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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참여연대(정리 :  김은정 사회경제팀 간사)

 

이 글은 지난 5월 13일에 이뤄진 '복지국가를 향한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적 활용 방안' 토론회의 김연명(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발제문을 정리, 요약한 글이며 원문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블로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peoplepower21.org/672522)동향3.JPG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에 대한 두 개의 시각

국민연금기금은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서 사회적 이슈가 되지 못했다. 오늘 발제에서는 그동안 논의되지 않던 내용을 중심으로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얘기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국민연금기금에 대해서 “가입자들이 연금관리공단에 맡겨둔 돈으로, 연금관리공단은 최대한 수익률을 높여 연금지급에 사용해야 하고, 최대한 수익률을 높이려면, 수익률이 많이 나는 금융시장 부분(특히 주식부분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시각은 국민연금기금을 ‘신탁기금’ trust fund 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국민연금기금의 투자방법 및 운용방법에 대한 가장 지배적인 시각이다. 복지부의 기금운영 개편안도 금융전문가로 7인의 위원을 구성하자는 것이 핵심적인 안이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금융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신탁기금적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투자수익률도 중요하지만 국민경제의 전반적 발전을 위한 경제사회적 목적의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립적인 시각이 존대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이 ‘사회투자자본’social investment capital 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연기금의 사회적 임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social investment capital’은 국제학계 및 연금론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는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규모의 기금을 쌓아놓고 운영하는 제도는 일본, 스웨덴, 캐나다 정도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을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한 목적에 투자한 예는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핀란드는 근대화시점에서 연금기금을 이용하여 전력발전소, 공공주택 건설 등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였으며 스웨덴의 경우도 1960년대-80년대에 임금근로자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을 주택건설부분에 융자형태로 대규모로 투자한 적이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도 국민연금기금을 반드시 금융적 수익률을 몇%올렸냐는 시각이 아니라 이 기금을 어디에 투자해야 우리사회 전체 균형발전에 도모할 수 있을까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임대주택, 국공립병원, 국공립보육시설 등 사회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두 개의 시각(‘신탁기금’ trust fund 적 시각, ‘사회투자자본’social investment capital적 시각)은 국제적으로도 대비되고 있다. 신탁기금으로 국민연금을 이해하는 시각은 월드뱅크, IMF 등이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을 수익률이외에 다른 쪽으로 사용하면 정치적 위험, 수익률 위험률 증가, 연금기금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러한 역사적 사례도 있었다. 반면에 ILO같은 국제기구는 신탁기금적 시각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 조건부로 인정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민연금을 사회투자자본으로 이해하는 시각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며 상당한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연금기금의 ‘수익적 임무’를 강조하는 신탁기금적 시각과 ‘사회적 임무’를 강조하는 사회투자자본적 시각은 공적연금기금의 성격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느 입장에 서는가에 따라 기금투자의 방향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난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는 국민연금기금의 투자원칙과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사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을 대부분(노동운동, 진보진영을 포함하여) 신탁기금으로 이해하고 최대한 수익률 많이 올려야 한다는 시각이 광범위하게 지배하고 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논객들조차도 국민연금기금에 대해서 신탁기금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어서 이에 관련한 토론이 필요하다. 이글의 목적은 국민연금기금을 신탁기금으로 성격 규정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국민연금기금이 사회투자자본적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금의 규모, 재원형성의 단위, 기금의 재정운용방식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을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국민연금기금의 사회투자자본적 속성을 도출해 볼 것이다.
 

 

공적연금기금의 성격에 관한 예비적 논의

 

공적연금기금의 보편적 정의의 부재
<표3-1>을 보면 우리나라와 같이 연기금 적립금을 많이 쌓아둔 채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몇 나라 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스웨덴, 캐나다. 미국, 일본, 한국 이렇게 5개 정도다. 이 나라들의 공적연금기금 포트폴리오 현황을 보면 미국의 OASDI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에 해당,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공적연금제도)는 전액 채권에 투자하고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사기업부분에 개입할 경우 연금사회주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를 만들 때 논의를 거쳐 미재무성이 발행하는 채권만 구입하고 만기 보유하여 연장하는 방식으로만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표 3-1] 주요 공적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 현황 (2008년 말 기준)

표3-1.jpg

 

반대로 스웨덴의 AP 펀드와 캐나다의 CPP 의 경우에는 주식부분의 비중이 높다. 명확히 기금을 키우는 방향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에는 채권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표 1>이 보여주는 바는, 큰 적립금을 갖고 있는 연금기금도 그 나라의 역사적 제도적 상황에 따라서 기금의 운영방식이 결정되는 것이지 국민연금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 선험적으로 이런 기금은 이래야 한다는 보편적인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기금의 투자방향을 정해서 운영할 수 있다. 

 

기금성격과 투자방향에 대한 불명확성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부에서도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법에는 신탁기금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했지만 그 하위규정에는 사회투자자본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 규정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정부조차도 명확하게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에 관한 기존 논의
국내 주류학계(경영, 금융, 재무 등)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에 대해서 신탁기금으로 이해하고 있다. 더 이상의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이 맡긴 돈이며 최대한 수익률을 올려서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취하고 있다.

