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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0.10
  • 882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구제자금을 신청한 1997년 11월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급속도로 저성장 고실업의 경제구조로 전환되어, 1998년 1/4분기 경제성장률(GDP)은 -3.8%로 하락하였으며, 실업률은 1998년 4월 현재 6.7%로 급상승하여 실업자 수가 143만 4천 명에 이르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1998). 이러한 마이너스 경제성장과 대량실업의 발생은 우리 경제가 본격적으로 산업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로서1) 지난 30여년간의 국민총동원적 산업화의 모순이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저성장하에서의 대량실업의 문제를 그대로 방치하였을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는 실업증가 → 소득감소 → 내수위축 → 생산축소 → 실업증가라는 전형적인 악순환구조가 초래되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생계형 범죄가 창궐하고 생계형 가족해체가 급증하여 사회적 불안이 야기되고, 더욱이 실직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거세게 일어날 경우, 우리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는 사태까지 예견된다. 더욱이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공적 소득보전제도가 낙후되어 실업, 교육, 의료, 노후생활 등에 대한 대처를 거의 전적으로 시장임금(mar-ket wage)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실업자들이 받는 생활상의 곤란은 선진 복지국가보다 훨씬 클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은 현행 생활보호제도의 개선을 통하여 우리 경제의 성격과 규모에 맞는, 즉 재정적으로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작성되었다.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방안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기본구상

 

현재와 같은 저성장 고실업의 경제구조하에서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그리고 아마도 가장 나중까지 경제적 고통을 당하는 계층은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무급가족 종사자와 같은 한계계층 근로자일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고용의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은데다가, 고용관계법에서 이들의 노동권을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저성장 고실업의 IMF체제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식적인 사회적 보호 프로그램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편 사회적 보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고용보험제도는 고용상태가 불안정하여 상대적으로 고용보험의 필요성이 더욱 큰 이들 한계계층 근로자들을 배제하고 있는데다가, 기본적으로 단기적인 실업대책사업이기 때문에 대량실업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고용보험제도의 문제점을 공공부조인 생활보호제도에 의하여 보완하여 고용보험 미적용계층 저소득 실업자와 실업급여를 소진한 저소득 실직자가 최저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현행 생활보호법 제3조(보호대상자의 범위)에서 인구학적 규정을 삭제하여 거택보호대상자와 자활보호대상자의 구분을 철폐함으로써, 고용보험제도에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장기실직 저소득자의 기본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시 설명하자면, 현행 생활보호사업의 보호대상자범위를 규정한 생활보호법 제3조를 개정하여 자활보호대상자(표 1의 A)도 생계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국민생활 기본선을 기준으로 현행 자활보호대상자 선정기준을 재조정하여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계층의 실직자(표 1의 B)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표 1]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기본구상
 



생계보호
 


생계보호 확대
 


국민복지기본선
 
 


거택
보호대상자
 


자활보호
대상자(A)
 


최하위계층
실직자(B)
 
 


생활보호대상자
 


최하위계층
 


저소득계층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제도개선은 실제적으로 실업부조의 기능을 한다.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근로의욕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고용보험제도의 구직급여일수의 연장과 저소득 자영자를 위한 임의제도의 도입을 통하여 저소득 실직자의 생계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극심한 경체침체하에서 긴축재정을 유지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추가재정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주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고용보험의 속성상 가입대상자로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라면 구조조정기에 비자발적 실업상태에 빠지게 될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해결해줄 제도가 전무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활보호대상자에게 생계보호를 제공할 경우 복지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근로의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고성장 저실업의 경제상황에서 타당성을 갖는 것이지 현재와 같이 대량실업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생활보호제도의 단계별 확대방안

 

이러한 인구학적 범위규정의 철폐는 기존 생활보호제도의 '정상화'를 통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안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정부의 재정여건을 고려해볼 때 일시에 실시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대상인구의 생활보호 욕구와 정부의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단계별 추진전략을 통한 연착륙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림1] 생활보호제도를 통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단계별 방안
 

 

1단계 : 선정기준 상향조정을 통한 자활보호대상자의 확대
2단계 : 근로무능력 자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비 지급
3단계 : 전체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비 지급



(1) 1단계: 선정기준 상향조정을 통한 자활보호 대상자의 확대

현재와 같은 극심한 경제위기의 가장 큰 하중을 받는 영세계층을 생활보호제도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자활보호대상자 선정기준에 사용되는 소득과 재산기준을 상향조정하여야 한다. 즉 이들 추가발생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현행 자활보호대상자가 받는 의료급여와 교육급여 등을 제공함으로써 저소득계층의 가계파탄을 예방할 수 있는데추가소요 예산은 <표 2>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표 2] 추가발생 생활보호대상자 및 소요예산 추정
 

 
구분

 
 
소득기준(인) 재산기준(가구)

 
 
추가발생생활보호대상자(만명)

 
 
추가소요
예산
(억원)*

 
 
1안

 
 
23.0만원(현행기준) 4,350만원(50% 증액)

 
 
52.2

 
 
2,800

 
 
2안

 
 
27.2만원(추정 최저생계비)** 4,350만원(50% 증액)

 
 
97.6

 
 
5,240

 


자료 : 보건사회연구원, [경제위기하의 실업대책], 1998년 5월에서 수정인용.

