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7 2007-07-01   2514

최저생계비 계측 대안 모색

최저생계비 계측 대안 모색

김미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연구본부장)

1. 들어가는 글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까지 5년 2004년 법 개정으로 향후에는 3년 단위로 계측조사가 이루어져야 함.

에 한번씩 계측되던 최저생계비는 절대적 빈곤관에 따른 절대적 최저생계비로서 전물량 방식(마켓바스켓방식)으로 계측이 이루어졌다. 전물량 방식(마켓바스켓 방식)에 의한 최저생계비 계측은 연구자의 주관(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방식이다. 필수품 선정, 사용량 및 내구년수 결정, 가격 결정 시 연구자의 자의성을 배제하려고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통계기법을 이용하나, 자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표준가구의 설정, 가구균등화 지수 등에서 연구자의 자의성이 개입될 수 있다.

이 결과 최저생계비 심의ㆍ의결기구인 중앙생활보장위원회 및 전문위원회에서의 합의과정에서 비생산적인 논의를 반복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1999년 최저생계비의 경우 담배, 가구단위 외식 등이 필수품인지 아닌지에 대한 쟁점이 형성되었으며, 2004년 최저생계비의 경우 핸드폰, 가구단위 외식 등의 필수품 여부와 표준가구, 지역구분, 가구균등화 지수 등에서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학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는 상대빈곤선 도입 또는 합리적인 대안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마켓바스켓 방식 외에 반물량 방식, 주관적 방식, 상대적 방식 등의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을 검토하고, 우리 사회의 가장 적합한 모형 제시하고자 한다.

2. 빈곤의 개념 및 최저생계비 계측이론

빈곤의 사전적 의미는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활수단이 부족한 상태” 즉, “자원의 결핍으로 인해 기본적인 물질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태”이다. 빈곤을 이와 같이 정의하면, 저개발 국가의 빈곤은 놀랄 것이 없지만, 전반적인 생산력 수준이 모든 국민을 충분히 먹여 살리고도 남음이 있는 선진국에서도 빈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랄만한 현상이다. 이는 빈곤의 문제가 분배의 불평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빈곤 정의의 핵심은 첫째, 자원이 기본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적절치 않은 상태이며, 둘째, 빈곤에 대한 공동체의 인식을 체현하는 것이어야 한다(Saunders, 2004)는 것이다.

이러한 빈곤여부를 가르는 선이 바로 최저생계비이다. 최저생계비는 계측방식에 따라 절대적 Veit-Wilson(1998)은 절대적 빈곤선과 상대적 빈곤선을 각각 규범적 빈곤선과 경험적 빈곤선으로 지칭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절대적 빈곤선이 그 원래의 의미, 즉 ‘신체적 효율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라는 의미보다는 마켓바스켓방식(MBM)을 지칭하는 의미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는 좀 더 타당한 명칭으로 보인다(여유진 2005).

, 상대적, 주관적 최저생계비로 분류된다. 절대적 최저생계비는 다시 전물량 방식과 반물량 방식으로 나누어 진다. 전물량 방식은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모든 품목에 대하여 최저한의 수준을 정하고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최저생계비를 구하는 방식으로 1899년 Rowntree가 영국의 York시의 빈곤을 추정하는데 처음으로 사용한 방법이다. 동 방식은 전문가가 사치품과 고가품을 배제하고 필수품만을 마켓바스켓에 포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마켓바스켓 구성에 있어서 전문가의 자의성이 개입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물량 방식은 미국의 Orshansky(1963)에 의해 전물량방식을 간소화한 방식으로 영양학자에 의하여 계측된 최저식료품비에 Engel 계수의 역수(미국의 경우 3)를 곱한 금액을 최저생계비로 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각 생필품에 대한 최저지출비를 모두 더하는 방법보다 간편한 것이 장점이나 어떤 계층의 Engel 계수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상이한 최저생계비가 산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상대적 최저생계비는 박탈지표방식과 소득 또는 지출의 일정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구분된다. 박탈지표 방식은 P. Townsend 에 의하여 제한된 방식으로서 일반적으로 고소득층은 대부분의 항목들을 향유하는데 비하여 저소득층은 극히 일부분의 항목들을 향유하는데 그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방식이다. 즉, 소득계층별 향유품목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소득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최저생계비로 보는 것이다. 한편 소득 또는 지출의 일정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은 평균 또는 중위 소득 및 지출의 일정비율을 최저생계비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OECD의 경우 중위소득의 40%, 50%, 60%를 빈곤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들은 절대적인 최저생계비가 갖는 단점들을 해소하는 측면이 있으나, 박탈지표 방식의 경우 박탈지표 항목의 구성에 전문가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가 있다. 그리고 일정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의 경우 소득이나 지출의 몇 %가 빈곤선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가 되어야 하나 이를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주관적 방식은 사람들의 주관적인 평가에 기초하여 최저생계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은 자신이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주관적 방식에는 본인 평가에 의한 방식과 제3자적 평가에 의한 주관적 최저생계비로 구분할 수 있다. 본인의 평가에 의한 주관적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은 라이덴(Leyden)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된 기법으로, 자기 자신의 가족이 근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에 대해 내린 평가를 종합해서 빈곤을 정의하는 방법이다. 즉, 주관적으로 느끼는 최저생계비는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은 본인소득보다 높게 응답하고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은 본인소득보다 낮게 응답한다. 이 때 소득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최저생계비와 일치하는 소득을 최저생계비로 간주하는 것이다. 반면에 제3자적 평가에 의한 주관적 최저생계비는 미국의 갤럽여론조사의 다음과 같은 설문 즉 ‘당신이 사는 곳에서 4인 가족이 근근이 살아가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은 얼마입니까?’라는 설문을 바탕으로 최저생계비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본 방식은 1974년 L. Rainwater가 1946년부터 1969년까지의 갤럽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매우 안정적인 결과를 얻음으로써 일반화된 계측방식이다. Rainwater는 동 연구를 통하여 평균소득과 근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득과의 관계는 최저 46%에서 최고 58%로 양자간의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주관적 최저생계비는 사람들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느낌이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다. 첫째, 최저생계비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설문의 구성문제이다. Rainwater가 갤럽여론조사의 설문지 중 “이곳에서 4인 가족이 근근이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돈은 얼마입니까”라는 문항을 바탕으로 최저생계비를 추정하자 Kilpatrick은 실제의 최저생계비는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반기를 제기하고 있다. 둘째, 최저한의 생계비란 설문의 의미를 응답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그 추정하는 것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응답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저생계비로 판단하느냐, 단순히 여가를 즐길 수 없는 수준으로 판단하느냐 등에 따라 최저생계비에 편의(bias)가 발생할 수 있다.