 

유일하게 정창률 교수가 국민연금기금의 성격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도하고 있는데 주장의 요지는 국민연금기금을 신탁기금으로 이해하면 안 되고 국부펀드적 속성이 강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신탁기금’만으로 이해되던 국민연금기금에 대해서 새로운 주장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이 또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국부펀드는 국가가 통제하는 것으로 기금의 투자방식에 대해서 자세한 공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에 대한 민주적, 사회적 통제권을 주장하는 데 논리적 근거가 취약해진다. 또한 시민사회, 노동계 등에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 및 국민연금을 사회투자자본으로 이해하고 사회 경제적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임무’에 대한 근거가 약해질 수 있다.


 

기금의 규모와 국민연금기금의 성격

 

기금의 규모와 금융시장 비중
지금부터 국민연금기금이 신탁기금적 성격 외에 사회투자자본적 성격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론적 근거를 들고자 한다. 기금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신탁기금적 성격으로 이해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은 324조 원이 적립되어 있고 이는 GDP대비 27.6%로 2030년대 중반에 GDP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DP대비 50%를 단일 공적연금이 갖고 있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없었다. 세계사가 밟아보지 않은 미답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실험의 성공, 실패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대로 가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일본의 공적연금기금도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GDP 대비 27.9%) 그 규모는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러나 한국은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에 곧 3,40%를 도달할 것이다. 절대액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의 미국 OASDI 는 GDP 대비 16.6%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이 쌓여 있으며 적립금의 80%이상이 채권에, 나머지가 주식에 투자되어 전체 자산의 97%이상이 금융부문에 투자되어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비중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데 2009년도 기준으로 전체 채권발행 물량의 18.7%(국채 28.9%, 특수채 26.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 부채가 노무현 정부 중반 팽창하기 시작했는데 상당부분의 원인이 국민연금기금에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국공채 투자규모가 너무 커져 정부와 공기업 등은 낮은 비용으로 자금 조달할 수 있게 돼 장기적으로 국가부채를 늘리고 재정규율을 약화시키는 핵심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도 기준으로 3.57%에 이르고 있는데 최근에는 5%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100위안에 드는 대형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2009년도 말 6.57%에 이르고 있다. 곧 우리나라 상위 100대 기업 주식 10%를 소유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런 배경에서 얼마 전 곽승준 위원장의 “재벌을 통재하기 위해서 연기금의 주식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는 발언이 나오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규모의 함의
이렇게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된다.
첫째, 국민연금기금에서 국공채를 무한정 인수해 주기 때문에 국가 재정규율이 약화되는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둘째, 국민연금기금의 보존을 위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형주 위주로 운영 즉, 안정하고 수익성이 높은 대기업 위주의 주식과 무위험 채권 및 AAA등급 이상의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연금관리공단 입장에서는 연금자산의 손실방지를 위해서 안정적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기금은 전 국민에게서 재원을 공급받았지만 재원의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로 배분되는 것이다. 신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코스탁이나 채권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미래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하지만 그러한 위험부담을 기피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셋째,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주식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민간기업을 통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통제해야한다는 시각과 통제하면 안 된다는 시각으로 나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이 없는 우리사회가 합법적이고 시장 친회적 방법의 통제 또는 대타협의 방식으로 자본과 협상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기금을 쌓아놓은 단계에서 97년 외환위기 및 리만브라더스와 같은 사태 발생 시 연기금의 자산가치가 떨어져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연금지급을 위한 시점에서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다. GDP대비 50%에 달하는 자산을 20년 만에 GDP의 0%로 만들어야 한다. 연금지급을 위해서 금융자산을 매각해 현금화 시켜야 하는 시점에서, 대규모의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론적으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로 실제로 발생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의 이론적 수준에서 예상한다면 금융자본의 meltdown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까지 국민연금기금을 ‘신탁기금’으로 이해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제, 사회적 부작용을 살펴보았다. 이렇게 대규모의 기금을 쌓아놓고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투자방식으로는 여러 가지 경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전략의 타당성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기금의 형성단위와 국민연금기금의 성격

 

국민연금기금의 대기업 자본화와 양극화
수익성을 강조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 따라 대부분 수익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우량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기금의 채권투자 비중을 보면 무위험채권과 AAA등급 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일반채권시장의 구성비와 비교해도 국민연금기금에서 무위험채권과 AAA등급 채권투자 비중이 높다. 수익성을 강조하는 기금운용구조에서 나타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의 근본적인 딜레마이다.

 

주식투자의 경우에도 국민연금기금의 대형주 비중이 86.8%로 거래소시장의 구성비 75.4%보다도 높다. 대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에의 재원조달 역할이 ‘적하효과;(trickle down effect)로 이어져 국민경제가 성장한다면 정당성이 있을 수 있지만 최근에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이나 고용창출 등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서 재원이 조달되는 전국적 기금인 국민연금으로 현재의 투자방식은 기금투자를 통한 전국민의 혜택과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정당성이 없다.


