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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3
  • 2013.03.15
  • 8411

한국 교육의 현실과 과제

-교육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대토론과 협약을 제안한다

 

안승문 l 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 21세기교육연구원장

 

1. 한국 교육의 문제 -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자랑스러운 나라이면서 교육 때문에 부끄러운 나라이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 1960년대 이후의 경제적인 부흥을 뒷받침한 것이 교육이었다 데 이견은 없다. 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PISA) 등에서 핀란드 등 세계 최고의 나라들과 어깨를 겨루면서 높은 성취수준을 보여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교육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나서도 ‘방과후 학교’로 ‘학원’으로 전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공부를 해야만 하는 나라, 청소년들의 학습 흥미도나 행복 체감도, 사회적 소통과 협력 능력이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낮은 나라,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나 성적에 대한 낙담으로 자살하는 초중고생들이 끊이지 않는 나라, 공교육비에 사교육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인당 교육비를 쓰면서도 교육 문제 때문에 모두가 골머리를 썩여야 하는 나라. 지식은 많으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한 나라. 바로, 우리 교육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점수 만능주의와 입시 편향의 주지교과 편중 교육

위와 같은 표면적인 지표들의 이면에서 펼쳐지고 있는 교육현실과 학생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학력에 따른 극심한 임금 차별에 더하여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실업자가 되는 현실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경쟁의 사다리를 향한 질주는 가속화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좋은 대학을 꿈꾸려면 중학교 때부터(초등 고학년부터) 대학입시를 겨냥한 사교육 컨설팅이나 선행학습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을 뿐, 온전한 인격체로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다른 모든 노력들은 머지않아 깨질 꿈이거나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비아냥의 대상이 될 뿐이다.

 

주지교과 편중의 점수 제일주의가 만연한 속에서 인성교육은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다. 풍부한 정서적 성장이나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독서나 문화예술 교육, 창작활동,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 인문학을 비롯한 폭넓은 교양 등은 도외시된다. 주지 교과 점수를 올리고 대학입시 지도를 하는 것이 교육의 유일한 목적이 되어버렸다. 머리만 크고, 가슴과 손발은 머리를 지탱하기 어려울 만큼 작은 기형아와 같은 형국이다.

 

20%의 청소년들이 정신 질환 위험군, 폭력과 괴롭힘 만연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극심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중압감으로 인해 상당수의 학생들이 정신적 신체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에 있거나,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교사에 대한 대드는 행동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교과부가 진행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학생들의 20%가 정신과적 질환이 있거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공부에 쫓겨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질 낮은 먹을거리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학생들의 신체적인 건강 또한 형편없는 수준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학교나 집에서 공부를 못한다고 구박받거나 무시당하고, 휴식이나 여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엄두를 내지도 못하고, 극심한 생활고나 부모들의 불화와 이혼 등이 엎치고 겹치면서 학생들은 불만과 증오감을 폭력과 따돌림 등 반사회적 행동으로 표출하고, 그렇게라도 감당해내지 못하는 학생들은 자살을 택하고 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사교육은 진화하고 있는데 공교육은 속수무책?

“새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 넌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 친구들과 어울리는 / 시간이 많아질 거야 / 그럴 때마다 / 네가 계획한 공부는 / 하루하루 뒤로 밀리겠지 / 근데 어쩌지? / 수능 날짜는 뒤로 밀리지 않아 /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 사교육 업체 M사가 버스에 버젓이 붙인 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광고 문안으로, 우리 교육과 학생들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문구이다.

 

사교육 문제는 참으로 풀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극심한 학력간 직종간 임금 격차와 학벌에 따른 차별 앞에서 느끼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사교육 번창을 위한 좋은 토양이 된다. 공교육에서의 잘못된 평가제도와 선다형 위주의 수능 시험은 20세기형 암기와 문제풀이 교육을 고수하는 사교육과 찰떡 궁합이다. 새로운 교육정책이 발표되자마자 가장 먼저 분석하여 시장 확대의 계기로 활용하고, 입시 경향을 철저히 분석하여 대응 방안을 만들어내는 사교육계의 노력 앞에 공교육이 주눅이 들 지경이다.

 

우리 시대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사의 역할과 위상이 갈수록 무력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통교육은 교육자들이 아니라 대학의 입시정책과 수능 시험이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질과 적성을 길러주고 전인교육을 하려는 교육자를 오히려 폄하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상급학교로 갈수록 교과서와 참고서 속에 학생들을 가두고 시험 준비를 시키는 데 열중할 것만을 요구받고 있다. 교사들이 EBS 수능문제 풀이 수업이라도 제대로 진행해주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사는 유일한 지식의 원천이나 삶의 멘토가 아니라 인터넷 강의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2. 한국 교육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향

무엇이 한국 교육 현실을 이토록 절망적이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가? 무엇이 한국 교육을 이렇게 풀기 어려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지금까지 역대 정권에서 손에 꼽을 몇 가지 정책들을 내세우며 교육을 바꿔보겠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정책들이거나 임시방편적인 정책들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 교육을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혁신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하는 관점으로 핵심적인 원인들을 몇 가지 들어보기로 한다.

