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UP] 4인가구 7일차 체험 후기

[7일차/박은지] 울보 할머니


드디어 올게 오고야 말았습니다. 원래 피곤하면 바로 다래끼가 나는 체질인데 며칠간의 고된 일정으로 어제부터 눈 언저리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전 만철오빠에게 이말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을 했습니다. 안그래도 지금우리의 제정상태때문에 흰머리가 나고 있는 만철오빠에게 더이상 돈을 쓰자고 할 수가 없었고 또 그 이유가 같이 먹는 재료가 아닌 온전히 저만을 위한 소비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바로 다래끼가 난것같다고 말은 했지만, 아픈걸 미안해서 말 못하고 있던 꼴이라니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전 단순한 다래끼였지만 ‘만약 4인 수급자 가정에서 진짜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긴것 같은 상황‘이온다면 다른가족에게 “나 어디가 아파”라고 빨리 즉시 말할 수 있을까요? 상상해 보니 아찔했습니다. 우리가족이 건강한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슬한 한숨이 나왔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민노당 홍희덕 의원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3일간 의원님들의 방문으로 이제는 어디서 어느말을 해야하는지 척척 나올 정도입니다ㅋㅋ저는 일일 가이드가 되어드리고있어요.




뜨거운 햇빛을 받으면서 도시락 배달을 끝내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동자동으로 떠났습니다.


저는 제가 말벗을 맡은 할머님을 방문했는데 할머니가 너무 좋아하셔서 제가 더 감사했어요.정말로 사람이 그리우셨던지 두번째 보는 저인데도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약1시간반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재밌기도 재밌고 할머니가 너무안쓰럽기도하고..할머니는 역시 오늘도 우셨어요. 저도 같이 손잡고 눈물을 찔끔흘리고 말았답니다.


할머니의 사연이 참 기구해요. 다리수술을 하셔서 병원에 입원하셨을때 하루하루 할아버님이 방문하셨는데 어느날 부터 할아버지가 방문을 안하시더래요. 이상한느낌에 옆집에 전화해서 가보라했더니 돌아가신상태였다고 합니다. 또 할머니가 두번째 부인이셨던 상황에서 첫번째 부인의 아이들을 키웠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나서는 할머니를 전혀 찾아뵙지도 않고 무시하더랍니다. 그렇게 되고 나니 할머니에겐 우울증이 왔어요. 갑자기 인생의 동반자를 잃으시고 자식에게도 무시당하는 심정 이해가 가시나요?


병원에서 돌아와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에선 도저히 살수가없었다면서 눈물을 훔치시는 할머니를 보며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할머니 집에서 나오면서 최저생계비때문에 뭐라도 사가지도못하는 현실이 다시한번 화가나기도하고 빨리끝내고 김치통이랑 반찬이랑 가져가고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본분을 잊었죠..ㅋㅋㅋ


이 봉사활동 자체가 저에게 굉장히 저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것같아 신기하기도하고 놀랍기도 해요. 어설픈 영웅주의인지도 모르겠어요…에효………다음에 또 잘 찾아뵙고 와야겠습니다.


늘 무지많은 생각이들고 무지많은 일들이일어나는데 그걸 제대로 기억을 못하고 쓰질못해서 너무안타까워요. 전 이 수기를 쓰는게 제 일과중 제일 중요한것이라 생각했거든요.ㅋㅋ


제가 느끼는 이 무력감, 안타까움, 슬픔, 화남 이런걸 표현하는게 중요하다생각했는데너무 피곤해서 기억도잘안나고 눈도안보이고 재미도없고ㅠㅠㅠㅠ으헝..


다필요없고………………내일은 꼭 화장실에 가야할것 같습니다…………ㅜㅜ



– 2010년 7월 7일 4인가구 체험자 박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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