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참여연대 공식일정+ 더보기

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6
  • 2006.06.11
  • 716
“비판과 감시를 넘어 대안과 창조의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근 몇 년간 시민운동 진영은 내외부로부터 이와 같은 비판과 요청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해왔다. 그리고 아직은 느린 걸음이지만 이제 하나 둘 구체적인 해법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4월에 발족한 희망제작소가 그 예이다. 희망제작소도 표방하고 있듯 우리 사회가 만들어 가야 할 대안과 창조는 단순한 정책적 대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반 시민의 참여를 그 밑바탕에 깔지 않는 실험실의 삭막한 정책은 대안일 수도 창조일 수도 없다는 사실. 참여와 창조! 그리 만만한 과제는 아니겠지만, 오늘의 시민운동이 넘어야 할 아름다운 고개인 것은 분명하다.

시민운동 내부에서 “후원하는 시민에서 참여하는 시민으로!”라는 구호를 외친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과가 쌓여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생활화, 일상의 민주주의를 향해 가는 길은 보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는 배움이다. 그렇다면 멀리 내다보며 내일을 준비하는 일, 참여를 통한 창조적 대안을 만드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을 담아본다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생활의 문제를 고민하며 대안을 내놓고 지역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까?” 이는 우리 지역사회가 산업사회로 재편되면서 사라진 ‘공공의 공간’(마을 공동체)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대안적 공간 창출을 통한, 아름다운 지역 사회 만들기. 그렇게 내일을 준비하며 내놓은 대답이 바로, 시민센터이다.



시민센터에서 만드는 지역사회 희망 만들기

<그림> 미야기 현에 위치한 센다이시 시민활동 지원센터 - 생략

먼저 외국 사례를 살펴보자. 시민참여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 시민단체를 파트너 삼아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에는 등록된 NPO(비영리기구) 법인만 2만5천개이고, 그 중 NPO를 중간에서 지원하는 조직이 200여개에 달한다. 이 중간지원조직이 바로 지역 사회의 복지사업과 지역 NPO를 지원하는 ‘서포트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부대시설을 비롯한 시민참여공간을 제공하면서 NPO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료실 설치, 기업ㆍ지자체ㆍNPO간 네트워크, 지역별 NPO 네트워크의 기능을 덧붙이고 있다. 미야기 현에 위치한 센다이시 시민활동 지원센터의 경우 센다이시가 시설과 건물을 제공하고 운영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 시민단체가 맡고 있다. 시민단체, 기업, 행정기관이 협력하여 마을 만들기 프로제트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거버넌스의 좋은 모델로 참고할 만하다.

이 외에 호주에 있는 Nature Conservation Council의 경우는 130개 환경단체와 회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 정부가 건물을 제공하여 마련되었다. 환경단체ㆍ기업ㆍ지자체가 협력하여 환경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와, 환경 보존에 뜻이 있는 자원봉사자를 교육하며 일반 시민들에게 환경보존 사항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풀뿌리 민주주의, 거버넌스와 같은 다소 추상적 문구가 센터의 설립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지역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만들어간다

시민센터설립추진위원회의 이름을 ‘건립추진위’라 하지 않고 굳이 ‘설립추진위’라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시민단체를 위한 전용공간을 짓자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를 이끌 지역 주민간의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먼저 지적돼야 할 것은 지역 생활권 내에 뜻있는 주민들이 참여할 공간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각 동마다 주민자치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프로그램과 운영 주체의 양성이 동반되지 못한 결과, 한계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시민센터는 공간지원과 더불어 교육지원, 상담지원, 정보지원과 같은 기능을 한 데 묶는 복합 공간으로 구상되고 있다.

먼저 회의실ㆍ교육실ㆍ강당ㆍ전시실 등이 시민센터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동호회를 비롯한 각종 주민모임 구성원들이 자율적인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카페를 이용하러 시민센터에 올 수도 있고, 지역 단체가 공청회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시민센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지역 구성원들이 모여 지역의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맞댈 수 있는 자리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센터 내 곳곳에 지역 시민단체가 발간하는 각종 홍보물과 자료가 곳곳에 비치되면서는 지역사회를 고민하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이점을 살릴 수도 있다. 더불어 이제 막 시작하는 시민단체나 자치조직이 적정기간 입주해서 자립할 때까지 공간 지원을 받는 것도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활동가와 자원봉사자 또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시민센터의 가장 핵심적인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토론회, 워크숍, 강좌 등 지역 활동가를 위한 직무 향상 교육에서부터 지역사회 또는 한국사회를 전망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 좀 더 상상력을 동원해 보자면 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건강 간식거리 만들기, 자영업자들을 위한 고객만족 마케팅, 텃밭 가꾸기와 같은 강좌도 기획될 수 있다. 물론 일반 교양강좌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아토피아이들을 위한 간식 만들기와 같은 강좌를 지역의 환경단체가 진행하는 형태이다. 이를 통해 수강자들은 아토피를 보다 큰 환경위기의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지역의 시민단체는 잠재적 자원활동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시민센터는 시민단체를 설립하려고 하거나 공익 활동에 참여하려는 시민을 위한 지역 안내소 역할까지 맡게 된다. 나아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기업을 위한 상설 상담창구 역할도 가능하다. 시민센터 사무국이 지역 내 시민단체 현황에 관해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필수다.