3. 전물량 방식의 대안

앞에서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았다. 모든 계측방식들은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바람직한 방식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전문가 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대안 모색에는 판정기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이론적 타당성을 지녀야 한다. 과학적 토대를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계측 방식들을 평가한다면 반물량 방식 중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Food-ratio method)’과 ‘주관적 방식(Leyden method))’이 보다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의 경우 기존 반물량 방식의 한계인 최저식료품비 산정에서의 연구자간 편차 문제를 우회할 수 있고, 목표 엥겔계수를 과거 최저생계비 연구의 결과를 조정하여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경제성장시 엥겔 계수가 하락하는 부분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주관적 방식의 경우 빈곤을 낮은 厚生狀態로 정의하고, 그 낮은 후생상태를 유발하는 所得水準 (즉 빈곤선)을 추정하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과학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계측수준의 정합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계측방식의 변경으로 기존 계측된 최저생계비 수준의 안정성이 손상되면 정책에 반영될 수 없다. 수준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상대적 방식 중 ‘사회적 합의 방식’, 반물량 방식 중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Food-ratio method)’, ‘엥겔방식’으로 최저생계비를 계측할 경우 수준의 안정성이 유지된다.

셋째, 계측자료(연구자)의 자의성이 가능한 한 적어야 한다. 자의성 개입이 가장 적은 모형은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Food-ratio method)’과 ‘주관적 방식(Leyden method))’이다.

넷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지표 수가 적어야 한다. 최저생계비 계측 시 투입되는 지표수가 적은 방식은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Food-ratio method)’모형, ‘사회적 합의방식’, ‘주관적 방식(Leyden method))’이 이다.

다섯째, 계측이 간편한 모형이 바람직하다. 계측의 간편성은 모형 판정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나, 계측이 간편할수록 설득력도 높아진다. 계측의 간편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식품비 비율 적용 방식(Food-ratio method)’모형, ‘사회적 합의방식’, ‘주관적 방식(Leyden method))’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합리적인 최저생계비 계측모형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타당성, 자의성, 정합성, 간편성 등의 가치들 중 어느 것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합리적인 모형은 달라진다. 또한 이들 가치들 간에는 서로 상충되거나 서로 교집합 관계에 있는 것도 있다.

따라서 관점 간 우선순위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의 판단으로는 최저생계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론적 타당성, 기존 최저생계비 수준과의 정합성, 연구자의 자의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합의 지표수와 간편성은 부차적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표 1〉계측모형 관점별 평가 결과 – 생략

4. 나가는 글

이상의 논의 결과를 종합하면 이론적인 측면에서는 반물량 방식 중 식품비 비율적용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여타의 방식들은 한두 가지 관점에서 보통 또는 미흡으로 판단되나, 동 방식은 여러 관점에서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상대 빈곤 퇴치에 보다 정책적인 무게 중심을 둔다면 상대적 비율 적용 방식 또한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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