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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1.10
  • 1301
IMF 이후 실직 노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역 부근의 경우 98년 4월 약 500여명이, 7월에는 1,400여명, 8월에는 1,800여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 전역의 노숙자 수는 약 2,4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98년 12월까지 약 3,300여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역 노숙자 상담소에서 4월 13일부터 7월 20일까지 상담한 1,03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실직 노숙자들의 실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노숙자들의 연령 분포상태를 살펴보면 최근에 발생한 노숙자들은 30,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30대가 전체의 35.8%로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40대가 33.3%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기존의 만성적인 노숙자들이 중ㆍ고령화되어 있는 것과 비교 되는 현상으로서 30, 40대의 왕성한 근로능력이 있는 인구집단들이 실직으로 인해 노숙자로 전락하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노숙자들의 가족관계를 살펴보면 이들이 노숙생활에 이르는 경로의 한 단면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이들의 대다수는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분석 사례 898명중 388명이 결혼한 경험이 없는 미혼자로서 43.2%에 달했다. 이 비율은 미확인자 109명을 제외하면 약 49.2%로서 거의 절반에 달하는 비율이다. 또한 기혼자 중에서도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별거(24.0%), 이혼(11.9%), 사별(3.8%) 등의 사유로 가족이 해체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곧 바로 노숙생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미혼으로서 혈혈 단신이거나 가족관계가 취약한 계층부터 노숙자로 전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표1] 가족형태






































































가족형태 미혼 기혼 미확인
동거 별거 이혼 사별
빈도 388 45 215 107 34 109 898
백분율 43.2 5.0 24.0 11.9 3.8 12.1 100


노숙자들의 직업이동 경로를 살펴보면 이들이 노숙생활로 전락하는 계층적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직업이동 경로는 양적 분석보다는 개별적인 사례를 심층분석함으로써 가능하지만 최종직업의 분포상태를 살펴봄으로써 전체적인 윤곽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건축일용노동자 출신이 전체의 34.9%로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영세 서비스 관련 종사자들이었다. 서비스 관련 종사자는 운전, 주방보조, 판매, 구두수선 등과 같은 빈곤계층이 종사하는 직업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서, 전체의 21.4%가 노숙하기 직전에 이러한 직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소규모 공장 노동자 출신이 14.3%, 영세 하청업 경영자가 7.6%, 중ㆍ대규모 공장 노동자 6.2%, 사무직 5.4%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건축 일용 노동, 영세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노숙자로 전락하는 가능성이 가장 높았고, 이는 이러한 직업이 고용의 불안정성과 임금과 소득수준이 열악하였다는 점에서 당연한 귀결으로 판단된다.

[표2] 노숙자의 최종작업


















































































































구분 빈도 백분율(%)
영세 하청업 경영 68 7.6
건축 일용 노동자 313 34.9
소규모 공당 노동자 128 14.3
중,대규모 공장 노동자 56 6.2
사무직 49 5.4
서비스업(운전,주방보조, 판매, 기타 서비스업) 192 21.4
1차산업 종사자(농수산업, 광업) 35 3.9
만성실직자 4 0.4
기타(미확인) 53 5.9
898 100.0


한편 노숙자 중 영세 하청업을 경영하였던 사람들이 7.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은 최근의 한국경제의 위기국면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들의 출신 배경을 살펴보면, 영세 서비스업 종업원 이었거나 소규모 공장노동자로 젊은 시절을 보낸후 자립의 기반을 닦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경제 여건의 악화와 같은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공장 노동자와 사무직 등 정규직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약 20%에 달하고 있음은 우리 사회 전체의 고용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실업이 장기화 될 경우 다양한 부분의 실직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일 수도 있다.

노숙기간을 살펴보면, 첫째,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6개월 미만으로써 비교적 최근에 노숙생활을 시작했으며, IMF와 경제위기, 그리고 대량실업문제가 대두된 이후에 노숙자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둘째, 매월 1주일 미만의, 이제 막 노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표3] 월별 노숙기간




































































































































노숙기간/월 4월 5월 6월 7월
1주일미만 5(22.7) 12(19.0) 41(14.6) 67(24.9) 125(19.7)
1주일-1개월 10(45.5) 16(25.4) 74(26.3) 71(26.4) 171(26.9)
1-6개월 4(18.2) 25(39.7) 131(46.6) 105(39.0) 265(47.7)
6개월-1년 3(13.6) 3(4.8) 27(9.6) 17(6.3) 50(7.9)
1년 이상 0 7(11.1) 8(2.9) 9(3.4) 24(3.8)
미확인* 0 27 93 143 263
계** 22 90(63) 374(281) 412(296) 898(635)


서울역 부근 노숙자들이 노숙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생활했던 거주지는 서울시가 41.9%, 경기도가 22.5%로서, 과반수 이상이 서울ㆍ경기 지역 출신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분석 대상이 서울지역의 노숙자 였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출신 지역의 분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또하나의 현상은 전국 각지에서 서울역 부근으로 몰려들어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경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부산·경남지역이 10.1%로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 충남, 전남의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농촌지역의 비중이 높은 충북, 강원, 전북 지역의 노숙자 비중이 낮은 반면, 도시화와 산업화 비중이 높을 것으로 간주되는 지역에서 노숙자 발생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적이었다.

[표4] 서울역 부근 노숙자의 원거주지






































































































































구분 빈도 백분율(%)
서울 387 41.9
인천ㆍ경기도 208 22.5
대전ㆍ충청남도

62 6.7
충청북도 10 1.1
강원도 27 2.9
전라북도 23 2.5
광주ㆍ전라남도 50 5.4
대구ㆍ경상북도 44 4.8
부산ㆍ경상남도 93 10.1
제주도 6 0.7
미확인 13 1.4
923 100.0


상담소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취업과 잠자리, 의복과 담요, 의료서비스 등 복합적인 욕구를 드러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가 1순위인 욕구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작업은 현재의 노숙자의 특성과 그 원인, 그리고 대책에서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욕구의 분포상태를 살펴보면, 취업에 대한 욕구가 우선 순위 1순위에서 57.1%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다음으로 잠자리와 귀향 등의 순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잠자리와 취업을 동시에 요구하지만, 취업을 통해 생계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를 더 시급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 공사판에서의 부상, 각종 산업재해로 인한 질병, 노숙생활 중의 질병과 부상 등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전체의 11.8%에 달했지만, 우선순위 1순위에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생활 중에 소지품 분실과 각종 비행과 범죄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많아서 이러한 문제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노숙자 중 주민등록을 분실한 사례가 전체의 13.2%에 달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상황이 우선순위 1순위 욕구에서는 뒤로 밀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이 나타내는 바는 여타의 욕구들이 덜 중요하다는 측면이 아니라, 취업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대책의 핵심이 되어야 함을 제시하는 것이다. 노숙자들이 취업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다른 욕구가 해결되어서 혹은 다른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숙소, 의복, 목욕, 의료 등의 욕구는 노숙생활을 통해 견디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정원오/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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