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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관련 세제 개편 쟁점과 대안 토론회 자료집 표지

2000년 3월 시작한 ‘납세자의 신(新) 권리선언’활동 결과, 연 1336억 원의 자동차 면허세가 폐지되었다. 그해 5월에 개최한 관련 토론회 자료집.

 

 

┃ 배경과 문제의식 ┃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승용차는 고소득자의 특권이자 부의 상징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승용차를 포함한 자동차 1대당 인구수는 1980년 69.3 명에서 2000년 3.6 명으로, 평균적으로 1가구당 1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하게 된다. 한마디로 자동차의 성격이 사치재에서 필수재로 이동한 것이다.
(※ 인구수는 통계청 인구조사, 자동차는 류지홍 편집 <한국 자동차 보유대수와 국민소득 추이> 참조)

 

하지만 관련 세제는 여전히 자동차를 사치재로 보는 시각에 근거하고 있었다. 2000년 기준 승용차 구입에는 특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 교통세, 주행세 등 12가지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같은 시기 일본은 7가지, 미국과 독일은 4가지, 영국이 6가지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세액도 무거웠다. 자동차 관련 세수는 1999년 기준 전체 조세총액(87조 원)의 22%나 차지할 정도였고, 자동차 보유자가 부담하는 자동차 관련 세금의 비중은 1인당 GDP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미국과 일본의 각각 16.2배, 5.8배에 달했다.
(※ 자동차관련세제 개편 쟁점과 대안 토론회 중 안연환 세무사 발제문 ‘자동차관련 세제의 개혁방안’ 2000.5.31.)

 

참여연대는 너무 무겁고 불공평한 자동차 관련 세금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다. 1500cc 승용차를 구입한 후 3년간 납부한 세금을 합쳐보면 차량가액을 넘어섰다. 4억 원 아파트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연간납부액이 24만 6천 원에 불과한데 비해, 소형 자동차에 대한 세금이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액이 20만 원에 불과한 소형 중고자동차의 자동차세가 가액을 넘어서는 20만 9천 원이었다.

 

소형차와 대형차 사이의 과세 형평성 문제도 심각했다. 소형차량(780만 원, 1495 cc), 중형차량(1058만 원, 1796 cc), 대형차량(2650만 원, 2497 cc)이 1년간 납부하는 자동차세를 차량가액과 비교하여 보면 소형차(20만 9천 원/7800만 원)는 2.7%, 중형차(35만 9천 원/1058만 원)는 3.4%, 대형차(54만 9천 원/2650만 원)는 2.1%로 되어 있었다. 소형차와 중형차가 대형차보다 자동차세를 더 많이 부담하고 있었던 것이다.
(※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중소형차가 4억원짜리 아파트 세금보다 많다면?’ 2000.3.1.)

 

자동차 관련 세제는 세제 설계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당시 자동차 면허세는 매년마다 자동 갱신된 것으로 보아 새롭게 세금이 부과되었다. 자동차는 법률에 의해 등록이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어 등록세를 납부함으로써 이미 자동차 운행의 인가 및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새롭게

면허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의 소지가 다분하였다. 또한 당시 지방세법은 자동차에 대한 과세요건을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지 않고 시행령에 포괄 위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조세법률주의에도 반하였다.

 

참여연대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복잡한 자동차 관련 세제의 개편과 세액의 축소 ▲면허세 폐지를 비롯하여 자동차 관련 세금 종류의 축소 ▲중고자동차 보유자들에 대한 과세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 자동차 보유를 재산과세의 형태로 전환해 배기량과 차량가액을 동시에 반영하는 과세 방식으로 전환 ▲지프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 저율(10%) 과세의 현실화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하고 운동을 전개하였다.

 

 

┃ 주요 활동 경과 ┃

 

참여연대는 2000년 3월 자동차 면허세에 대한 감사원 심사청구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 사업을 시작하였다. 심사청구제도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자의 직무에 관한 처분 기타 행위에 대해 이해관계인으로부터 청구가 있을 때 이를 심리하여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계기관의 장에게 시정 등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심사청구의 요지는 그랜저 승용자동차 소유자에 대해 서울 중구청장이 2000년에 부과한 자동차 면허세(3만 6천 원)가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지방세법이 자가용승용차를 면허세 부과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면허의 종류와 종별구분 및 과세면제 등에 관한 사항이 시행령에 포괄위임되어 있고, 세율도 합리적 이유 없이 차종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점이었다.

 

참여연대는 감사원 심사청구에 이어 곧바로 같은 달에 ‘2000년 조세개혁의 방향과 실천과제’를 발표해 면허세 폐지를 비롯한 자동차 세제 개혁 과제를 선정하고, 감사원 심사청구, 위헌소송 등의 법적 대응은 물론 거리서명, 공청회 등의 대국민 캠페인을 실천과제로 제시하였다.

 

2000년 5월 31일에는 ‘자동차 관련세제 개편 쟁점과 대안 토론회’를 개최해 여론을 고취하였다. 정부가 4월 4일 이미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면허세 폐지와 중고자동차세 경감 등의 방침을 밝힌 상태였지만, 입법 형태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론화를 멈출 수 없었다.

 

 

┃ 성과와 의미 ┃

 

참여연대의 문제 제기 이후 정부는 4월 4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자동차 면허세 폐지 및 중고자동차세 경감 방침을 발표했다. 중고자동차세 경감 방침은 3년 이상 중고자동차에 대해 자동차세를 매년 5%씩 인하한다는 것이었다.

 

2000년 6월 1일 발표된 감사원 심사청구 결과는 참여연대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감사원은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다는 것, 이중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이 사건의 면허세 부과 처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본 것이었다. 내용에 대한 판단이라기보다는 감사원의 판단사항이 아니라는 결정에 가까웠다.

 

참여연대는 원래 감사원 심사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헌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정부가 이미 참여연대의 주장을 대폭 수용할 의사를 밝힌 바, 참여연대의 후속활동도 국회 법률 개정에 힘을 쏟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참여연대의 노력은 2000년 6월 21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자동차 면허세 폐지, 3년 이상 된 중고자동차에 대해 매년 5%씩 자동차세 경감 등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표함으로써 결실을 맺었다. 같은 해에 법률 개정이 이뤄져 이 같은 내용이 2001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자동차 면허세 폐지를 통해 자동차 보유자들은 전체적으로 매년 약 1,336억 원 정도, 중고자동차에 대한 자동차세 경감을 통해 5,000억 원 가량의 세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다. 세목의 가짓수는 여전히 12개 내외로 유지되고 있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2011년 기준으로 자동차 관련 세수가 전체 조세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로, 1999년 22%에서 큰 폭으로 내려간 상태다. (※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 자료. 2011년)

 

이 사업은 사업 시작 약 6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었다. 이중과세 금지와 조세법률주의에 명확히 어긋나는 문제제기에 정부도 반박할 논리가 궁색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사업은 의제 선정이 참신했던 운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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