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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참여연대가 제기한 고소, 고발, 소송, 헌법소원 자료입니다. 시민적 권리의식 제고와 사회적 이익 향상을 위한 소송, 절차적 민주주의 개선을 위한 소송, 법시스템의 변화를 위한 소송 등 참여연대가 진행해 온 공익 소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유행가를 따라 부른 것도 저작권법 위반인가요?

소송
민사소송
작성일
2009-08-25

진행상황 : 일부승소

피고(피청구인) : 네이버






손담비곡 “미쳤어” 따라부른 어린이 UCC 삭제한 네이버에
손해배상소송 제기




저작권법의 공정이용권리 확인 및 포털의 무분별한 네티즌 표현물
삭제 관행 개선 계기 되길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
 “네티즌권리찾기” 캠페인 돌입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오늘(8/25) 가수 손담비씨의 “미쳤어”를 인용한 UCC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삭제요청에 따라 삭제하여 저작권법상으로도 정당한 인용으로 보장하고 있는 공정이용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엔에치엔주식회사(이하 네이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번 소송은 지난 6월 22일 한 네티즌이 자신의 5살난 딸이 당시 한창 인기곡이었던 손담비씨의 “미쳤어”를 따라 흥얼거린 모습을 UCC로 제작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삭제 요청한 데 대해 네이버가 삭제한 것은 저작권법과 민법상의 권리를 남용한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소송을 담당한 정연순 변호사의 지적에 따르면 저작권은 본래 천부적, 절대적 권리가 아니라 인류 역사에 따라 형성 발생되어온 권리이다. 따라서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와 같은 창작물을 가능하게 한 인류공동의 지적 유산에 대해 공중의 권리를 함께 고려하고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

현행 저작권법 제1조도 이 같은 원리를 존중하여 “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을 명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또한 저작권법 제28조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문제가 된 UCC의 경우는 비상업적인 블로그에 음원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원 저작물의 곡조나 음정, 박자 등과 무관하게 전체 가사 31줄 중 후렴구 3줄 가량을 어린아이의 몸짓과 음성으로 반복하여 흉내낸 것에 불과하였다.

이는 일반 대중들이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유명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흉내내는 행위에 불과하다. 정연순 변호사는 이를 인류사회 수천년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어 온 ‘공정한 관행’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저작권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정당한 범위’의 ‘인용’이자, 공중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박경신 고려대 교수(‘사진으로 보는 저작권, 초상권, 상표권 기타등등’의 저자)는 ‘공정한 이용(fair use)'의 범위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유명가수 로이 오비슨의 <오, 프리티 워먼>과 음정과 박자가 거의 동일한 힙합그룹 2LiveCrew의 상업앨범 수록곡 <프리티 워먼>이 공정한 이용으로서 저작권 침해가 아님을 인정받은 사례, 세계적 사진작가 라이보비츠가 유명잡지 <베니티 페어>의 표지를 위해 찍은 데미 무어의 임신누드 사진을 유명코미디 영화 <네이키드 건 33 1/3>의 홍보포스터로 사용하고 공정한 이용으로 인정받은 사례 등을 시청각자료와 함께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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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법리는 저작권법 제28조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적용된 사례로서 영화 <해피 에로크리스마스>가 일본영화 <러브레터>의 일부를 전재한 것에 대해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선언한 사례 역시 관련 동영상을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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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미국에서 프린스의 음악 <레츠고 크레이지>의 음원을 틀어놓고 걸음마아기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어머니가 동영상으로 찍어 올린 것에 대해 음원권자가 삭제요청을 하자 ’부당한 삭제요청‘이라며 음원권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한 Lenz대Universal Music사건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다.
(관련 동영상 url: " rel="nofollow">)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이 보기에도 정당한 사용권리 범위 내에 있는 표현물에 대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창작할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네이버측이 일방적으로 삭제했을 뿐 아니라 거듭 복원 요청한 데 대해서 묵살한 것은 심각한 권리침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또한 조금만 더 주의깊게 관련 법률 조항을 검토해 보기만 했더라도 이번 문제가 된 UCC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을 터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역시 일반인들이 관련 법률을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같이 한 쪽의 일방적인 저작권법 위반 주장으로 삭제 요청을 했을 시 권리 침해 여부를 사법적으로 판단받기 전에 포털이 임시조치를 하거나 삭제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이 같은 포털의 임시조치, 삭제의 남발은 네티즌들이 스스로  검열을 하고 위축되게 하여 자유롭게 창작하고 표현할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번 소송을 통해 저작물에 대한 공정한 이용의 관행과 법리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여연대는 이번 손담비의 “미쳤어” 인용 UCC삭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으로 [네티즌권리찾기] 공익법률지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유와 개방성이 특징인 인터넷 공간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각종 규제로 인해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공익법률 활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앞으로 참여연대는 일방의 권리침해 주장만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보이지 않도록 하는 임시조치, 글이나 표현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확인을 하도록 강제하는 인터네실명제 등으로 권리 침해를 당한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법률자문, 공익소송 및 인터넷블로글 통한 정보제공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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