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예산 2003-10-15   832

“IMF 때 80만원이 지금은 70만원이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투쟁에 나선 청소용역직 노조

▲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 청소용역직 노조원 100여명이 15일 세종문화회관 뒷편에서 정부의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IMF 시절에 월급은 54만원밖에 안됐지만 3개월에 한 번 상여금이 나와서 월평균 임금이 80만원 정도 됐어. 그런데 상여금을 임금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지금 월급은 70만원 정도야. 그나마 노조가 2년 정도 싸워서 지금 수준이라도 받는 건데, 똥 싸질러 놓고, 구역질 해놓은 걸 새벽에 나가서 치우는 심정으로는 100만원을 받아도 너무 억울해. 억울해서 화병 날까봐 이렇게라도 싸우려고 나왔어.”

민주노총이 주최한 ‘최저임금제 개선을 위한 촉구대회’에 참석한 이명자(가명, 62세) 씨의 얘기다. 15일 오후 4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 청소용역직 노조원을 포함한 1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해 정부의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덕순 여성노조연맹 위원장은 “최저임금 56만원을 얻기 위해 9월 내내 싸웠는데 그나마 법원이나 공기업에서조차 9월부터 적용키로 한 최저임금을 안주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56만원을 위해 1년 내내 싸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최저임금제도 개정방안은▲ 최저임금 계산에 산입하지 않았던 고정상여금, 기타 수당, 현물급여 등을 포함시키고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경제성장률, 실업률, 노동생산성 등의 요인을 고려하며 ▲매 1년이던 임금인상 주기를 2∼3년 주기로 늘리고 ▲최저임금 결정을 사용자와 노동자위원을 배제하고 정부 추천 공익위원이 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덕순 위원장은 “매년 마다 인상하던 최저임금을 2∼3년마다 올리겠다면 1년마다 용역업체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용역직의 임금은 사실상 삭감될 수밖에 없다”고 정부 방침을 성토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 여성연맹노조는 일손을 놓고 총파업으로 가겠다”고 비상한 각오를 밝혔다.

청소용역 노조원들이 이날 집회에서 들고나온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정부의 최저임금제도 개악안 철회 ▲상여금, 현물급여의 최저임금 산입 반대 ▲전체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에서 최저임금 보장 ▲도급계약 낙착률 90% 상향조정 ▲용역업체는 물론 사용사업주에게 근로기준법상 책임 부여 등이다.

도급계약 낙착률 상향조정 요구는 정부산하기관이나 공기업이 용역업체와 체결하는 도급계약 낙착률이 계약금의 70∼80%로 돼 있어 최저임금에서 또 임금이 깎이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도급계약 낙착률을 90%까지 올려야 최저임금의 삭감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집회에 참석한 한 용역직 아주머니는 “아침에 남편 밥도 못 차려주고, 자식들 나가는 것도 못보고 꼭두새벽부터 나와 죽도록 일하고, 또 틈틈이 시간내서 투쟁한 결과가 최저임금 56만원”이라면서 “그나마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도 이런저런 이유로 못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장흥배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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