때 조금 힘들었어요. 서빙훈련이 제일 힘들었어요. 지금 일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보람있어요. 화장실 청소가 힘들기는 하지만요. 친구들이 계산서를 틀리게 적어서 안 맞아서 고생도 했는데 한달이 지나면서 좀 나아졌어요. 소희는 먼저 저에게 확인을 하니까 틀리지 않아요. 사귀는 사람은 없구요, 결혼도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뇌성마비 3급이구요, 특수학교에 다녔었고 여기 오기 전에는 서부장애인복지관 은평천사원에 다녔어요. 지난달 월급 받아서 저축했구요. 앞으로 돈을 모아서 자그마한 까페나 책방을 운영하고 싶어해요. 직원은 4-5명 많으면 10명 정도 두고 싶구요, 성실하게 일하는 친구라면 가능하면 장애인 친구들을 많이 고용하고 싶어요. 여기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고, 요즘 의욕이 생겨요. 손님이 적고 할 때에는 힘들고 지치지만 이겨낼 자신이 있어요." 얼굴근육의 움직임은 둔하지만 결연하고 야무진 표정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

처음 쏘울이 문을 열었을 때 애덕의 집 원장수녀님이 개업식에서 "부모님들 지금까지 마음고생 많으셨지요. 이제 걱정 놓으십시오. 저희들이 이 친구들을 맡겠습니다."라고 하자 부모님들간에 눈물바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오죽 했겠는가. 장애인 부모는 죽는 것이 제일 두렵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죽으면 누가 이 아이를 거두어줄 것인가 하는 걱정때문이란다. 하루한시도 마음 편할 날 없이 그저 자식이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는 것이 소원 중의 소원이었을 터인데 수녀님과 사회복지사의 보호아래 깨끗하고 밝은 곳에서 당당한 직업인이 되었으니 그간의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리고도 남을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었으리라. 오랫동안 이 일을 개척정신으로 불철주야 준비하시다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고 양 헬레나 수녀님께서도 하늘나라에서 이들의 눈물을 보고 함께 기뻐하셨으리라 믿는다.

박주현 / 변호사, 본지 편집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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