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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7. 가맹사업법 통과 환영 기자회견

가맹점주 권익보호를 주 내용으로 하는 가맹사업법이 통과된 다음날인 2013년 7월 4일 사회곳곳의 ‘을’들이 모여 법안 통과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2013년 5월 유제품 기업 남양유업의 본사 직원이 소속 대리점주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통화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직원의 폭언과 욕설이 국민적 공분의 기폭제가 되었지만, 문제의 본질은 아니었다. 남양유업은 수년간 대리점주에게 물품주문 전산 내역을 조작하여 판매물품들을 조작된 수량에 맞춰 대리점에 밀어 넣고 그 대금을 받아가는 일명 ‘밀어내기’를 통해 대리점주를 강탈해왔던 것이다. 유통기한 임박 상품 강제 발주, 유통업체 파견사원 임금 떠넘기기, 직원들 떡값·회식비 명목 금품 갈취 등 불공정 횡포의 수준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2013년을 ‘갑을 문제’의 해로 만들었다. 갑을 문제의 본질은 재벌·대기업이 압도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거래관계에 있는 하청업체, 가맹점, 대리점, 대형마트 납품 및 입점업체, 개인사업자 등 소위 ‘을’을 수탈하는 구조이다. 편의점도 불공정한 갑을 관계의 대표적 사례다. 유통재벌들은 매출액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 등으로 신규 가맹점을 무차별 모집하고 이미 다른 가맹점이 입점해 있는 상권에 아무런 거리 제한 없이 출점시켰다. 통계청 기준으로 체인화(프랜차이즈) 편의점은 2006년 9,847개에서 2011년 21,879개로 5년 사이에 120%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적자를 보는 편의점이 속출했다. 그러나 과도한 위약금 규정 때문에 계약 해지도 선택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맹점들은 약관 규정에 따라 24시간 영업을 강요받았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의 분노와 공감이 높은 갑을 문제를 경제민주화 운동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에 따라 2012년부터 불공정거래 근절 운동을 본격화했다. 남양유업 사태가 발생한 2013년은 불공정한 갑을관계를 개혁하기 위한 ‘을’ 살리기 운동이 전면화된 해이다.

 

 

┃ 주요 활동 경과 ┃

 

‘을’ 살리기 운동은 크게 네 가지 목표로 진행됐다. Δ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관행 근절 Δ집단자치 원리에 기초한 을의 교섭권 제고 Δ갑 편향적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개혁 Δ당사자와 함께하는 경제 민주화 운동의 동력 확보가 그것이다.

 

을의 교섭권 제고는 개별 노동자가 회사와 대등한 교섭을 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해야 하듯이 중소상공인 역시 개별 사업주로서는 막강한 힘을 가진 재벌·대기업과 대등한 거래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해 있다. 이런 인식에 따라 참여연대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보호법(제정안) 등 공정거래 관련 법률에 을의 단체결성권과 단체교섭권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개혁은 불공정행위를 규율하는 정부기구인 공정위가 체계적으로 재벌·대기업 등에 편향된 감독행정을 일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2013년 5월 남양유업 직원의 대리점주에 대한 욕설·폭언 녹취록이 유포되기 전에, 남양유업의 횡포는 이미 참여연대와 민변에 민원 방식으로 제보가 접수된 상태였다. 대리점주들은 이미 1월부터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밀어내기 등 각종 불공정 횡포의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 참여연대, 민변 등은 대리점주들과 함께 남양유업을 전산 조작으로 고발하였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5월 6일 남양유업 사례가 포함된 피해사례 발표회가 진행되었는데, 이날 발표회가 갑을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 되었다. 참여연대는 이 힘으로 5월 14일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이종걸 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법청원하였고, 동 법은 5월 22일 국회에 발의되었다. 남양유업 사례는 결국 7월 18일 남양유업 대리점 협의회와 남양유업의 협상 타결로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노예와 같은 종속 상태에 있는 편의점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가맹사업법 개혁에도 힘을 쏟았다. 2012년에도 꾸준하게 각종 편의점 본사에 대한 불공정신고를 진행했고, 2013년에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가맹점 영업지역 보호 의무화, 계약해지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 금지, 24시간 심야영업 예외 확대, 가맹점에 단체결성권과 단체교섭권 부여, 인테리어 강요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남양유업 사례처럼 가맹사업법 개혁도 당사자 증언대회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4월 2일 민병두 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진행한 편의점주 피해 사례 발표회는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불렀다. 그 힘으로 4월 18일 전국편의점주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 출범해 가맹사업법 개정의 조직적 동력이 확보되었다. 참여연대의 개혁안이 상당 부분 반영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마침내 7월 3일 국회 본회의 통과했다.

 

‘을’살리기 운동 과정에서 공정위 개혁의 필요성도 재부각됐다. 최대 4년에 걸친 공정거래사건 처리기간, 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위의 소극적인 검찰 고발권 행사, 자의적인 과징금 감경, 신고인에게 불리한 사건처리절차와 불공정 피해에 대한 구제 제도의 부재 등이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사건 집행체계’ 개혁의 일환으로 6월 3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공정거래사건에 관한 조사권, 분쟁조정권, 검찰고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참여연대는 ‘을’살리기 운동에서 불공정 사건에 대한 공정위 신고를 목적의식적으로 조직하였다.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약 20건의 불공정행위가 참여연대의 조직 아래 신고되었다. 또한 CJ대한통운의 화물운송 위수탁관계, CJ제일제당의 대리점 관계, 방송외주 제작 분야에서는 불공정 실태보고서를 배포하여 해당 분야의 불공정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였다.

 

참여연대의 활동 과정에서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회, 전국문구생산유통인협회 등이 조직화되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2013년 6월에는 이들 당사자 조직들의 상위 연대기구인 전국‘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도 결성되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의 기존 연대조직들도 이들 당사자 단체들과 연계해 ‘을’살리기 싸움을 조직적으로 전개하였다.

 

2013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을살리기 노력도 병행했다. 서울시는 2013년 2월 풀뿌리경제특위를 만들어 지자체 중 처음으로 불공정상담센터를 운영했고 2013년 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들도 불공정상담센터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지방자치선거가 있었던 2014년에는 대기업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풀뿌리 경제민주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참여연대가 주축이 된 시민사회단체가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 좋은 정책을 지자체에 제안하고 이행을 촉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 성과와 의미 ┃

 

참여연대가 관여한 ‘을’살리기 운동 사례 중 2013년 한해에만 10건의 불공정 문제가 갑-을 협상을 통해 타결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남양유업 사례다. 대리점협의회의 결성을 지원하고 여론과 정당 등의 개입을 통해 갑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압박을 극대화한 결과 대리점 업계 최초의 집단교섭에 의한 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가맹사업법 개정도 제도개혁의 빛나는 성과다. 3월 개정안 발의에서 7월 본회의 통과라는, 참여연대 입법운동 역사에서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일궈낸 성과였다. 내용에 있어서도 참여연대가 관철시켜야 할 내용의 상당 부분이 수용되었다.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의 단체결성권과 단체교섭권이 가맹사업법에 명시된 것은 이해당사자들의 권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운동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조직화된 것 역시 경제민주화의 기본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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