 

기금의 운용방식과 국민연금기금의 성격

 

국민연금기금이 신탁기금이 아닌 사회투자자본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은 완전적립방식이 아니며 거대한 기금을 가진 부분적립방식의 재정운용으로 볼 수 있다. 부분적립방식 하에서는 아무리 투자수익률을 높여도 연금채무를 모두 적립할 수 없으며 단지 기금의 고갈시점을 늦출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50년대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기금의 투자수익률을 1% 올려서 연기금 고갈시점을 2,3년 연기시킬 수 있다면 투자수익률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는 반대로 투자수익률이 1% 떨어지면 기금고갈시점이 2,3년 앞당겨지게 된다. 이렇게 수익률 위주 투자가 연기금 고갈시점을 연기시키는 효과만을 갖고 기금고갈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다른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육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출산률 증가를 불러올 것이고 출산률이 높아지면 인구가 증가되어 연금재정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 또한 마찬가지의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 즉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한 투자가 반드시 금융적 수익률만이 아닌 ‘사회적 수익률’ social return 이라는 개념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금을 사회 전체적 발전을 위해 투자하여 주요한 사회문제(주택, 의료 등)를 해결하면 우리사회에 화폐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경제사회적 균형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어 연금재정의 기반을 강화시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금융적 수익률만이 아닌 ‘사회적 수익률’ social return 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기금을 경제사회적 목적에 투자하는 것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해외투자’와 ‘기금분할론’, 사회책임투자론의 검토

 

해외투자 확대론
국민연금기금이 거대해지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예상되자 해외투자 확대론이 제기되었다. 기금의 위험분산차원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이 방법 또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국내에 투자하면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지만 해외에 투자할 경우 국내투자자본의 감소를 가져와 국내 고용량 감소시키게 된다. 또한 해외투자는 대부분 간접투자(80% 이상)의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 때 발생되는 거래비용을 고려하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기 어렵다.

 

기금분할론
거대기금이 가져오는 경제적 왜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을 몇 개의 기금으로 분할하여 운영하는 기금분할론의 의견도 제시되고 있지만, 기금을 몇 개로 분할한다 해도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금융시장 비중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다. 기금을 분할한다 해도 수익률이 강조되는 이상 자산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비슷해진다. 칠레(김연명 2000)와 스웨덴(이은주 2010)의 역사적 경험이며, 스웨덴의 경우 거래비용의 문제 때문에 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론
진보진영에서 사회책임투자론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론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을 예를 들어 주주행동주의, 지역사회개발투자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도 사회책임투자펀드라는 이름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324조 원의 국민연금기금의 크기에 비해 3조5천억 원의 사회책임투자의 규모가 너무 작아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고 일종의 면피용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수익성 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책임투자의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사회책임투자의 범위를 국민연금기금 전체로 넓히는 방식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토론해볼 필요는 있다.


 

함의와 추후 연구과제

 

결론적으로 국민연금기금을 신탁기금으로 이해하는 시각은 금융적 수익률을 강조하고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 라는 이론적 패러다임에 근거해 있는 반면, 사회투자자본적 시각은 금융적 수익률을 넘어선 ‘사회적 수익률’을 강조하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takeholder capitalism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다. 때문에 넓게 보면 국민연금기금의 성격 규정과 이에 근거한 투자방향의 설정 문제는 한국 사회를 어떤 형태의 자본주의로 가져가야 하는가라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 글은 국민연금기금의 왜 사회투자자본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일종의 문제제기이자 시론적 성격의 글이며 향후 연구되어야 할 여러 가지 과제를 갖고 있다. 이 중 집중적으로 조명되어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성과평가를 할 때 금융적 수익률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기준이 살아있는 한 지금까지의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기금관리공단에서 국민연금기금으로 보육시설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에 대한 관점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금융적 수익률 외에 ‘사회적 수익률’social return 의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평가기준 자체를 바꾸지 않고 수익률이 강조되는 규정이 남아 있는 한 사회투자자본으로서의 국민연금기금 투자는 현실화되기 어렵다. 주택, 보육, 노인요양시설, 공공주택, 그리고 국공립병의원 등에 대한 투자가 우리사회의 이익으로 돌아오고 금융적 수익률에 비해 그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사회적 ‘수익’ return 개념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채권부문 투자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재인식이 필요하다. 채권투자는 금융투자로 인식되어 왔으나 실제로 어떠한 채권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사회투자자본적 관점에서는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방채에 투자되는 국민연금기금이 지방의 사회 인프라 개발에 어떤 기능을 하고 있으며, 토지주택공사의 채권에 투자된 국민연금기금은 주택개발과 공급에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렇게 어느 사업에 어떻게 투자되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을 통해 채권부분 투자의 기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아직 채권투자가 갖고 있는 사회경제적 의미에 대해서 그동안 연구가 되어 있지 않아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사회투자자본이라는 용어의 타당성과 여기서 끄집어 낼 수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투자방향 및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정밀한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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