 

극도로 불평등한 사회구조, 불안정한 직업 세계가 교육문제 악화의 근본원인

극심한 빈부의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 학력에 따른 임금의 차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하는 사회구조가 과잉 교육열과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개인의 최소한의 삶을 뒷받침하는 복지제도와 모든 이들이 적절한 일자리를 갖도록 하려는 공적인 지원체제가 미비한 현실도 무한 경쟁 교육의 원인이다. 생존을 위한 모든 책임이 가족들에게 맡겨진 엄혹한 현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더 좋은 대학에 가고 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경쟁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불평등과 차별 해소, 인간다운 삶과 일자리를 지원하는 복지체제의 정립은 교육문제 해결의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선진국형 공교육을 향한 정책 비전의 부재와 지속적인 투자 소홀의 결과

한국 교육의 문제는, 충실한 공교육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도외시하고 단기적인 처방들만을 거듭해 온 교육정책에도 큰 원인이 있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양적인 팽창을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교육 여건의 현대화를 위하여 학교 건축이나 교원 증원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인 재정 투자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성과를 높이겠다고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정책들만 시행해 온 결과 오늘날에 교육여건이 OECD에서 가장 열악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과밀 해소와 교육여건 현대화를 위한 중기 대책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중앙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즉흥적인 정책들로 교육문제가 더욱 악화돼

우리나라에는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정부에서 학교까지 교육을 다룰 때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나 원칙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ㆍ국민적 합의가 없다. 집권 세력의 교육관이 사회적 합의라는 거름장치 없이 정책으로 결정되어 밀어붙여지기 일쑤였다.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실시와 성적 공개’ 정책처럼 민감한 정책들이 충분한 교육적 고려나 사회적 합의 과정이 없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강행되기 일쑤였다. 그런 정책들은 대부분 많은 갈등비용을 지출해야 했고 심각한 후유증과 상처를 남겼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와 경제계 등 국민적으로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교육의 목표와 원칙을 확고히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과서 중심 교육, 교사 주도의 획일적인 교육도 극복해야 할 문제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학교나 교사,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공유, 확산 속도는 빛의 속도 만큼빨라서 학교가 더 이상 지식과 정보 제공의 유일한 원천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학교는 아직도 모든 학생들이 잘 짜인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가지고 똑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공부하도록 하는 교육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이제 교육은 학생들이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각자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방법으로 공부하도록 부추기고 지원하며 토론이나 워크숍을 통해 학습 결과를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더 큰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과서의 테두리를 벗어나,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21세기 역량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교육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객관식 선다형 시험문제, 석차로 줄 세우기 등 낡은 평가 관행은 이제 그만

한국 교육을 단편적인 지식 암기식 교육으로 굳어지게 만든 것은, 객관식 선다형 문제로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여 총점과 평균, 석차로 줄 세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온 평가 관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육의 급속한 팽창기에 학급당 70명이 넘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사용해 온 객관식 선다형 중심의 평가 체제는 학교와 학생들로 하여금 당연하게도 폭넓은 사고력보다는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와 정답 찍어내는 능력 기르기에 치중하도록 하였다. ‘인터넷 명 강의’로 표현되는 교사주도의 주입식 수업과 객관식 평가를 학생 주도의 학습과 주관식 서술형 평가로 바꾸는 것은 시대적인 과제이다.

 

관료적 통제, 타율의 학교문화를 자율과 자치의 민주적인 학교문화로

요즘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문에서 민주주의와 자율, 자치가 꽃피어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관료적인 지시, 타율과 통제로 작동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학교장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학교들도 있지만, 아침 등교시간의 교문지도, 두발이나 복장에 대한 규제 등 학생을 타율과 통제의 대상으로 대하는 관행은 여전하다. 교사와 학생들을 믿고 부추기고 필요한 지원을 하기보다는 개인적인 교육관이나 철학을 강요하는 교장도 여전히 있다. 학교가 관료주의나 권위주의를 버리고 자율과 자치, 소통과 협력의 살아있는 민주주의 체험학습장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교육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끊임 없는 사학 비리, 과잉 승진 경쟁 등 낡은 교육행정은 폐기해야

뉴스를 통해 쉬지 않고 불거지는 사학비리, 교육전문직 임용 부정과 관련한 충남교육감의 자살 시도와 구속 등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교육계의 비리와 부정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부나 교육청 수준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해놓고, 학교와 교사들에게는 수동적으로 따라올 것만을 요구하는 중앙집권적 행정 관행도 여전하다. 승진 경쟁을 부추기는 낡은 인사제도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기보다 승진 준비를 하느라 학생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 왔다. 부패행정ㆍ과잉행정ㆍ타율행정을 이대로 둔 채로는 민주주의와 집단지성이 힘을 쓸 수 없고 다양성과 창의성이 꽃필 수 없다.

