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3 2013-01-15   3290

[동향1] 노숙인은 몇 명인가?

노숙인은 몇 명인가?

-2012년 전국노숙인실태조사 결과

 

이정규 l 한국도시연구소 홈리스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들어가며 – 노숙인은 몇 명인가?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노숙인’이라는 명칭을 통해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을 시기가 IMF 외환위기 이후이라는 점은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부랑인’이라는 이름으로 시설중심의 보호정책이 오랜 기간 진행되어왔고, 작년 6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노숙인 지원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확립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노숙인과 부랑인으로 이원화된 지원체계도 통합되어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노숙인 복지체계 전반이 일련의 발전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우리 사회에 노숙인이 몇 명이나 존재하고 있는지 아직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알기위한 노력 또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매년 정부와 지자체는 노숙인의 현황을 발표해왔고 그것을 근거로 정책을 전개해 왔으나, 전국의 노숙인의 규모라고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의 조사지역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필요한 만큼 자원이 투입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올해, 노숙인 실태조사의 중요성과 지속되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하여 공감하는 전국단위의 노숙인 복지시설 협의체와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전국 노숙인 실태조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전국 노숙인 실태조사는 크게 거리노숙인 일시집계조사 일시집계조사와 시설이용자 일시집계조사로 진행되었다. 거리노숙인 일시집계조사는 2012년 10월 16일과 17일에 걸쳐 실시되었고 전국의 노숙인 시설과 민간자원봉사조직 등이 참여하였다.

조사는 16개 광역자치단체와 111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약 180여명의 조사원이 참여했으며 대부분이 노숙인 시설 종사자와 아웃리치 상담원, 관련 자원봉사자였다. 시설이용자 일시집계조사 역시 거리노숙인 일시집계조사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진행되었다. 이는 거리노숙인과 시설이용노숙인의 수가 중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각 노숙인 시설은 조사기관에서 배포한 일시집계표를 2012년 10월 16일 23시 기준으로 작성하였고, 이를 토대로 전체 시설 이용자의 규모를 파악하였다.

 

 

전국의 노숙인은 13,262명

 

인구 1만명당 노숙인 수는 2.73명

2012년 10월 16일과 17일에 걸쳐 진행된 전국노숙인실태조사에서 확인된 거리노숙인과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13,262명이며, 인구 1만명당 약 2.73명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 중에서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은 1,811명이고 노숙인 시설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11,451명이다. 노숙인 시설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 일시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은 554명, 노숙인 자활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은 2,713명,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사람은 8,184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의 이용자이다.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 이용자는 8,184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노숙인 자활시설이 2,713명으로 20%, 거리노숙인이 1,811명으로 14%, 일시보호시설이 554명으로 4%를 각각 보인다.

지역별 거리노숙인과 노숙인시설의 분포를 살펴보면 거리노숙인은 서울, 경기, 대구, 인천,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또한 일시보호시설은 거리노숙인이 100명 이상 존재하고 있는 인천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에 설치되어있고, 특히 서울지역에 많은 수가 분포하고 있다.

노숙인의 전국 분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대규모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이다.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의 이용자는 서울지역에 가장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경남, 대구, 충북, 경기 등의 이용자의 수도 높게 나타난다. 이는 해당지역에 대형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확인된 거리노숙인은 1,811명

거리노숙인 일시집계조사를 통해 확인된 거리노숙인의 수는 모두 1,811명이다. 그 중 남성은 1,685명으로 전체의 93.04%이며, 여성은 121명으로 6.68%이다. 외관상으로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는 총 5명으로 전체 거리노숙인 중 0.28%이다.

각 광역자치단체별 거리노숙인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지역이 964명으로 가장 많은 거리노숙인이 존재하였고, 경기도가 227명, 대구지역이 127명, 부산지역이 101명으로 집계되었다. 각 지역의 거리노숙인 수의 비율은 서울지역이 전국 거리노숙인의 53.23%, 경기도는 12.53%, 대구지역과 부산지역이 각각 7.01%와 5.58%를 차지하였다.

