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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9
  • 2019.10.14
  • 895

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하게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이를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 중 발달의 권리는 어린이들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필요한 권리로서, 교육, 여가, 문화, 정보를 얻을 권리, 생각과 양심과 종교의 자유라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가진 권리도 크게 벌어져 있다. 일부의 아이들은 이미 많은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굳건한 성채 안에서 권력을 행사한다. 이를 위협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손상시키는 순간에는 아이들조차 가차 없이 갑의 지위를 이용한다. TV조선 대표이사의 초등학생 자녀가 50대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행사한 사건은 로열패밀리 아동의 왜곡된 특권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반면 대다수의 아동들은 교육의 권리만 강요받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이나 된다. 영어와 수학, 또는 태권도나 피아노 학원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부모에 이끌려 지위경쟁 시장에 일찌감치 편입된 아이들이다. 아동의 권리라기보다는 부모의 요구이고,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보다는 어떻게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한 돌봄의 공백을 메워주는 동시에 적절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 주위에는 기본적 권리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눈치를 보면서 자라나고 있다. 어차피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고, 주어질 기회도 없고, 주어질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건강한 발달은커녕 보호조차 무색하다. 이 아이들은 좋은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일상적으로 자신에게 행사되는 사회적 폭력이 무섭고 또한 어서 빨리 빠져나가 성인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 사회는 아동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초등돌봄에 주목하고 있다. 보편적 보육이 정착되었으니, 초등학생까지도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접근은 어쩌면 당연하다. 부모가 장시간 노동하는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아동을 단지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아동을 어떻게 발달의 주체로서 바라볼 것인가? 맞벌이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 안전한 돌봄을 제공하는 공공인프라에만 초점을 두는 돌봄의 공공성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에 매우 빈약하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투자는 논의되지 않고, 돌봄시설에 가두어두려는 어른의 시각, 아직 우리 사회는 아동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형편없다.

 

본 호 기획글은 초등돌봄을 중심으로 여러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최영 중앙대 교수는 초등돌봄 인프라의 부족을 저출생 현상의 원인이자 가정 내 아동양육 부담 증가와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온종일 돌봄’과 서울시 ‘온마을 돌봄’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총 20만 명의 초등돌봄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를 설명하고 있다. 정영모 교수도 현재 초등돌봄의 문제가 공적돌봄 비율이 13.3% 정도에 불과하여 공공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초등돌봄 운영시간을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7시까지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점, 초등돌봄의 서비스 질을 높아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송이은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시설에 비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의 신고제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명승 센터장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초등돌봄 체계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단순 돌봄 위주의 초등돌봄 수요는 높지 않고, 특히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돌봄시설 이용 아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아동은 친구들과 놀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이에 돌봄을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 기본법을 적용하여 유연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야 할 뿐 아니라 기존 돌봄 시설에 대한 운영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서울 도봉구 사례를 통해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 서비스를 소개하였다.

 

초등돌봄은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사회가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돌봄의 공공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놀 권리, 쉴 권리, 그리고 아동기의 다양한 경험이 꿈과 기회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보편적 초등돌봄의 첫발을 떼었으니, 그 내용을 채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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