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최저생계비, 경계가 아닌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희망UP 캠페인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본격 돌입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오늘(7/1)  오후 2시 성북구 삼선동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희망UP 캠페인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지난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은 최저생계비로 살 수 있는 최저생활 수준을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확인하고, 최저생계비 실제 계측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1999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고시되어 온 최저생계비는 법령상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너무 낮은데다, 지난 10년 동안 인상폭 또한 지나치게 제한되어 기초생활수급자의 생활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으며 일반 가구의 소득· 지출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캠페인은 최저생계비만으로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일대에서 직접 한 달을 살아보는 ‘장수마을 한달나기’의 오프라인 캠페인과 참여자가 본인 집에서 최저생계비로 생활하는 ‘내집에서 한달나기’의 온라인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또한 많은 시민들과 국회의원 및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위원 등 정책결정자들이 우리 사회의 빈곤현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릴레이체험도 진행한다.

2010.7.1 희망UP캠페인 첫째날. <사진:정김신호>

이태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고, “한달 체험자들의 경험이 개인적으로 간직되는 것이 아니라 체험에 참여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최저생계비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를 정책의 쟁점으로 상승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선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은 최저생계비의 문제점으로 ▶최저생계비의 지속적인 상대적 수준저하 ▶아동, 장애, 노인가구 등 가구별유형별 특성의 미반영 ▶지역별 최저생계비의 미반영 ▶비계측년도의 최저생계비 산출과정상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였다. 이어서 남기철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은 이번 캠페인에 대한 전반적인 사업개요와 삼선동에서 한 달간 진행될 사업에 대해 소개하였으며 한 달간 삼선동에서 지내게 될 직장인 장일호씨가 한 달 체험단들이 지켜야할 체험수칙에 대해 간략히 발표하였다.

7월 한 달간 진행될 이번 캠페인의 릴레이체험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 전병헌 정책위의장,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비롯하여 민주당 주승용, 최영희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홍희덕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및 일반시민들도 릴레이체험에 참여해 우리 사회의 빈곤현실을 직접 체험할 예정이다. 한편 오늘 기자회견에는 김영배 신임 성북구청장이 참석하여 체험단을 격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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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 캠페인을 다시 시작하며

최저생계비, 경계가 아닌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확히 6년 전 오늘, 2004년 7월 1일, 우리는 오늘처럼 무더위가 시작되고 장마를 앞둔 시점에서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캠페인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캠페인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현재의 최저생계비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도 보장하지 못한 채, ‘죽지 않을 정도’인 말 그대로 ‘최저생존비’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6년이 흐른 이번 여름 최저생계비가 바로 생활의 수준인 사람들에게 우리의 체험이 미력하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다시 시작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의 선정기준이자 급여기준이며, 보육료지원, 긴급복지지원 등 많은 복지제도 운영의 기준선으로 활용되고 있는 최저생계비는 법령상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너무 낮아 저소득층의 최저생활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최저생계비는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수급권자의 가구유형 등 생활실태, 물가상승율 등을 고려하도록 되어있으나 비계측년도에는 물가상승율만 고려한 결과 그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습니다. 현 추세대로라면 10년 후인 2020년에는 중위소득 대비 23%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여연대가 지난 2004년에 이어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 캠페인을 다시 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각종 통계지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득수준이 일정 수준 이하인 절대빈곤층은 2000년대 이후 좀처럼 줄지 않고 있고, 상대빈곤율은 지난 20년간 두 배 가량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수는 10년째 3% 수준에서 변화가 없습니다. 빈곤층임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되지 못해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람들은 410만 명으로 전인구의 약 8.4%나 됩니다. 이렇게 수백만의 사람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최저생계비입니다. 최저생계비의 낮은 수준과 불합리한 결정방식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체험을 시작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평소 살지 않던 낯선 곳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인데다가, 비가 새지는 않을까 씻는 것과 먹는 것은 어떨까 한두 가지가 아닌 걱정과 불편함이 우리들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최저생계비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삶입니다. 한 달이 아닌 일상입니다. 걱정을 안고 최저생계비를 ‘체험’하겠다고 나선 우리들은 단지 이들의 삶을 짧은 시간동안 경험해 보고자 할 뿐인 것입니다.

우리가 체험하고자 하는 것은 최저생계비로 살 수 있는 삶의 수준입니다. 평소와 다르게 아끼고 또 아껴 살아도 최저생계비를 초과하여 지출할 수도 있습니다. 2004년 첫 번째 체험의 결과 체험단 5가구 모두 최저생계비 대비 최소 5.31%, 최대 45.46%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150만 명에 달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과, 수급자가 되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 410만 명이 최저생계비로 혹은 그 이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 최저생계비라고 하지만, 과연 최저생계비가 보장해 주는 삶의 수준이 어떤 것인지 우리의 눈과 몸으로 겪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작된 후 세 번째로 정부가 가계부조사를 통해 최저생계비를 실제로 계측하는 해입니다. 희망UP 캠페인은 단순히 최저생계비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저생계비를 현실화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최저생계비 현실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위한 동력이 되어 줄 것입니다.

정부와 최저생계비 결정의 주체인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예산부처는 삼선동과 동자동에서 한 달을, 하루를 살아본 사람들, 내 집에서 최저생계비로 살아보는 사람들의 체험담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눈과 몸, 마음에 담아 전하는 목소리를 정책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희망 UP’ 캠페인을 위해 자원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이 캠페인이 최저생계비의 경계에 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별첨: 기자회견 자료기자회견자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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