인구 1만명 당 거리노숙인의 수는 전국적으로 0.36명이며, 서울지역이 0.98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대전지역이 0.59명, 대구지역 0.52명의 순으로 나타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거리노숙인이 발견되는 장소를 분류하여, 노숙 장소의 선택 유형을 알아보았다. 성별 거리노숙 장소 선택 유형을 살펴보면 거리노숙을 하는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거리나 광장 등을 선택하는 빈도가 매우 낮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남성의 경우 거리 및 광장에서 33.77%가 발견된 반면 여성은 13.22%가 거리 및 광장을 선택하였다.

반면 건물내부(38.02%)와 지하공간(34.71%) 등 자신을 보호할 수 있거나 행인들이 많아 자신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거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총 111지역의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거리노숙인을 집계하였으며 19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거리노숙인이 발견되었다. 거리노숙인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기초자치단체는 서울시 용산구로 297명이었고, 서울시 중구가 171명, 영등포구 132명, 종로구 75명 순이다. 그 외 지역으로 경기도 수원시가 122명, 충남 천안시가 72명, 대구시 북구가 63명으로 집계되었다.

 

시설 입소 노숙인은 11,451명

이번 조사를 통해서 파악된 전국의 노숙인 시설 이용자는 모두 11,451명이며 이중 남자는 8,612명으로 전체의 75.2%를 차지하였고, 여성은 2,839명으로 24.8%이었다.

노숙인 시설의 유형별 현황은 일시보호시설 이용자는 550명, 노숙인 자활시설은 2,649명,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은 8,219명, 기타시설은 33명이다.

이용자 성별 유형은 일시보호시설은 남성이 534명으로 97.09%, 여성이 16명으로 2.91%를 차지했다. 노숙인 자활시설은 남성이 2,476(93.4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노숙인 재활 및 자활시설 또한 남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여성이 2,650명(32.24%)으로 타 시설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별 지역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지역이 3,323명(29.02%)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652명(14.43%), 대구 1,220명(10.6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노숙인 시설의 지역별 분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역별 이용자 성별의 차이를 보면 남자의 경우 서울지역이 34.49%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반면, 여성의 경우 경기지역이 2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다.

 

정신과적 개입이 필요한 인원은 시설입소자의 22.4%

전체 노숙인 시설 이용자 11,451명 중에 심각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인원이 2,567명이었고. 노숙인 시설이용자의 22.4%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또한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인원의 51.5%가 여성으로 나타나고 있어, 시설 이용의 다수는 남성이 차지하고 있으나, 정신질환자의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노숙인 자활시설에 비해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에 정신질환자가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 전체 이용자 8,219명 중 2,397명(29.1%)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에서도 여성의 정신질환 유병율이 전체 여성입소자의 48.26%로 나타나 남성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비율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매우 낮게 조사되었다. 전체 시설이용자 중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자는 810명으로 7%로 조사되었다. 노숙인 시설별로 노숙인 재활 및 요양시설이 613명, 노숙인 자활시설이 197명이다.

 

 

나가며

 

발견되지 않은 더 많은 노숙인이 있다.

이번 전국노숙인실태조사는 조사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수행되었다. 그러다보니 조사지역이나 조사인력을 필요한 만큼 확보할 수 없었다. 조사의 사각지대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또한 날씨나 기온 등의 영향4)으로 평소보다 발견된 노숙인의 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요인들은 차후 조사를 통하여 노숙인의 증감을 판단할 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노숙인 실태조사와 정책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

노숙인의 실태조사를 통한 자료의 축적은 노숙인 정책을 평가하고, 정책의 개선점을 도출하기 위한 근거를 제시해준다.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에서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민간영역의 의지는 매우 강했지만, 제한된 자원 때문에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였다. 앞으로 보다 개선된 조건 속에서 수준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민관협력의 구조 속에서 노숙인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국 규모의 노숙인 실태조사는 적어도 봄과 가을에 걸쳐 연 2회 정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며, 분기별 혹은 월별로 대도시 등 표본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정기적으로 생산된 자료의 축적은 전국적인 노숙인 규모의 추이를 확인하게 하고, 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하며, 향후 정책의 수요를 판단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참고문헌 

 남기철, 2009, 「노숙인 복지론」, 집문당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2011, 「2011년 다시서기 사업보고서」

 서종균, 2010, “2010년 거리노숙인 조사 결과보고” 「2010년 전국홈리스실태조사 결과발표회 자료집」

 한국교회봉사단, 2009, “전국노숙인실태와 과제”, 「노숙인실태보고와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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