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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0
  • 2020.04.01
  • 541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권리, 청소년부모의 부모권 실현을 위한 제언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

기록 및 인터뷰 : 김경희, 이조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지난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5, 6차 대한민국 국가보고서'에 대해 "학교에서의 성교육, 임신기간·출산 지원 서비스, 산후조리의 강화와 양육지원의 보장을 통해 청소년 임신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권고했다. 1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장관에게 학생의 임신·출산 시 산전후 요양기간을 보장하고 그 기간 동안 학업손실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 학습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가운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에 제도적 사각지대까지 더해져 청소년부모와 아이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청소년부모의 생활실태 조사를 한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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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7일 개최한 청소년부모가족 현실과 개선방안 국회토론회. 맨 왼쪽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 /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현재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한국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던 미국인 리처드 보아스 박사에 의해 2007년도에 설립됐다. 리처드 보아스 박사는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입양을 보내는 미혼모가 많은 것을 보고 미혼모와 당사자단체를 돕기위해 이 단체를 설립하였다. 2012년도에 사단법인으로 틀을 갖추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당사자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교육, 긴급주거, 출산지원 등 직접지원 사업을 하고, 정책포럼 등 정책연구사업을 진행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해 당사자들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취업지원 사업인 홀로서기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더불어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한부모를 뜻하는 다양한 말이 있다.

한부모는 한부모가족지원법 등에 사용되는 법적 용어이다. 사별가정, 이혼가정, 청소년 한부모가정 등 다양한 대상을 포함하는 용어다. 정부에서 미혼모⋅부가 아니라 비혼모⋅부를 쓰자는 권고를 했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이름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미혼모라는 단어를 계속 쓰겠다고 의견을 밝히는 분도 있고, 오히려 한부모라는 용어를 차별적으로 느낀다는 당사자들도 있다. 다양한 이유로 아이를 혼자서 양육하겠다고 선택했는데 양육자나 보호자라고 불리면 되는데 굳이 한부모로 계속 호명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올해 초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청소년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발표하기까지의 과정과 내용 설명을 부탁드린다

한부모 아동멘토링을 하는 비영리단체, 서울시한부모지원센터, 아동그룹홈 등 한부모 지원 관련 일을 10년 정도해왔고, 한부모지원네트워크에서 일하게 된 지는 3년이 되었다. 이전에 공인중개사로 일한 적도 있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부모 입장이기도 해서 이 활동에 애착이 있다. 활동하던 중 4~5년동안 가출생활하다가 혼인신고 후 아이를 낳아 기르는 청소년부부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니,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당시 이러한 청소년부부를 지원하는 곳은 없었기 때문에 위기청소년·미혼모 지원활동을 하는 킹메이커라는 작은 교회가 운영하는 단체로 연계하였다. 킹메이커는 성도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월세보증금을 모아주거나 하는 등 도움을 주었지만, 우리 단체의 도움도 필요하다 판단되어 KDB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부모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도록 임신·출산·양육을 지원하는 트라이앵글 사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아름다운재단 공모사업에 지원해서 <청소년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하였다.

 

<청소년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청소년부모 315명(만 24살 이하, 평균 나이 18.7살)을 상대로 면접·설문조사 한 결과를 담았다. 청소년부모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의 월평균 수입은 100만 원을 넘기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주거 역시 위태로왔다. 절반 이상이 월세로 살고 있으며, 임신과 출산 기간에 모텔이나 찜질방 등에서 지냈다고 답한 청소년부모도 적지 않았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았다. 청소년부모에 대한 경제·주거 등 지원제도는 갖추어지지 않아서 청소년부모는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래서 흔히 뉴스에 보도되는 청소년부모의 사건사고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를 통해 만나본 청소년부모들의 모습은 어떠했나

이들을 만나기 위해 페이스북이나 10대 맘카페 같은 곳을 활용했다.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청소년부부 관련 비밀카페, 채팅방 등에는 연락이 닿는 당사자들에게 홍보비를 주고 해당 게시판에 홍보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났던 청소년부부의 대부분은 원가족의 방임, 가족해체, 학대를 경험한 분들이 많았다. 다수가 가출 경험이 있고, 임신중절 경험도 있었다. 출산양육에 대한 준비할 여력이 없이 아이를 미안해서 낳기도 하고, 비용이 없거나 시기가 늦어져 낳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나이가 어려서 조산도 많고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자가출산하는 경우도 많다. 임신 기간 중에 병원을 한 번도 안 간 경우도 많고, 총체적 난국이다.

 

통계상으로 2018년 국내 15~19세 합계출산율은 0.98%, 출생아 수는 1,292명이다. 출생아 중에서 60%이상은 입양을 보내고, 직접 키우는 비율은 아주 낮다. 청소년부모에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양육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기회를 줘보자는 것이다. 충분한 여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양육을 한다면 임신에 대해 신중해지기도 할 것이고,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에 대해 차분히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다.

