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기 후기] 세월호를 다시 생각하다/ 탈핵 강연 – 참여연대 공익활동가학교

참여연대 19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2017년 1월 9일(월)부터 2월 16일(목)까지 6주 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19명의 20대 청년친구들이 함께 참여하는데, 이 6주 동안 우리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친구들은 인권과 참여민주주의, 청년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직접행동을 기획하고 진행함으로써 미래의 청년시민운동가로 커나가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후기는 김태형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란?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그 동안 방중마다 실시되었던 참여연대 인턴프로그램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청년들의 공익활동을 위한 시민교육과 청년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공부하는 배움 공동체 학교입니다. 

 

* 청년공익활동가학교를 응원하는 방법 : 해피빈 모금함 (클릭)

 

세월호를 다시 생각하다

‘세월호’라는 단어를 얘기했을 때 각자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는 조금씩 다르다. 누군가는 팽목항에서 슬퍼하던 유가족들을 생각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오늘 청년공익활동가 학교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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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영상을 봤다. 특조위 진행 내용은 기사로만 접했는데 영상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안타깝고 화가 나는 장면이 이어졌다.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123정 함장, 목포 해양지방경찰서장 등은 특조위 위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날 자신이 어떤 지시를 내렸으며 어떻게 상부에 보고했는지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특히 목포 경찰서장은 현장에서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감사원 징계까지 받았음에도 본인은 잘못이 없다 뻔뻔하게 주장했다. 

특조위는 여당위원들의 의도적인 방해와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났다. 하지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조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 

 

영상을 보고 조원들과 토론하면서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결국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기문의 팽목항 방문은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사진을 위해 미수습자 가족 2명을 양 옆에 앉혀놓고 억지로 손잡고 어깨동무 하는 모습은 구태정치의 전형이었다. 조금이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협조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더욱 화가 났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고통도 먼저 헤아리지 못하는데 누구를 위해 일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에서 가장 먼저 내세워야할 공약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면 재조사 및 재발 방지 체계 확립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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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노란리본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연대는 2016년 3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노란리본공작소를 운영해 자체적으로 만든 노란리본을 무료로 배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약 7만개의 노란리본이 만들어졌고 전국 각지로 배달되고 있지만 수량이 부족해서 자원 활동가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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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은 노란색 폼을 가로 0.7cm 세로 9cm의 길이로 잘라 리본 모양으로 꼬아서 만든다. 이후 가위로 조금 다듬어서 고리를 달아주면 된다. 만드는 과정이 간단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저마다 자르기, 꼬아서 본드 붙이기, 고리 연결하기 등의 작업을 맡아 2시간 동안 노란리본을 만들었다. 소소한 노동에 집중하는 것도 즐겁고 리본을 만들면서 조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즐거웠다. 세월호 문제 해결에 개인이 도움을 주는 방법은 집회만이 아니다. 이렇게 가끔 노란리본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만든 노란리본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 희망을 전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뿌듯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4월 16일. 나는 학교로 올라가는 버스에서 전원구조 기사를 봤고 수업 중에 그것이 오보였다는 것을 알았다. 하루 종일 핸드폰만 쳐다보면서 늘지 않는 생존자수에 절망했다. 침대에서 새벽까지 생중계 채널을 보며 울었다. 팽목항에 내려가고 있다는 친구와의 메시지를 끝으로 잠이 들었다. 이후 세월호는 나의 일상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흐릿해져갈 무렵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 서로의 용기가 되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다.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 미래를 위한 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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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는 김익중 경주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님의 탈핵 강의를 들었다. 여기서 탈핵은 탈원자력을 의미한다. 김익중 선생님은 최근 개봉한 경화 <판도라>의 총괄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원자력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다보니 강의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강사님이 너무나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셨다. 

강사님은 기본적으로 원자력이 도덕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에너지라고 말했다. 원자력 연료는 한 번 가동시키면 4년 동안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이후 수명을 다해 식히는 데만 10년, 식힌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해서 무해한 상태가 되기까지는 10만년이 걸린다. 사실상 핵폐기물을 즉각적으로 처리할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당장의 에너지를 위해 미래 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처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원자력은 매우 ‘비싼’ 에너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탈원자력을 위해 에너지 정책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는 몇 안되는 국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31개 원전국가 중 4개가 즉각적으로 탈핵을 선언했고 대부분의 국가는 신규건설을 중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계획대로 원자력 건설을 추진할 뿐 아니라 신규 건설도 계획 중이다. 이대로면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가 된다. 원전 수만 따져도 3위 규모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원자력을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많은 국가들이 풍력, 태양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를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고 있다. 기존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0년도부터는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전세계 전력생산 중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원자력의 50배가 넘는다.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는 이미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이렇게 보편화된 재생에너지가 왜 우리나라에서만 저평가 받고 있을까. 강사님은 원자력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기득권 세력이 정보를 왜곡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만해도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미세 먼지를 발생시키는 화력발전소에 비해서 분명 원자력발전소는 깔끔해 보인다. 매연이 나오지 않으니까. 이런 식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공사는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도 원자력 홍보만화가 연재된 적이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 원자력이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만화였다. 그런 만화를 보면서 원자력의 문제점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이 입은 손실은 당장 따져볼 수도 없을 정도다. 그 사고로 일본 열도는 300년 동안 오염된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 1000만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하는 원전 사고 확률은 실효성이 없다. 이미 430개의 원전 중 6개에서 사고가 났다. 

 

결국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나라 전기 생산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OECD 평균이 22%고 아시아 국가도 대부분 10%를 넘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대세에 따르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기요금은 어느 정도 인상될 것이다. 작년 여름 전기세 누진세율 관련해서 엄청난 저항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걱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건 우리를 위한 결정인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결정이다. 당장의 전기요금은 오르겠지만 재생에너지 생산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전기를 수출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얘기를 들어도 여전히 ‘아직은 기술이 부족해 재생에너지를 고려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의 기득권이 가지고 있는 힘은 막강하다. 그러나 원자력, 석유는 결국 시대가 지나면서 사라질 에너지원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다시 선택의 문제다. 강사님은 이미 야권 대선 후보들에게 탈핵 관련 정책 제안을 끝마쳤다고 얘기했다. 여당은 철저한 친원자력이라고 한다. 딱히 놀랄 일은 아니다. 탈원자력, 나아가 탈핵의 선택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꽤나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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