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2 2012-09-15   1797

[동서남북] 일촌공동체 활동 소개

일촌공동체 활동 소개

 

정석구ㅣ일촌공동체 상임이사

 

1천여 가구가 사는 서울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안에서 지난 5월 이후 100여일 동안 주민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최근 신문보도가 있다. 단지 안에는 서울시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관이 있지만 자살한 6명 가운데 단 한명도 사회복지관의 사례관리나 상담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신문은 주변 아파트 주민 여럿이 이곳을 ‘거지아파트’라 부르더라는 취재결과를 보도하면서, 자살한 이들은 재력·건강·소속(커뮤니티)이 없는 ‘3무 시민’으로 공공복지체계의 사각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사회경제적 빈궁에 처한 ‘절망형 은둔자’들에 대한 최근 기사도 있다. 기사는 돈·가족·친구가 없이 혼자 지내는 절망형 은둔자들의 “스스로 죽고 싶고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상황을 전한다. 이들의 자살이나 살인을 막는 근본 대책은 이들을 세상으로 불러내는 것이라고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돼 있다. “절망형 은둔자들의 범죄를 사회적 낙오자의 이상행동으로 파악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당사자들과 함께 이들의 처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직접 공동체를 구축해 ‘아래로부터의 해결책’을 도모하는 것이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원해야 할 국가의 역할을 함께 거론한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나라라고들 한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산업화고 누구를 위한 민주화였던가를 성찰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일인당 GDP가 2만불을 넘었고 산업생산력이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고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취약한 사회안전망 하에 일상을 불안과 고통 속에 살아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고 그 증가세 또한 매우 가파르다. 일자리, 주거, 교육, 질병, 노후문제 등 복합적 불안에 짓눌려 있는 사회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추동하는 시장의 운동에 대해 국가가 통제할 능력을 잃어버렸고 시민사회의 대응력도 취약하다.

 

이대로 계속 갈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반성에서 복지라는 주제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중심의제로 부상했다. 공적 체제로서의 복지국가, 즉 누구나 실패나 좌절을 겪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그럼에도 사람으로서의 존엄함을 잃지 않을 정도의 국가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복지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이고, 그와 함께 각자도생이 아닌 상생과 연대를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기풍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일촌공동체는 공적인 복지체계가 갖는 재정적 한계, 제도적·행정적 경직성과 사람을 대상화하는 경향을 비판하고 보완하면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과 마을에서 인격적 관계맺기를 화두로 우리 자신들과 이웃이 서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대의 커뮤니티를 이루어가는 집단적 실천을 하자고 5년여 전 몇 사람이 뜻을 모아 시작한 시민운동이다. 현재 강원도와 경기도, 광주광역시, 그리고 서울의 도봉, 노원, 마포, 송파 지역 등에서 지역 거점을 형성해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배태·지원하는 역할을 해 온 법인 본부에서는 한편으로 일촌복지아카데미를 9기까지 진행하며 복지현장활동가들에게 복지운동을 통한 사회개혁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고, 복지운동현장에 대한 학습여행을 통해 지역복지실천사례연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기업체 등의 후원자원을 유치하여 열악한 사정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것도 일촌공동체운동의 한 영역이다.

 

연말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2013년 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어느 자리에서도 경제민주화와 복지체제 강화 의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체제 논의 못지않게 생활세계에서의 실천이 조응해야 할 것이다. 이 커다란 구도에서 일촌공동체운동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자신들과 이웃이 서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대의 커뮤니티를 이루겠다는, 괴물이 아닌 사람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고백과 다짐이 약화되는 것은 아닐 테다. 협동과 연대의 전망 또한 함께 지니고 가기 때문이다.

 

일촌_배경.jpg 일촌_배경2.jpg 일촌_방향과목표_개념.jpg 일촌_구성개념.jpg 일촌_추진전략.jpg 일촌_추진전략2.jpg 일촌_사업개념.jpg 일촌_사업계획.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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