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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인상
  • 2018.12.07
  • 832

'사법부 블랙리스트' 업무 거부와 사직서 제출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이 드러나는 계기를 연 이탄희 판사 

 

● 선정사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부의 사법농단이 법원 밖으로 드러나게 된 계기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에 대한 이탄희 판사의 거부에서부터 촉발됐다. 2017년 2월 판사들에게는 승진을 위한 엘리트 코스로 알려진 법원행정처 기획2심의관을 맡게 된 이탄희 판사는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 상임위원 등으로부터 '판사 뒷조사 파일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 이 판사는 자신이 맡을 업무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같은 법원 내 연구모임의 활동과 소속 판사들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는 일임을 듣고, 고민하다 사직서를 제출했다. 결국 자신이 있던 안양지원 판사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법원 밖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사법농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판사들과 특정 성향의 연구모임들을 일상적으로 사찰하고 관리해 왔고, 박근혜 청와대 등과 교감을 이루어 헌법과 법률 및 법관의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법부의 판결들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 개입하며 박근혜 국정농단의 한 축으로 역할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구속 기소됐고, 사법부 최고위직인 전직 대법관들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업무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던진 이 판사의 양심과 용기가 없었다면, 양승대 대법원이 저지른 사법농단의 진실이 드러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수상자 및 제보사건 소개

 

법원 내 전문분야연구회 중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2017년 기획팀장(총무 4인 중 1인)을 맡았던 이탄희 판사는 2017년 2월 9일, 법원행정처 기획2심의관 겸임 인사명령을 받았다. 

 

2017년 2월 13일,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의 법원행정처는 '법원 전문분야연구회 관련 예규의 중복가입 금지 원칙'을 들며, 법관들에게 중복가입한 전문분야 연구회를 정리하고, 만약 정한 기한 후에도 중복 가입되어 있을 경우 나중에 가입한 연구회는 전산상 탈퇴 조치할 예정이라고 코트넷(법원 내부망)에 공지했다. 2017년 2월 15일, 법원행정처의 공지에 대해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인 김형연 부장판사가 전문분야 연구회 중 제일 나중에 설립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의심된다며 법원 내부망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2017년 2월 20일자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 겸임 발령을 받은 이탄희 판사는 2월 14일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판사들 뒷조사 파일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 2월 15일에는 이규진 상임위원에게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해소조치와 관련하여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인 김형연 부장판사의 이의 제기에 대한 반박논리를 연구회에 전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또한 이 판사는 전임자에게 (법원행정처의)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탈퇴조치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타겟으로 한 것이고, 이 조치에 대해 행정처장은 주저하였으나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이 밀어붙였고, 이 판사는 연구회 때문에 기조실에 온 것이다’ 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이규진 상임위원과 전임자의 말에 충격을 받은 이 판사는  2017년 2월 16일, 인사제1심의관과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로 사직의 뜻을 전하고, 안양지원에 출근해 지원장에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판사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의 통화에서 사직 대신 안양지원에 돌아가 재판을 하겠다고 밝히며, 국제인권법연구회 개입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결국 이 판사의 뜻대로 안양지원으로 돌아가게 됐지만, 법원 내부망에 인사발령문이 올라오진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탄희 판사 인사 발령의 배경에 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7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영한 대법관은 언론 보도가 당사자 확인절차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법원행정처는 해당 판사에게 연구회 활동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판사에 대한 겸임해제 인사발령은 해당 판사의 의사를 존중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구체적인 불희망 사유는 개인의 인사문제로서 본인이 공개되길 원하지 않으니 언급할 수 없다는 해명을 내부망에 올렸다. 그러나 3월 8일, 이 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법원행정처가 본인에게 관련 경위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지 정식으로 확인한 사실이 없으며,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고심하고 있다는 글을 게시했고, 이 날 김형연 부장판사가 대법원 차원에서 공정한 조사기구를 만들어 진상을 조사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2017년 3월 9일,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관에 대한 인사발령을 둘러싼 문제의 중대성과 심각성에 대하여 인식하고, 공정ㆍ명확ㆍ신속한 해결을 위하여 중립적 조사기구를 구성하여, 제기된 의혹과 문제점을 신속히 조사하기로 했다고 내부망에 밝혔다. 

 

이어 3월 13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인복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진상조사를 요청했고, 2017년 4월 18일, 대법원의 1차 진상조사위원회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 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시민들은 물론, 사법부의 일선 법관들조차 그 결론을 믿지 않았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11월 13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추가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조사 결과, '판사 동향파악 문건'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 추가조사위원회가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의혹 문건이 확인되어 대법원은 2월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을 구성했고, 특별조사단은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 의혹 문건을 다수 조사해 발표했다. 

 

이탄희 판사가 이진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거부하고, 사표를 제출한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문건 의혹으로 번지고,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재 사법농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8년 10월 27일 구속 기소됐고, 사법부 최고위직인 전직 대법관들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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