 

청소년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주로 무엇이었는가

가족과의 불화, 정서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선 집중한 것은 생계와 주거의 어려움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우 지원받은 생계비를 저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유가 주거 안정을 위해서였다. 이들이 주거지원을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들은 사실 신혼부부이기 때문에, 신혼부부 전세임대, 신혼부부 매입임대 등을 신청할 수 있는데 자신들이 대상에 해당되는지 정보를 알지 못하고 신청 절차, 구비 서류 등이 복잡해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정보만 알려줘서는 지원정책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정부의 주거지원정책에 신청한다 하더라도 청소년부부의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부모의 학대 등의 문제가 있는 청소년부모는 결국 정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간혹 공무원이나 사람들은 ‘시설 가면 다 해줄 텐데’라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시설에 가도 다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는 임신 3개월 이후부터 들어갈 수 있고,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6개월까지밖에 있지 못한다. 또 지역사회에 나와도 적절한 주거도 없이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시설은 각 지역마다 있지도 않다. 어차피 지역사회로 나와야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역사회에 정착할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문제도 빈번하다. 금융교육이 잘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19세가 넘어 성인이 되면 당장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다. 당장에 돈이 필요하고 1금융권은 어려우니 제2,3금융권을 이용하게 되고, 또 그런 곳에서는 서류를 꾸며서라도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결국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빚을 지는 등 채무의 늪에 빠지는 사례가 생긴다.

 

청소년한부모의 경우 자녀출생신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청소년한부모 입장에서 출생신고는 무척 어렵다. 특히 미혼부가 힘들다. 우리나라의 출생신고는 기본 엄마가 할 수 있다. 미혼부가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려면 생모의 인적사항을 몰라야 하고, 법원에 유전자검사 자료를 내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면 보정절차를 진행하는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미혼모도 자가출산일 경우 출생신고가 어렵다. 출생증명서면이라는 게 있는데 자가출산했거나 길거리 출산을 했을 경우 분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증인을 서주면 신고가 가능하다. 이런 절차들을 동주민센터에 출생신고 담당하는 분들도 잘 모른다. 그러니 청소년부모에게 법원으로 가서 출생신고 관련 절차를 스스로 진행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청소년부모에 대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청소년 부모의 대다수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고 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자녀를 양육하는 청소년 부모를 지원 대상으로 하는 법이 없다. 청소년부모가 그나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법제도로 청소년복지지원법에 따른 청소년 특별지원,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청소년 한부모 지원 제도가 있지만, 두 법 모두 자녀를 양육하는 청소년부모를 명확히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아서 사각지대가 많다. 청소년부모는 기초생활수급 지원 대상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도 하다.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청소년 부부에게 부모가 있으면 이들을 부양의무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청소년 부부는 생계가 어렵더라도 지원받을 수 없다.

 

우리단체에 긴급생계비 요청을 한 청소년미혼모를 돕다가 긴급복지지원법에 미혼모가 대상이 된다는 걸 찾아냈다. 소득이 미미할 경우 긴급복지지원법으로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자체별 조례 유무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랐다. 청소년부모를 긴급복지지원법의 지원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활동을 해왔고, 관공서·여가부 등이 청소년부모가 긴급복지지원법 대상이 된다고 직접 홍보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긴급복지지원법에서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경우 주거지원 대상도 되는데, 충분하진 않지만 주거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는 근거법이다. 청소년부모의 경우 긴급복지지원법을 적극 활용하고, 기초생활보장법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는 등 제도개선을 통해 정부의 안전망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최근 국민참여예산에 청소년부모에게 신혼부부전세임대 본인 부담금을 완화시켜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서 사례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청소년부모에게 돈만 지원하는 방임복지는 한계가 있다. 긴급복지지원을 통해서 기초생활수급까지 받게 되면 기저귀 지원, 의료비 지원도 가능해지는데 철저히 비용지원 중심이다. 지역별 통합사례관리팀에서 청소년부모에 대해 부모교육, 양육교육 등을 의무로 진행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부모교육과 양육교육을 의무로 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 복지급여만 지급하는 게 아니라 필수교육을 반드시 받게 하는 방식으로 당사자들의 성장을 촉진해 나갈 수 있다.

 

2020년 한부모가족지원 예산 중 청소년한부모 자립지원 예산이 2019년 대비 12.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관련 예산 증액의 필요성에 대해 얼마나 공감는가.

해당 예산이 감소한 건, 출산율 감소와 청소년한부모 자립지원 예산 중 불용액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청소년한부모들은 지원제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자산형성계좌 같은 거 챙길 여유도 없다. 단순히 해당 제도의 예산을 증액하는 것보다 이들이 자립할 수 있게 지원하는 베이스로서의 사례관리를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 청소년부모가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려면 근로능력이 없음을 의사에게서 우울증이나 신체적인 문제, 질병 등으로 근로능력 없음을 판정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청소년부모 중 가출, 학대 경험, 이로 인한 자존감도 낮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다. 이들에게 금전적인 지원, 돈만 벌어서 생계를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자립이 아니다. 말그대로 ‘자립’할 수 있게끔 정서적인 안정, 자립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지원, 지역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 등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개별사례에 맞는 지원은 다를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정밀한 사례관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올해 주요 활동계획으로 청소년부모 지원, 가정위탁제도 개선, 낙태죄 관련 제도 마련, 위기임신출산 지원 구축체계 방안 마련 등 활동 계획으로 가지고 있다. 저출산이라고 말은 많지만 돌봄체계라든지 청소년부모 등 사각지대는 주목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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