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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정당초청 중소상인살리기 토론회

2012년 2월 정당초청 중소상인살리기 토론회에서는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정부차원의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제도 운영, 대형마트 및 SSM에 대한 허가제 도입 등이 필수 정책으로 제시되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세계화 구호를 외친 김영삼 정부는 유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유통시장 개방 및 국내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1997년 유통산업발전법이 제정돼 대형마트 등과 같은 대규모소매점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자 유통대기업들은 대형마트 사업에 너나없이 뛰어들었다. 대형마트 인근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 붕괴의 서막이었다.

 

유통대기업은 대형마트 시장이 과포화 상태가 되자 2007년 전후부터는 대형마트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골목상권과 소매시장에서 중소 자영업자는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였다. 2007년 84만 8천, 2008년 79만 4천의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고 이들의 상당수가 신빈곤층으로 전락하였다. 유통대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게 형성되자 정부와 국회는 마지못해 대형마트와 SSM을 규제하는 법제와 정책 개선을 시도하였지만 그 정도는 미미하였고 유통대기업의 시장 잠식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5년 새 유통대기업들은 대형마트.SSM에 대한 규제를 피해 변종 SSM인 상품공급점 출점을 통해 유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형마트-SSM-변종 SSM으로 이어지는 유통대기업의 지역상권 장악 전략에 맞서 참여연대는 중소자영업자들과 함께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유통시장보다 범위를 더 넓혀서 보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시장 영역이 무너진 결정적 계기는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해 노무현 정부에서 완성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의 폐지였다. 재벌·대기업은 식자재 납품.도매.공구.문구 등 중소상인 적합업종 영역을 잠식해 들어왔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노무현 정부는 ‘상생’을, 이명박 정부는 ‘동반성장’을 외쳤지만 제도적 규제가 사라진 자리를 ‘상생’이 대신할 수는 없었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의 동반성장위원회는 내놓은 대책은 재벌 대형마트의 소주.담배.쓰레기봉투 판매 금지 권고에 불과했다.

 

 

┃ 주요 활동 경과 ┃

 

참여연대는 2009년 전국 중소상인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를 결성을 주도하였다. 이 조직은 대기업의 중소상인 사업영역 진출로 인한 중소상인들의 몰락과 지역경제의 붕괴를 막고, 중소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제.개정과 제도 개선을 주요 목적으로 하였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합리적 규제 도입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폐업 중소상인의 실업 안전망 구축과 함께 이 조직이 출범하면서 내세운 3대 과제의 하나였다.

 

2009년 10월 참여연대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SSM 허가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하였고, 국회의원 전원에게 SSM 개설 허가제 도입에 대한 입법조사를 실시하여 조사에 답한 113명의 의원 중 103명의 찬성의사를 받아냈다. 언론기획, 상시적인 기자회견, 대규모 집회와 농성 등 캠페인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해 당사자의 활발한 운동과 일정한 여론의 지원을 업고 2010년 11월 10일 전통시장 인근 500m 이내 지역에서 SSM 출점을 규제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25일에는 사업조정제도에 가맹점과 SSM을 포함시켜 적용토록 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후로도 유통산업발전법은 개정되어, 대형마트 및 SSM 등의 영업시간을 자정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제한, 월 2회 이내 의무휴업일을 지정토록 했다. 그러나 대규모점포 등의 영업시간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에도 불구하고, 중소상인들의 생계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는 등 시장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했다. 유통대기업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고 2012년 참여연대는 다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입법 청원했다. 그 결과 2013년 1월 1일 대형마트 준등록제 시행, 대형마트 등에 사전입점예고제, 상권영향평가제도 도입 및 영업시간제한, 의무휴업일제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로써 대형마트 및 SSM은 밤 12시~아침 10시까지 영업이 금지되었고, 공휴일 중 2일을 휴무일로 지정해야 하는 등 참여연대가 5년여 기간 매진했던 중소상인살리기 활동이 절반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유통대기업은 규제에 맞서 사법소송을 통한 규제 무력화에 나섰다. 2012년 4월 유통산업발전법 공포 이후 각 지자체에서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 개정 작업을 시작하자 이마트, 홈플러스 등이 가입한 체인스토어협회는 영업시간 규제와 월 2회 의무휴일 지정 등을 명령한 유통산업발전법과 영업시간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조례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규제를 받지 않는 타유통업체와의 평등권을 위반했다는 법리로 서울 강동구, 송파구 등 지자체를 상대로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2012구합 11676)’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6월 22일 행정절차 미준수를 이유로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2012년 6월 대형마트들은 유통법 제12조 2가 대형마트를 차별 취급해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헌법소원 사건은 민변과 참여연대 등의 노력으로 헌법재판소가 2013년 12월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적법하다는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다. 중요한 사법 판결이었다.

