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글

최근의 증권시장 과열, 소비지출 증가는 이제 우리 사회가 경제위기의 긴 수렁을 빠져나와 다시금 풍요로운 옛날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변화의 이면에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많은 이웃들이 있으며, 이들은 최소한의 의식주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시점에 터져 나온 집권층 엘리트 부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의혹과 선거부정 논란은 우리들을 분노와 허탈에 빠지게 한다. 이들의 행태는 경제위기의 한파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처지와 너무나 대비된다.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정부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그 동안 사회복지문제에 대한 언론의 입장은 거의 무관심 그 자체였다. 이러한 무관심에 맞추어 사회복지문제에 대한 언론의 이해 역시 대단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대규모 경제위기로 인해 사회복지과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의 하나로 설정된 이후 언론의 관심은 증대되었으나, 그와 동시에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에 대한 언론의 보도 확대는 사회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것의 역효과도 적지 않다. 언론이 의도했든 아니면 의도하지 않았든, 사회복지문제에 대한 언론의 오보는 오히려 이들 과제를 다루지 않는 것보다 못한 역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번 호《복지동향》특집에서는 그 동안 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저소득층 자활사업 중 그래도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자활지원센터를 집중 조명해 본다. 자활지원센터에 대한 소개와 지역복지 측면의 의미를 살펴보고, 자활지원센터의 독특한 사례들, 천안자활지원센터, 의류생산협동조합 '실과 바늘', 생산공동체 '아름다운 세탁나라' 등을 살펴본다. '포커스'에서는 2000년도 복지예산의 과제, 최근 이해당사자간 합의를 본 의약분업문제, 국민연금제도의 확대에 결정적 걸림돌로 등장한 자영자 소득파악 문제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에 대한 언론의 오보사태를 특별기고로 다룬다.

이번 호부터 권두 칼럼의 필진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외부로 확대한다. 앞으로는 사회복지학계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이번 호에는 김상균 교수님의 국민연금에 관한 원고를 소개한다. 옥고를 보내주신 김상균 교수님 그리고《복지동향》에 원고를 보내 주신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이 인 재 /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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