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낙선운동 무게 중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2004총선연대는 2000년과 어떻게 다른가

선거를 2개월 남짓 앞두고 2004총선시민연대가 구성됨으로써 앞으로 낙천낙선운동을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대결도 한층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3일 발족식에서 밝힌 2004총선연대의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낡고 부패한 정치에 대한 유권자심판이라는 운동의 성격은 2000년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달라진 환경을 감안해 운동의 무게중심을 2000년에는 불법성 시비를 정면 돌파하는 오프라인 중심 운동에서 2004년은 가능한 실정 선거법을 준수하는 온라인 중심 운동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규모·주요 사업에서 변화 보여

2004총선연대가 2000총선연대와 다른 점은 우선 발족식에 참여한 단체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2000년 당시 총선연대 발족식에 참가한 단체는 410여개 단체로, 이후 몇주만에 1000개 단체로 급속히 불어났다. 전국의 개혁적 시민단체들이 거의 모두 참여한 것이다. 반면 2004총선연대 발족식에 참여한 단체는 2월 3일 현재 279개 단체로, 총선연대는 앞으로 추가로 참여할 단체의 규모를 100 여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400개 단체에 채 이르지 못한다는 예상인 셈이다.

가입 규모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배경에는 일단 총선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흐름이 지지당선운동, 낙천낙선운동, 정보공개운동, 준정당적 지지당선운동 등으로 분화된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낙천낙선운동 진영 스스로도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부문별 시민단체가 자기 요구와 이해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낙선운동을 하면서 상향식 연대를 조직하는 것이 원칙에 맞다는 자체 평가와 합의가 깔려 있다.

시기적으로도 2000총선연대가 1월 12일 발족식을 가진 반면, 2004총선연대는 이보다 20일 정도 늦은 2월 2일 발족했다.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빡빡한 총선운동 일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주요 사업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확인된다. 2000년에는 유권자운동을 가로막는 선거법 개정운동이 낙천낙선운동과 함께 병행한 최대 사업이었다. 2000년에 개정되기 전 선거법은 지지, 반대 의사 표명을 비롯한 시민단체의 거의 모든 유권자운동을 가로막는 악법이었다. 낙천낙선운동을 선언한 총선연대가 실효성있는 선거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실정 선거법의 개정이 불가피한 요구였다.

그러나 2004총선연대는 불법대선자금 수사에서 유권자들의 부패정치 청산과 선거혁명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판단, 돈선거·부패감시운동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배치했다. 물론 총선연대는 현행 선거법에 대해서도 “낙천낙선운동은 합법화했으면서도 거리집회와 연설, 스티커 붙이기 등 유효한 운동수단을 불법화함으로써 여전히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가로막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과 달리 불필요하게 불법을 감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현 선거법이 악법이라는 신념에는 변화가 없지만 운동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하면 실정법을 준수하겠다”면서 “이런 입장 변화에는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선거운동과 의견 개진이 가능해진 여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들과 달리 주요 조직구성, 낙천낙선리스트 선정 절차 등은 2000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구성에서 골격은 2000년과 거의 비슷하고, 단지 가입단체의 규모를 감안해 실무팀이 많이 줄었다.

낙천낙선 대상자 선정 기준도 2000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불법대선자금 검찰수사를 계기로 국민의 부패청산 의지를 감안해 부패비리 연루자들을 철저히 조사하되, 2000년보다 엄격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총선운동의 중심 ‘클릭엔클린’

2004총선연대의 활동방식은 가능한 실정법 준수의 범위 내에서 온라인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연대는 3일 발족식 기자회견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클릭엔클린(ClickNClean)’이라는 온라인 캠페인이 낙선운동, 돈선거 감시와 함께 주요한 3대 사업으로 전개될 것이라 설명했다. 2000년 당시에도 홈페이지 개설, e메일 보내기 운동 등 일련의 온라인 운동이 전개됐지만 다른 주요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하위 수단으로서의 지위에 머무른 측면이 있다.

클릭엔클릭은 ‘클릭하라, 그러면 깨끗해질 것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총선연대 인터넷사업팀에서 일하는 김성균 참여연대 기획실 간사는 “‘클릭’이라는 단어는 오프라인 운동에 비교되는 온라인 운동의 특성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면서 “네티즌은 총선연대 온라인 사이트(www.redcard2004.net)에 접속해 ‘클릭’만으로 총선 관련 정보의 수신자와 생산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간사는 “대한민국의 모든 네티즌들이 총선 후보자들에 대한 가장 풍성한 자료와 정보를 담고 있는 총선연대 사이트에 들어와 클릭으로 정보를 복사하고, 실어 나르는 작업을 한다면 오프라인에 크게 의지하지 않고도 충분히 유권자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선시민연대 온라인 캠페인은 영역별로 온라인 낙선운동, 돈선거 감시 캠페인, 정당 평가 캠페인, 온라인 유권자 캠페인 등 4가지로 나뉜다. 시기별로는 16대 국회의원 대상 온라인 청문회와 경선 감시 캠페인을 2월 말까지 진행하고, 각 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는 네티즌 천만 클릭 운동, 네티즌 유권자 선언, 정당평가 캠페인, ’19세, 우리는 초보유권자’ 캠페인 등이 전개된다. 마지막으로 선거일까지는 낙선리스트 전파하기, 네티즌 유권자 선언 발표 등 집중적으로 낙선운동을 벌인다.

온라인 캠페인의 비중을 높인 총선연대 낙천낙선운동이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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