 

대선이 있었던 2012년에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홈플러스가 초대형 매장 개설을 추진하면서 합정동 홈플러스 개점 저지 투쟁이 지역 중소상인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이 가세한 대규모 싸움으로 진행되었다. 2년여 기간의 끈질긴 싸움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망원점 폐점이라는 일정한 성과를 남겼다.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제정 운동은 2011년에 본격화됐다. 운동의 여파로 2012년 연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약칭 상생법)이 개정되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합의를 바탕으로 적합업종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민간위원회의 중재에 의한 대.중소기업 간 합의는 합의 불이행에 대한 강행규정이 없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참여연대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2012년 6월 ‘중소기업.중소상인적합업종특별법’ 제정안을 입법청원하였고, 오영식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3년 4월 이를 입법발의하였다. 특별법은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 보호·육성정책, 적합업종 지정·해제 등의 심의를 위해 중소기업청장 소속으로 적합업종심의위원회를 두고, 중기청장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을 지정·고시하고, 대기업 및 대기업과 실질적 지배관계를 갖는 중소기업은 적합업종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연대의 노력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상생품목을 고시하고, (준)대규모점포에서 판매제한이 가능토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2013년 12월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발의되었다.

 

 

┃ 성과와 의미 ┃

 

SSM 규제를 비롯한 중소상공인 시장영역 보호 운동의 최대 장애는 규제의 도입이 WTO, 한-EU FTA, 한미FTA 등 각종 통상협정을 위반한다는 재계, 정부, 보수언론의 공세였다. 그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2010년 정기국회에서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이 최소의 수준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참여연대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유통법과 상생법의 개정을 주도하였다. 법안의 내용은 중소상공인 시장 영역의 보호 내용을 강화하고 위반에 대한 강제적 제재의 성격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통법과 상생법은 전체적으로 대기업의 자율에 의한 중소상공인 보호, 즉 ‘상생 담론’에 기초한 법안이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참여연대의 활동은 법 개정 자체보다는 운동 과정에서 중소상공인에 대한 제도적 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민의식을 높이고, 이해당사자들의 지속적인 조직화를 도모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유통법상의 유통대기업 규제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결도 향후 운동에서 중요한 사법상의 장애를 제거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합정동 홈플러스 저지 운동이라는 당사자 운동의 성과도 평가할 만하다. 2013년 12월 31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망원점이 폐점됐고, 합정동에 입점하는 홈플러스 내 15개 판매품목 제한도 합의되었다. 모두 지역 상공인들이 가세하여 얻은 성과로는 전국 최초의 것이다. 이 사례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노력이 필요하고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참여연대는 이 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서울시에 지방정부 차원의 중소상공인 살리기를 적극 요구하였고 서울시는 현재 불공정피해상담센터와 풀뿌리경제특위 운용하고 있다. 중소상공인 시장영역 보호가 중앙정부의 법·제도 개선을 넘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긴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제도적 규제를 통해 중소상공인 시장영역을 보호하는 중소기업적합업종특별법의 제정은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2014년 이해당사자들이 중소상인 적합업종특별법제정 추진본부를 발족하였고 참여연대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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