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기 후기] 시민불복종과 민주주의 -참여연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참여연대 19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2017년 1월 9일(월)부터 2월 16일(목)까지 6주 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19명의 20대 청년친구들이 함께 참여하는데, 이 6주 동안 우리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친구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청년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직접행동을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미래의 청년시민운동가로 커나가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후기는 김민형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란?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그 동안 방중마다 실시되었던 참여연대 인턴프로그램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청년들의 공익활동을 위한 시민교육과 청년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공부하는 배움 공동체 학교입니다.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를 응원하는 방법 : 해피빈 모금함 (클릭)

 

 

“나는 개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나는 한 명의 시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다니엘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그의 마지막 말은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애쓰는 인물과 이를 파괴하는 폭력적인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영화를 보며 한국 사회를 돌아보고 되묻는다. 시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지금 이 사회가 괜찮은 건가? 어느새 우리는 기득권 질서와 시스템에 길들여진 건 아닌가?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정치철학자 김만권 선생의 강의는 이러한 물음을 던지며 시작됐다.

 

                    20170124_시민불복종과 민주주의 (2)

 

우린 각자 일상을 보내며 살아간다. 일상 속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당장 그 문제를 지적하고 싶어진다. 그런데도 쉽게 소리치지 못한다. 변하지 않을 거라는 냉소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득권 질서에서 배제될 게 두렵기 때문이다. 결국, 적당히 덮어두고 지나치기 일쑤다. 그렇게 일상은 변혁이 없는 어쩌면 ‘평온한’ 상태로 지속된다. 그런데 일상을 뛰어넘어 공간의 변혁이 일어날 때가 있다. 혁명이 그렇다. 더는 참을 수 없는 마음들이 모여 그렇게 혁명의 정치를 만들어낸다. 혁명은 시민의 삶을 옥죄는 부당한 제도를 공개적으로 깨트리면서 그 막을 올린다.

 

흔히 혁명이라고 하면 피로 물든 풍경을 떠올린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왕정을 무너트리고 근대에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거대한 폭력이 충돌해야 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혁명의 근대적 의미를 부여한 게 바로 프랑스혁명(1789)이다. 폭력과 시작이 맞물리는 사건이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혁명(1917)도 새로운 시스템을 출발시키면서 수많은 이의 피로 점철되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 또한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시민이 죽임을 당한 사건이다.

 

그런다보니 이런 이야기할 때 같이 논의하기 모호한 혁명이 하나 있다. 1776년 식민지 독립투쟁으로 시작한 미국혁명이 그렇다. 미국혁명은 <독립 선언서>라는 헌법을 제정하면서 혁명을 이룬다. 이 선언서는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정하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반영했다. 폭력이 아닌 말과 글로 한 혁명인 것이다. 성공한 혁명이란, 후대에 그 정신을 넘겨줄 수 있는 혁명이다. 그러려면 새로 헌법을 쓰는 일이 중요해진다. 혁명은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고, 헌법은 새로운 원리를 넣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혁명과 헌법은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행위로 서로 맞물려 있다.

 

                     20170124_시민불복종과 민주주의 (1)

 

2016년, 광장에 촛불이 타올랐다. 처음엔 시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기 맘대로 써버린 대통령을 향한 경고였지만, 이내 위임한 권력을 되찾아 시민의 손으로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 했다. 시작은 시민불복종의 성격을 띠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혁명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직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이지만 우린 이 역사를 ‘촛불혁명’이라고 부르곤 한다. 이 혁명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시민들이 분노를 이성적인 방식으로 표출했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성별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누구나 동료 시민 앞에서 자유롭게 발언을 했다. 촛불혁명 거리 한복판에 말이 넘쳐났다. 지금 이 상황이 왜 문제인지, 앞으로 어떤 사회를 바라는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며 서로 생각을 나누고 함께 마음을 다졌다.

 

현재, 혁명에서 비롯된 개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87년 헌법은 많은 변화를 담았지만 동시에 그 시대의 한계를 절실히 보여준다. 또한 당시 정치 엘리트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도 하다. 이제 새로 헌법을 쓰게 된다. 엘리트들이 또다시 헌법을 자기 기득권을 지키는 방식으로 재편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헌법이 시민들 삶의 원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그러지 않으려면 헌법을 만드는 데 시민 다수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밖에 없다. 자기 삶의 철학과 방향을 담도록 헌법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혁명과 헌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함께 고민할 문제다. 시민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혼자 투쟁하는 건 힘든 일이다. 결국, 서로 마음을 모아 함께 해야 한다. 자기가 속한 곳에서 그 마음들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함으로써 기득권 질서와 시스템에 길들여진 존재로 살지 말자고 당당히 선언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더 참을 수 없는 마음들이 모여 작지만 큰 혁명의 물결이 흐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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