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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경제위기 하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
 부양실태에 맞지 않은 부양의무자 제도와 간주부양비를 중심으로














이찬진(변호사)


 1998년 외환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경제활동인구 군에 속한 ‘중산층’의 광범위한 빈곤층화 현상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노령이나 아동 등 인구학적인 범주에 의한 제한이 있는 생활보호법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빈곤 문제에 적절하게 작동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결과 사회안전망의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어 1999년 9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였고, 2000년 10월부터 제도 시행을 한 이래 제도의 주요 골격에 큰 변동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 여전히 존재

지난 9년 여의 제도 시행 과정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All or Nothing"으로 표현되는 수급자와 비수급 빈곤층의 분리와 이로 인한 광범위한 비수급 빈곤층의 발생에 있었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차상위 계층에 대한 선별적인 개별급여나 한시적인 긴급복지지원제도가 도입되었고,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의 존재로 인한 비수급 사각지대의 해소를 위하여 부양의무자를 배우자와 1촌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로 제한하는 일부 제도 개선도 있었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8년 추산 자료에 의하면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데도 기초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비수급 빈곤층이 182만명으로 2008년 기준 수급자 155만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현행 제도에서 소득인정액 요건을 실질적으로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자로 인정되지 못하여 비수급 빈곤층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비현실적인 부양의무자 기준이고 그 다음으로는 법률에는 명시적인 근거가 없는데도 대통령령에서 소득평가액 산정시 부양의무자로부터 실제로 소득이전이 없는 상태에서 일정한 소득이 이전된 것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간주부양비’ 제도 때문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제도개선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부양능력 판정기준은 정부의 공공부조예산에 인위적으로 맞추어진 것에 불과

먼저,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는 공적 노후소득보장제도(기초노령연금, 국민연금 등)가 성숙되는 정도에 맞추어 대부분의 노령 가구들이 일정액의 소득보장이 된 상태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고, 현 시점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내용은 결국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을 중심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기존 제도의 부양능력 판정기준(재산기준은 기본재산액 10,850만원(중소도시기준) 소득환산율 4.17%, 소득기준은 ‘부양의무 없음’은 최저생계비의 1.3배 미만, ‘부양의무 있음’ 중 ‘간주부양비 30%’는 피부양가구+부양의무자가구 합산 최저생계비의 1.3배 이상)은 미성년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중·장년층 부양의무자 가구의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양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기준으로 이는 결국 정부의 공공부조예산에 인위적으로 맞추어진 것에 불과하며 이것 때문에 결국 부양받지 못하면서도 비수급빈곤층으로 배제되는 많은 빈곤층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부양의무자 판정기준은 민법상의 부양의 정도와 범위를 벗어나

 부양의무와 관련하여 미성년 자녀 부양이 우선하는가 아니면 노부모 부양이 우선하는가, 아니면 동순위인가에 관하여 민법에서는 정하는 바가 없고, 이에 대한 명확한 대법원 판례도 없는 실정이다. 부양의 정도와 방법을 정하기 위하여는 법원이 피부양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여기에는 미성년 자녀 부양을 포함한 생활 소요의 전반이 참작됨)을 감안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미성년 부양을 하고 있는 자가 주택이 없거나 많은 융자를 받고 있거나 아니면 전세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상당수의 부양의무자에 대하여 현 제도에 따라 보장비용을 징수할 경우 그 한도는 법 제46조 제1항의 “부양의무의 범위 안에서 징수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것이 행정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실제로 보장비용징수 처분의 대부분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의 부양의무자 판정기준이 민법상의 부양의 정도와 범위를 벗어나 수급자 선정과 관련하여서만 보다 높은 수준으로 부양의무를 간접적으로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경우 아주 높은 소득을 갖고 있는 대상자가 아닌 한, 부양의무자에 대하여 보장비용을 징수하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에 관하여도 민법적인 부양의무의 정도와 범위가 최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주최한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제도개선에 관한 중간 목표선 모형으로 제시된 부양의무자 4인가구 - 수급권자 1인 가구의 재산기준 2억591만원, 부양능력없음 소득기준 월 380만원, 부양능력있음 소득기준 월 496만원은 노부모 부양에 관하여 중·장년층 도시가구의 소득-지출 실태와 부양실태를 현실적으로 감안한 기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은 목표선이 어렵다고 한다면 그 대안으로서 부양의무자 가구의 실제소득을 적용함에 있어서 최소한 수급자에게 적용되는 수준의 소득평가액 산출시의 소득공제가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 소득이전이 없는데도 수급자의 소득평가액에 반영하는 ‘간주부양비’는 위헌적이고 위법적

