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2004총선연대 2004-01-16   1141

“설 전에 정치자금 관련 개혁 합의안 내놓겠다”

정치개혁연대 대표단-국회 정개특위 3당 간사 간담회

국회 정개특위가 새롭게 구성되어 정치관계법 개혁 협상을 재개한 15일 12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정치개혁연대 대표단과 국회 정개특위 3당 간사들간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정치개혁연대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지난 연말 정개특위 논의가 정치개혁은 외면한 채 의원정수와 선거구제도 협상에만 매몰되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와 돈선거 방지를 위한 개혁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필상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깨끗한 정치는 접어두고 의원 정수 등 당리당략에만 치중하지 말고,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이하 정개협)의 개혁안을 정치권이 전향적으로 수용해달라. 설 전에 정치자금 투명성 관련 합의안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설 선물’로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정개협 안이 대체로 훌륭하다. 기부행위 금지, 정치자금 100%투명화, 범법행위 정치인에 대한 처벌 강화 등 부패정치가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새로 정개특위가 구성되면서 원점에서 재논의를 하자는 것이 대체적인 합의다. 설 전에 여야가 합의한 개혁안을 내놓고, 임시국회가 열리는 첫 날인 2월 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의원과 함승희 의원도 “국민적 개혁과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정치자금 관련 법안 우선 처리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자금법 뿐만 아니라 돈세탁방지법·금융실명제도 보완해야”

오세훈 의원은 특히, 최근 한나라당이 내놓은 ‘후원회 폐지’ 안을 강조했다. 오세훈 의원은 “현행제도 하에서는 후원회 관리에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또, 지속적인 후원자가 있어야 되는데, 이는 대부분 기업들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며 소액다수 후원으로 제한하고 순수한 의정활동에 드는 비용은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개협에서도 그 부분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경우 돈 많은 사람만 정치를 할 수 있고 신인들은 정치진출을 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후원회를 인정하되 후원금 내역을 전면 공개하도록 하면 실질적으로 소액다수 후원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정개협의 입장을 밝히고, “소액다수 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개협은 정당기부금에 대해 5만원까지 세액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개혁연대 대표단은 또,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법 뿐만 아니라 돈세탁방지법을 개정하여 고액 현금거래 통보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실명제의 허점을 보완하여 차명거래 금지 및 처벌조항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비례대표 의원 숫자 문제, 개혁-반개혁의 구도로 보지 마라”

이 날 간담회는 정치자금 관련 개혁안 문제를 주로 다루는 자리였기 때문에, 의원정수나 선거구 문제는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할 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고 말을 꺼낸 함승희 의원이, 정개협의 ‘비례대표 의원수 확대’ 안에 대해서만큼은 반대의견을 강하게 피력하자, 함 의원과 정치개혁연대 대표단 사이에 비례대표 의원 수 확대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되기도 했다.

함 의원은 “정치자금 문제 등은 개혁과 비개혁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선거구제도나 비례대표 문제는 제도의 문제이고 그 나라 정치현실의 문제이지 개혁-비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며 “시민단체에서 가치중립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구분해야지 이를 구분하지 않고 국민들을 오도하면 안 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확대는 정치 후진성을 탈피하기 위한 중요한 개혁 아젠다”라며, “지금 정치개혁의 쟁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돈선거를 추방하여 깨끗한 정치를 만들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역구도를 깨고 정책정당을 정착시켜 진일보한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비례대표는 능력 있는 정치신인들을 배출하여 정책중심의 정당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함 의원은 “지금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 의원들보다 더 하다. 지역구 의원들도 1년에 한번 하는 후원회를 1년에 두 번씩 하는 비례대표 의원도 봤다. 지역구 의원들은 표를 두려워하기라도 하지 비례대표 의원들은 뭘 두려워하나. 비례대표 의원들이 오히려 더 권력지향적이고 당리당략에 동원되는 의원들” 이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의 자질을 성토했다. 이어 “비례대표 의원 중에 소신 있게 의정활동 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며 제도를 논하기 전에 제대로 된 사람들을 뽑아 놓고 이야기하라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다소 흥분한 탓인지, 김상희 대표가 “그럼 이번에도 비례대표 공천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라고 묻는 것에 대해, “그럼요”라고 거침없이 대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개혁연대 대표단은, “바로 그것이 개혁해야 할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며, “현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 공천을 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정당투표는 비례대표 명부와 선정 절차를 공개하고 이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것이므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공천을 하는 정당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세부안에 대해서까지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정치자금 개혁안을 빠른 시일 내에 먼저 처리한다는 것에는 합의를 하였고, 개혁방향과 관련해서는 3당 모두 정개협의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1월 중, 빠르면 설 연휴 전에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여야 3당은 이번 주말 KBS가 주최하는 공개 TV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개혁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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