 

새로운 시대와 소통하고 21세기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사 역량 높여야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담지자인 교사들의 역량은 교육의 성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온갖 정보 제공 기기들이 학생들의 손안에 있는 시대에 교과서의 권위나 교육자로서의 교권에 의존하여 학생들을 사로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하는 수업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해야 하고, 교사들 간은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관계하는 방식도 새롭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당국은 교사들이 시대와 사회의 변화 흐름, 직업세계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새로운 학습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잘못된 교육관, 불화나 이혼으로 무너지는 가족의 치유, 가정 회복이 절실

문제 학생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말처럼 학생들의 문제(=학교의 고민)는 대개 부모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자녀를 낳기만 했을 뿐, 어떻게 할 지 모르거나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훈육이나 가정교육도 하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자녀를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부모, 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 소질과 적성을 무시한 기대나 집착으로 자녀에게 부담을 주는 부모들이 많다. 가정불화나 이혼으로 인해 만들어진 학생들의 상처를 학교나 교사가 치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학교의 문제,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체된 가족을 복원하고 가정의 교육적 기능 회복하기 위한 전사회적인 처방과 노력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언론(신문 방송)은 부정적인 뉴스보다 희망적인 대안의 확산에 초점을

대개 교사들은 학생과 관련된 미담이나 선행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는 쉽게 드러난다. 교육담당 기자들이 사회부에 배속되면 교육을 사건과 사고의 관점에서만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교육 뉴스들은 대부분 부정이나 비리, 폭력이나 성폭행에 관한 것들이 많다. 그런 뉴스를 자주 볼수록 학부모나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교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뉴스 포털에는 차마 보고 있기 민망한 성(性)적인 광고들이 즐비하다. 교육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감동적인 실천이나 희망적인 노력을 발굴해 전파하기 위한 노력,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 환경을 정화하려는 언론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3. 마무리 -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일

오랜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무한경쟁에서 이긴 소수의 승리자만 살아남고 나머지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마는 모든 과정들을 ‘교육’이라고 이름으로 되풀이해 왔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학생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한 관심사나 흥미, 소질과 적성을 찾아내어 그것을 키워주고 자신감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일대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국가가 정해놓은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바이블처럼 모시고 암기하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진 본능적인 호기심을 자극하여 스스로 즐거운 학습 여행, 배움과 성장을 향한 탐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 교과서적인 지식을 주입하고 암기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 안에 있는 소질과 적성과 끼를 발굴하고 끌어내어 키워주는 교육으로 크게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함께 해 볼 것을 제안한다.

 

교사-학생-학부모의 관계와 신뢰 회복, 민주적인 교육공동체 복원에 나서자.

학교교육의 핵심은 모든 학생들을 공동체의 건강한 구성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민주주의 교육, 시민교육이 학교 교육의 중핵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정부나 언론에서는 오랜 동안, 학생과 학부모는 수요자이고 학교나 교사는 공급자라고 규정하고, 수요자의 요구에 공급자들이 부응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이른바 ‘교육 수요자론’을 퍼뜨려 왔다. 그러나, 그와 같은 논리는 시장의 논리일 뿐 민주시민 교육을 근간으로 하는 학교교육의 논리와 크게 배치된다.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나 건강한 식생활 습관 등은 수요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학교 구성원의 관계를 대립적으로 규정하고 소원하게 만들어 왔던 ‘수요자 공급자론’을 뛰어넘어 학생-교사-학부모들이 민주적으로 소하고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가르침과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민주적 협력자론’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소원했던 관계와 신뢰를 회복하고 학교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다

 

「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과 협약」을 위한 테이블을 만들자.

우리나라 학생들은 가장 오랜 시간을 억지로 공부하느라고 너무 힘들다. 이제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이라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으로 고통받는 나라가 아니라 교육으로 행복한 나라로의 큰 전환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공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새로운 배움을 즐기면서 저마다의 역량을 키우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온 국민이 사교육에 쏟아 붓는 돈을 공교육 현대화에 쓴다면 세계 최고의 공교육을 만들 수 있다는 통 큰 상상을 하면서 온 국민이 행복한 교육 세상을 꿈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교육을 어떻게 발전시켜가야 할지에 대한 거대한 원탁토론을 하는 등 새로운 상상력과 통 큰 비전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교육계는 물론 산업계와 시민사회, 문화예술계와 학계 인사들이 두루 참여하여 한국 교육을 21세기형 새로운 교육으로 바꾸어내기 위한 열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통큰 비전을 만들어내는 토론이 가능해지려면 진보나 보수, 여야 등 정파의 논리를 뛰어넘어야 하며, 교육을 둘러싼 이익집단들의 이해관계의 벽도 뛰어넘어야 한다. 물론, 불가피하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경과 조치를 함께 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 교육정책은 이처럼 통 큰 토론을 거쳐서 합의된 데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토론 결과를 잘 정리하여 「한국 교육의 미래를 향한 사회적 대 협약」이라는 대 장전으로 공표하고,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은 국회가 나서서 법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면 된다. 토론 과정에서 합의되지 않은 것은 일단 보류하고 지속적인 추가 토론을 통해서 보완하여 합의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새로운 교육을 꿈꾸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토론의 장이 펼쳐지기만 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지속가능한 배움의 공동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뜻과 의지를 모은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공교육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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