 둘째, 현행 대통령령에 의하여 부양능력판정에 있어서 부양능력미약자로 지칭되는 부양능력없음 기준과 부양능력있음 기준 사이의 부양의무자가구 소득 계층에 대하여 법 시행령에서 작위적으로 피부양자 가구에게 실제 가구소득액의 30%를 피부양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간주하여 실제로 소득이전이 없는데도 이 금액을 피부양자의 소득평가액에 합산하여 소득인정액을 계산함으로써 실제 소득이 없는데도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상이 되어 수급자에서 탈락되어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빈곤 계층은 모두 즉시 구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법시행령 제3조 재1항 제4호 나. 제4조 제1항 제4호 다목에 의한 ‘간주부양비’는 실제 소득이전이 없는데도 수급자의 소득평가액에 반영하는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것으로서 즉시 폐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실제로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 빈곤 가구에 대하여는 현행 제도 하에서도 선급부를 실시하고 후구상권을 행사함으로써 비수급 빈곤층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과거 제도 시행 초기에 수급권자 가구들이 부양의무자가 부양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상당수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부양능력이 있는 자녀에게 수급비를 보장비용으로 사후에 징수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고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수급을 포기하는 세대가 많았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부양의식 실태조사에 의하면 수급가구들이 보장기관으로부터 생활보장급부를 받고 보장기관이 사후에 부양의무자에 대한 보장비용 징수를 하는 것에 대하여 찬성 54%, 반대 24%로 구상권 행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양능력있는 부양의무자 존부를 불문하고 일단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빈곤계층에게는 선급부를 실시하고 후심사를 하여 보장비용 징수 여부를 판정하고, 이에 따라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의한 보장비용 징수를 하는 것에 대하여 제도적인 거부감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며, 구상권 행사의 현실적인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

 다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입장에서 제도를 돌이켜 볼 때, 전담공무원 1인이 수백 명의 수급자 선정 및 관리 일체를 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중에 부양능력있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실태를 조사하고 그에 따라 보장비용 징수절차를 진행하여 과연 소송에서 승소여부도 불확실한데도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까지 직접 준비하여 진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사정이 위와 같은 관계로 제도 시행 이후 보장비용 징수 조치는 전국적으로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비수급 빈곤층인 사각지대가 양산되는 또 하나의 원인은 결국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인력운용 현실에 있다는 점을 반성하여야 한다. 수급자 선정을 맡은 전담공무원은 선정 당시의 수급자의 실태를 기준으로 사후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나 책임문제로부터 자유롭게 기꺼운 마음으로 수급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수급자 선정 및 보장비용 징수 담당자가 분리되어야 하며, 이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조직,직제 개편을 통하여 잉여가 발생하는 일반 행정 직렬의 인원들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선제적 대응에 걸맞는 법개정 절실

끝으로, 경제위기 하에 비수급 빈곤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빈곤 계층이 생존의 위험에 내몰린 이때에 우리 사회의 최후의 안전망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 모두 직시하여야 한다. 현 정부가 가장 애용하는 용어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이고, ‘선제적 대응’이다. 바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것이 빈곤의 나락에서 생사의 기로에 내몰려 있는 빈곤계층을 살리는 일이다. 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이상과 같은 제도개선안은  신속하게 법률개정을 통하여 시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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