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07-07-24   1029

[4기 시민운동 현장체험②] 편견과 빈곤의 덫에 걸린 사람들

복지학교 2강 ‘사회복지인과의 간담회’ 를 듣고

7월10일 화요일, 복지통합조사계장님과,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선생님 그리고 2004년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참가자 3분과 함께 최저생계비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실제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참여연대 2층 강당에 모였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최저생계비에 대한 첫 번째 강의 이후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해 본 분들을 통해 최저생계비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여서 굉장히 기대가 되었다. 강연은 공무원 선생님들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소개와 설명, 그리고 일선 공무원으로서의 힘든 점과 제도의 문제점 등을 먼저 이야기 하고, 다음으로 2004년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참가자 분들에게 질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사회복지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복지학교 참가자들

첫 번째로 복지통합조사계장 선생님과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선생님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와 최저생계비와 관련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탄생배경 및 의의, 수급자 보장 절차, 수급자 선정기준, 수급자의 유형 등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선생님의 강연 중 무엇보다 흥미 있고 놀라웠던 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로 공무원 1인당 담당하는 수급자 가구수였고, 두번째는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적인 측면이었다. 몇 해 전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을 때 담당했던 가구수가 무려 780가구였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공무원 1명이 780가구를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매년 공무원이 증가하고, 공무원의 증가로 국가기관이 비효율적으로 비대해져 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반대로 사회복지 분야는 공무원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제도의 시행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 할지라도 실제에서 이런 식으로 적용이 된다면 적절한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

최저생계비, 과연 현실적인가

두 번째로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적인 측면이었다. 국가로부터 보장받는 수급권자에게 그들의 욕구충족과 문제해결에 적정한 수준의 급여가 주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 가구별 최저생계비

첫째, 생계급여를 살펴보면, 생계급여는 최저생계비와 소득인정액을 비교하여 소득수준과 가구규모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으나, 생계급여 수준 자체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둘째, 주거문제는 일상생활의 기본 수요로 가장 중요한 항목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생활비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주거비에 대한 지원이 너무 미약하다. 셋째, 교육급여는 현재 고등학교의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로 필요한 참고서 구입 비용이나 교복값, 그리고 오늘날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교육비와 관련된 지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급여수준의 형평성 문제를 보면, 일단 수급자로 선정되면 얼마만큼의 소득보장비가 필요한 가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일률적인 기준인 가구원수에 따라 동일한 보장액이 지급되는 수평적 형평성을 적용하여 최저생계비가 지급된다. 그리고 비계측연도에 적용되는 매년 3%의 일률적 인상은 현실과 맞지 않다. 실제로 2004년인 계측연도에는 7%가 인상되었으며, 매년 3%의 일률적 인상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일률적인 인상이 아니라 현실을 감안한 탄력적인 인상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어야만 최소한의 생활 영위가 가능하다고 한다.

▲ 사회복지인과의 간담회를 듣고 있는 김성갑씨(오른쪽)

가난은 게으름과 무능 탓? 편견과 빈곤의 덫에 걸린 사람들

이어서 2004년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참가자들과의 질의가 이어졌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은 2004년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참가자이자 실제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이신 어머님이었다.

이 강연을 듣기 전까지 수급자들의 삶이 그냥 막연히 힘들겠지, 혹은 다른 사람들처럼 수급자들의 어려운 생활이 무능과 게으름 때문이라고 탓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참담하기까지 했다. 어머님은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다. 부족한 정부의 지원금과 시설의 부족으로 어머님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져만 간다. 원래는 수급자도 아니었고, 열심히 일해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장애아를 키우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가 되었고, 빚에 눌려서 신용불량자가 될 처지에 있다고 한다. 누가 이 어머님을 무능하다고, 게으르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구보다 고통스럽고, 치열하게 자신의 아이와 가정을 지키려 노력하는 이 어머니에게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의 빈곤층, 가난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런 사람들이라고 한다.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국가의 보조금으로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쳐 보아도 현실의 벽 앞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려야만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내가 오해했던 사실들 때문에 많이 부끄러웠고,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는 비닐하우스촌과 쪽방을 체험하러 간다. 조금은 걱정스럽지만 이러한 강연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체험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

>>희망업 최저생계비 캠페인 카페 바로가기

참여연대는 지난 7월 2일부터 7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참여연대와 함께하는 시민운동 현장체험’을 진행했습니다. 복지학교 ‘거침없이 희망UP! 최저생계비를 말하다’ 참가자들은 최저생계비를 주제로 총 11회에 걸쳐 강연과 토론, 체험, 직접행동을 실천했습니다. 지난 7월 10일에는 두 번째 순서로 사회복지전담공무원, 2004년 체험자인 수급자 어머니, 체험자 등과 함께 ‘사회복지인과의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 글은 복지학교 현장체험에 참가한 김성갑씨가 이 날 프로그램을 마치고 느낀 점을 정리한 후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후기는 인터넷참여연대를 통해 연재 중입니다.

김성갑 (복지학교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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