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1-12-04   462

초겨울, 자선냄비를 마주한 중증장애인의 길거리 농성

한달 생계비 26만원, 생존권을 위한 외침

12월 추위와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를 마주하며 명동성당 앞에서 뇌성마비 1급 중증여성장애인 최옥란씨가 12월 3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 동안 생존권쟁취와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농성을 시작했다.

최옥란씨는 청계천에서 노점을 하다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면서 수급권자가 되었다. 노점에서 버는 수입 때문에 노점운영과 수급권 중 택일을 요구받았고, 영구임대주택에 살기 위해서는 노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급자가 된 후 한달에 지급받는 급여는 고작 26만원. 영구임대아파트 임대료 16만원, 한달치 약값 13만원, 통원치료에 드는 교통비 12만원. 남는 것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이러한 현실은 최옥란씨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반 수급자들도 생계급여가 모자랄 지경인데, 교통비와 의료비 등 추가비용이 드는 장애인 수급자는 현재의 최저생계비로는 도저히 최저생계를 할 수 없다. 내년 최저생계비가 3.5% 올랐다고 하나, 1인가구의 경우 1만8천원 정도가 오를 뿐이니, 말 그대로 새발의 피!

최옥란씨는 장애인, 노인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수급자의 현실에 맞게 가구유형별로 최저생계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실제 소득과 부양비와 무관하게 수입을 잡아버리는 현행 제도운영의 문제점, 최소한의 주거와 건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 최옥란씨의 길거리 농성이 계속되는 동안 서명운동과 거리캠페인이 동시에 진행된다.

최옥란씨는 “이번 농성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많은 수급자들이 주체가 되어 벌이는 생존권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옥란씨는 과도한 요구를 위해 명동성당에 선 것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외침을 우리가 듣기를 원하는 것이다.

앞으로 농성단은 12월 3일부터 8일까지 명동성당 앞에서 매일 농성을 벌이며 서명운동과 거리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12월 5일 12시에는 광화문정부종합청사앞에서 최옥란씨 생계급여반납집회, 12월 8일 12시에는 명동성당 앞에서 정리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최옥란씨를 비롯한 농성단은 지금 당장 몸을 녹일 가스비 및 농성비용도 마련하지 못해 어렵게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생존권쟁취를 위한 최씨의 농성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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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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