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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0
  • 2000.11.10
  • 1837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한 사회복지시설평가는 1999년도의 정신요양시설평가 및 장애인복지관 평가에 이어, 금년도에 아동, 노인, 부랑인, 여성, 장애인생활시설, 종합사회복지관의 시설기관에 대해 평가를 실시함으로서 사회복지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적인 대규모 사업평가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다만, 사회복지관평가의 경우 광역단체별 평가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역별로 평가절차 및 평가종료시점에  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하여서 1999년도에 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이어서 금년도에 평가를 실시하는 빠른 일정으로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지적되고 있다.

평가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평가를 통해 목격되는 순기능을 먼저 제시한다면,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의 변화에 주목할 수 있다. 능동적인 서비스 전달태도, 민간지원신청에의 적극성, 개방성, 상호교류 증대 등은 전문성 증진으로 연결되며, 이러한 변화가 평가만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지 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간관리자나 최고관리자로서의 기관장의 입장에서도 기존의 사회복지프로그램운영과 기관관리운영 방식을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서 작성기법이나 사업추진결과 정리방식, 그리고 사례관리방식 등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표준화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앞서의 긍정적인 측면 못지 않게 사회복지시설기관평가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는 않았으며, 시행착오도 목격된다. 사회복지평가의 '이벤트화', 평가지표의 모호성, 평가대상기관의 요령위주 준비, 평가주체의 역량부족 등이 대표적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사회복지평가의 '이벤트화'는 일종의 행사성으로 평가를 인식하고 진행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정기간을 설정하여 평가일정을 공표하고 평가위원들을 위촉하면서, 적절한 검토와 사전교육 등의 기회도 없이 평가를 진행하게 되면 자칫 행사성으로 치부되는 위험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평가경험을 축적하고 향후 평가체계의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작업도 쉽지 않게 된다. 더하여서 평가자체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도 도전을 받게 될 수 있다.

또한 평가지표의 모호성은 평가대상기관이나 평가위원 모두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성취하기 어려운 이상적 목표를 평가지표로 설정한 경우와 지표의 구성에 있어서 변별력이 약한 기준이나 표현방법이 적용된 경우를 의미한다. 평가지표의 모호성은 평가모형개발 기간이 짧았다는 사실에 상당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지속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평가과정에서 목격되는 또 하나의 현상은 평가대상기관들이 평가에 대한 준비를 요령위주로 하는 것이다. 특히 평가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목적 사업을 실시하여 평가과정에서 유리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경우와, 평가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불필요한 절차와 과정을 만들어 업무의 중복과 시간을 할당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어떻든 평가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실시하는 계기가 되어 서비스전달로 이어진다면 순 기능적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의도적으로 서비스이용실적을 높이기 위해 두 세 개의 프로그램에서 이용실적을 기록한다든지, 혹은 전화안내내용을 전화상담 실적으로 처리한다든 지의 파행적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평가의 역기능적 측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표준화와 정성평가방법의 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끝으로 평가주체의 역량부족은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평가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충분한 행정적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평가위원들이 지니는 의문과 어려움에 대한 예측, 그리고 이에 대한 적극적 지원 및 현장평가시의 애로사항 수렴 등이 필요하다. 또한 평가대상기관이 갖는 평가과정 및 평가지표에 대한 다양한 의문과 견해를 수렴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8개 유형의 시설기관에 대한 평가모형을 단기간에 개발하고 평가를 시행하면서, 평가위원 및 평가대상기관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빈약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적지 않은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이다. 향후 평가시행주체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한 기본 자격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천현장과 학계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결국, 평가제의 도입과 관련하여 한국의 현실에서는 실천현장의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시기상조이며 이로 인한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밀어붙이듯이 시행된 평가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변화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며, 향후 관건은 이러한 평가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학계 및 실천현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칭 '전문평가인증원'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본다. 평가대상사업별 혹은 기관별로 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평가위원들을 확보하여 교육하며, 평가대상기관에 대한 운영자문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담기관의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최재성 /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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