시민센터설립추진위원회는 현재(2006년 5월 22일)까지 182개 단체, 435명의 설립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운동 1세대와 2세대, 시민사회계와 자원봉사계, 전국의 시민단체와 시민사회 인사들이 망라된 구성이다. 이는 시민센터가 시민사회 진영의 오랜 기대 속에 탄생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반면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 사업이 쉽지 않은 일임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28일 창립대회를 전환점 삼아 이제 본격적인 추진 일정을 밟아가고자 한다.

시민센터는 각 지역의 요구와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다르게’ 완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 단위에서 시민센터를 설립하고자 하는 의지와 역량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추진위는 앞으로도 설립위원 모집 및 모금 활동을 계속 벌이고자 하는데, 등록시 ‘납부기금 추후환원 희망지역’을 명기하도록 되어 있다. 해당지역에서 시민센터와 지역재단의 설립을 공식 추진할 경우 매칭해서 지원하기 위함이다. 추진위에서 함께 모으고, 지역에서 따로 모아 동시에 지역 시민센터 설립을 가속화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지역의 인사와 단체가 운영하는 시민재단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자 한다. 공익적 시민모임, 시민단체를 전문 지원하게 되는 시민재단은 장기적으로 지역 시민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시민센터 운영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단위가 될 것이다. 설립위원에 참여하기 원하는 뜻있는 인사와 단체의 참여를 기다린다.

이렇듯 시민운동 내부에서 우선 뜻을 모아 기금을 모으고 나면, 이를 토대로 지자체나 지역대학의 협조를 받아 다양한 규모와 형태로 시민센터 설립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차차 논의 되겠지만 전국에 걸쳐 시민센터가 어느 정도 설립이 된 후 충남에 짓고 있는 행복도시 어딘가에 전국의 시민센터와 국제 시민사회를 네트워크하는 한국 시민센터와 시민재단도 세워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풀뿌리가 희망이다

새로운 공간 창출은 새로운 접속, 즉 새로운 만남과 관계를 낳는다. 그리고 새로운 관계는 고루한 관습에 묶여 정체되어 왔던 시민사회를 신선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시민센터는 그렇게 지역 사회의 새로운 동력을 형성하고 지역 사회의 일꾼이 발굴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지역 시민과 시민, 지역 활동가와 활동가, 지역 시민과 활동가가 함께 모여 공통의 인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만드는 곳. 대안과 창조가 만들어 지는 쾌적한 인큐베이터, 건강한 공간이 바로 시민센터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다. 보기에 따라 답답한 형국이지만 일단 마음을 가다듬고 지역 자치의 새로운 꿈을 시민센터에서 한번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김형우/ 시민센터설립추진위원회 사무처 간사, rev13@hanmail.net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참여와 행동에 동참해주세요
참여연대 회원가입·후원하기
목록
제목 날짜
[목차] 복지동향 2020년 3월호: 부동산 자산격차, 멀어지는 주거권 2020.03.09
[안내] 월간복지동향 정기구독 1 2013.04.22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소개합니다 2019.02.23
하루, 소중한 삶의 시간   2004.07.05
하루 종일 와이프를 불러요   2003.04.01
필리핀을 위한 변명   2005.12.10
플레잉 코치가 필요하다   2003.07.06
프랑스의 주거복지정책   2006.11.11
프랑스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사회 보장   2001.09.10
풀뿌리자치의 시작, 시민센터(NGO센터)   2006.06.11
풀뿌리 복지운동이 개혁의 원천   2000.06.10
표로 보는 고용현황   1998.10.10
평화를 사랑했다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자   2003.05.02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여성인권   2006.06.21
평가자가 보는 사회복지시설, 기관 평가   2000.11.10
편파적인 의사일정과 월권행위를 일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상수위원장은 퇴진하라!   2007.06.21
편집인의 글   2011.04.10
편집인의 글   2011.03.10
© k2s0o1d4e0s2i1g5n. Some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