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23-08-23   2236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캠프 데이비드 선언 강력히 반대한다

아태 지역 진영 대결 부추기고 한반도 전쟁 위기 높이는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 캠프 데이비드 선언 강력히 반대한다

윤석열 정권의 외교 폭주, 국회가 제동 걸어야

한미일 정상은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정상회의의 결과로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캠프 데이비드 원칙」,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하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안보, 경제, 기술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을 선언하고 3국 협력의 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로 확대했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대결 구도를 강화하여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평화를 위협할 것이 분명한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더불어 이번 선언은 헌법상 국회 동의가 필요한 수준의 내용으로, 윤석열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미일 정상은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하여,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를 합의했다. 그동안 해상에서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지던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육상, 공중으로까지 확대하고 제도화할 발판을 만든 것이다.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에 이어 한미일 MD 구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의 협력이다. 이 모든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한미일 군사훈련의 강화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해결할 수 없으며 군비 경쟁의 악순환만 불러온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시간이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이번 선언의 내용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은 결국 중국을 대상으로 한 군사훈련 성격으로 발전할 것이다. 한미일, 북중러 대결 구도 심화는 한반도 평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더불어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재무장과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일본 정부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만을 불러올 것이다.

한미일 정상의 이번 선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북한 비핵화’가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힘에 의한 평화’만을 강조하며 대화와 외교가 사라진 사이, 사실상 한반도 비핵화는 한 걸음의 진전도 하지 못했다. 한미 확장억제 강화 속에 핵 전쟁의 위험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까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핵무기와 핵위협이 모두 사라진 상태를 의미한다. 지구상에 좋은 핵무기, 나쁜 핵무기는 없다. 모든 인류의 비전인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서라도 핵 없는 한반도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다.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를 국제적으로 왜곡하고, 비핵화를 위한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

한미일 정상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해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를 협력의 공간으로 호명하며,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을 언급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행동으로 중국을 특정했다. ‘공동의 이익과 안보’라는 추상적인 표현 아래 한국 시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역 분쟁에 개입하거나 연루될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한국 정부는 과연 그러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이는 ‘각 당사국 영토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서의 무력 공격에 대처할 것’을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벗어난 일이기도 하다. 더불어 한국군은 아직 전시작전통제권조차 환수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

한미일 정상은 ‘가치 동맹’, ‘규칙 기반 국제질서’ 등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으나 군사적 패권 추구와 이중기준을 정당화하는 수사에 불과하다. 일례로 이번 선언에서 3국은 유엔 해양법 협약을 근거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강조했으나, 정작 미국은 유엔 해양법 협약을 비준조차 하지 않았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말하지만 미국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도 비준하지 않았으며, 미·영·호주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를 통해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지원하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흔들기도 했다. 경제 안보와 기술 분야 협력을 표방하나 이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구상에 동참하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된 결과, 한국 정부는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의 독소조항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의 완전하고 의미 있는 사회 참여 증진과 모두의 인권과 존엄’을 원칙으로 강조했으나 한국의 여성가족부는 폐기를 걱정하는 수준이고 차별금지법조차 제정하지 못한 것이 현주소다. 무엇보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면서 자유와 인권을 말하고,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눈감으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가치 동맹’이라는 포장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등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이 ‘국제법 또는 국내법 하에서 권리 또는 의무를 창설하는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 준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벗어나 한국군이 지역 분쟁에 개입할 발판을 만드는 것으로 한반도·동북아 평화와 시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집행될 수 없으며, 그렇게 된다면 국회의 동의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일이다. 국회는 ‘캠프 데이비드 외교 참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 중심의 진영에 누구보다 빠르게 편승하여 동북아시아의 냉전적 대결 구도를 심화하고, 한반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어렵게 하며, 외교적 운신의 폭을 좁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세력’으로 규정하며 안팎으로 적을 만드는 부적절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동북아 어디서든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하면 핵 전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예방이 아닌 전쟁 준비에만 힘을 쏟는 한미일 ‘군사주의 이권 카르텔’을 규탄한다. ‘힘에 의한 평화’는 불가능하며,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동북아시아의 전쟁 위기를 심화할 뿐이다. 정전 70년의 한반도가 다시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독단과 편향이 우리 모두를 회복하기 힘든 적대와 대결의 악순환으로 내몰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외교 폭주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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