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4-08-02   526

한달간의 최저생계비 체험을 마치며..

어제로 7월 한달 동안의 최저생계비 체험이 끝났습니다.

우선 드는 생각은..홀가분하다는 것..

그동안 알게 모르게..먹을 때마다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특히 불편했던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만날 때였구요..

처음의 의욕과는 달리..중반 이후로 가면서 좀 해이해지긴 했지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끝까지 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는..음..시작할때는 제 평소 씀씀이와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오만하게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저생계비가 OECD 국가들에 비해서 결코 작은 수준이 아니거든요…그래서 최저생계비가 별로 적지 않다는 것을 내가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요..

그렇지만 결과는 -2000원 정도로 되었습니다.

체험 원칙에 일주일에 2번 다른 사람에게 얻어먹을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이마저 없었다면 최저생계비를 훨씬 넘는 액수를 썼을 것입니다.

빈곤에 대해 공부하고는 있지만 실제적으로 부딪치는 것 없이..

머리로만 느끼고 공감한다는 생각..

아마도 제가 계속 학교에만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빈곤을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체험에 참여했었는데..

체험이 끝난 지금..

그런 생각 마저도 책상머리에만 있기 때문에 한 것 같아요..

나름대로는 힘들었다고 자위하면서도 실제로는 빈곤의 반의 반도 체험하지 못했으면서..

솔직히..그냥 먹는 것을 조금 줄이고..맛있고 비싼 것을 못먹었다 뿐이죠..

그리고..최저생계비에 대한 생각은..

절대적 빈곤의 관점에서(최저생계비는 절대적 빈곤의 관점..즉, 생존을 위한 최저수준을 보장하기 위한..)의 최저생계비는 그리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빈곤의 의미는..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의 의미가 아니라..점점 더..’상대적 박탈감’이라는..불평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최저생계비로 생존은 가능하지만..빈곤층의 삶의 질은 너무나 낮을 것이라는 점..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너무나 클 것이라는 점..을 체험을 하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체험을 통해 느낀 다른 생각..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

그동안 그것에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책상에서 하는 공부..머리로 하는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그런 생각에 매몰되어서..제 자신을 옭매었었구요..

경험을 통해 느끼고..배우고..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배우는 공부가 얼마나 큰 것인지..

조금씩 조금씩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경험이 더 쌓이면..더욱더 현명해질 것이라는 믿음도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옹졸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 된 최저생계비 체험을 마치며..이번 체험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끄미 (온라인 체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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