*자활보호대상자에 대한 급여가 현행대로 지급되는 것을 전제로 계산되었음. 단 거택보호가구 중에서 근로능력이 있으나 특례기준으로 거택보호를 받고 있는 비율이 5.3%(1997)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여 추가 선정 생활보호대상자 중에서 5.3%는 거택보호대상자로 가정하였음.

**최저생계비 계측연도인 1994년 가계지출과 최저생계비의 비율이 1998년도에도 계속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추정된 최저생계비임.

(2) 2단계: 근로무능력 자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비 지급

현행 자활보호대상가구 중 과반수에 달하는(약 47.5%) 10만 9천 가구는 근로능력이 있는 가족구성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계비를 받지 못하는 자활보호대상자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거택보호대상자로 책정하여 생계보호비를 지급하여야 하는데, 추가 소요예산은 약 5,537억 원{109,000가구×3.47명(평균 가구원수)×122,000원(생계보호비) × 12개월}으로 추정된다.

(3) 3단계: 전체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비 지급

이 단계에 와서는 생활보호제도의 인구학적 범위규정이 철폐되어 생활보호제도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하의 자산을 가진 저소득자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최소한도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보호가 중단없이 제공되는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된다. 이 단계의 추가 소요예산은 <표 3>와 같다.

[표 3] 3단계 추가소요예산과 산출내역
 

 
구분

 
 
추가소요
예산(원)

 
 
산출내역

 
추가발생 자활보호대상자* 1안 : 7,237억

2안 : 1조 3,527억

1안:494,334(명)×122,000(원) ×12개월

2안:924,000(명)×233,000(원)

×12개월

현행 자활보호대상자 6,121억 120,497(가구)×3.47(명)×122,000(원)×12개월
총 추가소요 예산 1안: 1조3,358억원

2안:1조9,648억원



* 전체 추가발생 생활보호대상자 중 생계보호를 받지 못한 94.7%가 이에 해당됨.

 

결 론

 

지금까지 살펴본 3단계 방안을 완성하여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은 <그림 2>과 같다. 이 중 제1안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총 3조 2,295억 원, 그리고 제2안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4조 1,025억 원이 생활보호예산으로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총예산 4조 1,025억 원을 생활보호예산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1997년 기준으로 GDP의 약 1% 수준인데, <표 4>에 나타나듯이, 주요국의 GDP대비 사회부조 지출비의 비중에 비하여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4] 생활보호예산의 단계별 추계 및 누적예산
 

 

 
구분

 
 
추가예산

 
 
누적예산

 
 
1998년도 예산*

 
 
1조 600억원

 
 
1조 600억원

 
 
1단계

 
 
1안:2,800억원

2안:5,240억원

 
 
1안:1조3,200억원

2안:1조5,840억원

 
 
2단계

 
 
5,537억원

 
 
1안:1조8,937억원

2안:2조1,377억원

 
 
3단계

 
 
1안:1조3,358억원

2안:1조9,648억원

 
 
1안:3조2,295억원

2안:4조1,025억원
 

 



* 보건복지부 자료. 단 추경예산 2,000억원은 제외하였음.

결론적으로, 현 IMF체제하에서 겪고 있는 저성장 고실업의 경제구조에서 야기되는 사회적 해체현상을 극복하고,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하여 현 정부는 기존 사회보장의 틀을 한단계 뛰어넘는 저소득 실직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강도있게 실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제도적 장치로서, 어떠한 경우에 처해서도 중단없이 기초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제도의 사각지대를 축소함으로써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정책적 선택의 차원이 아니라 한계계층 실직자와 그 가족의 생존이 걸려있는 당위의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특히 지난 40여년 간의 산업화과정에서 계속 경제적으로 소외되어온 계층에게 경제위기의 고통이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에게 다시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좌절감'을 준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인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개별자료
·김미곤 외 2인,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보충급여제도 도입방 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5.
·문진영, 耐峨些┥? IMF시대 - 고실업 사태의 사회적 대안 : 저소득계층 실업자을 위한 실업부조제도의 도입, 《참여연대 사회복지특별위원회 정책공청회 발표자료집》, 1998.3.
·방하남, 老畸 고용보험제도의 현황과 발전과제, 《한국사회정책》, 한국사회정책학회, 제4집, 제1호, 1997.

■ 연구기관 정책보고서: 미발간
·한국개발연구원, 《경제구조조정의 원활화를 위한 실업 및 빈곤 종합대책》, 1998.4.
·한국노동연구원, 《구조조정기 실업대책》, 1998.5. · , 《1999년 실업대책 방향》, 1998.8.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경제위기하의 실업대책》, 1998.5.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생활보호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1998.4.

■ 정부 자료

·노동부, 《노동백서》, 각년도.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백서》, 각년도.
·보건복지부, 《서민생계안정종합대책 (I)》, 1998. 4.
·재정경제원, 산업자원부, 노동부,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1998.3.

■ 외국자료

·Department of Social Security(U.K), Social Assistance in OECD Countries, Volume I: Synthesis Report, London: HMSO, 1996.

문진영/서강대 수도자대학원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특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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