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인 돌봄 시장에 맡기겠다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장기요양 질 제고·공공성 강화·재정 확대 계획 찾아볼 수 없어

서비스 계층화, 금융화 시도하는 보건복지부 규탄한다

보건복지부가 오늘(8/17) 오전 10시 장기요양위원회를 개최한 후 오후 2시 30분 브리핑을 열어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안)(이하 ‘계획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라 장기요양 정책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계획안에는 장기요양 질 제고·공공성 강화·재정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없고 비급여 확대, 요양시설 임대 허용 정책 추진 등 장기요양 분야를 시장화 하는 내용만 담겨 있어 시민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가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재정 확대는커녕 서비스를 통제해 재정건전성을 이루겠다고 이야기하며 공공의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장기요양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협의체인 장기요양위원회의 가입자 대표성을 약화시키고 정부의 입맛대로 구성해 거버넌스의 민주성까지 훼손한 바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엔 매우 부실하고, 장기요양 시장화의 발판이 되는 계획안을 내놓은 보건복지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시대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계획안의 전면재검토를 촉구한다.

계획안의 문제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재가서비스 확대, 공공요양기관 설치, 요양보호사 승급제 도입 등의 내용은 일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연도별 계획이나 재정 확보를 위한 방안은 찾아볼 수 없거나 선언적이어서 실효성이 의심된다. 계획안은 건보공단에 서비스 이용 통제권을 부여해 대상자 선정, 급여 관리, 재정 관리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건보공단이 급여 적정성에 대한 통제권을 재정 안정화 방향으로 발휘해 결과적으로 적절한 급여를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또한 서비스 고도화를 빌미로 비급여의 확대를 유도하는 것은 서비스의 계층화를 정부가 나서서 조장하는 것이다. 금융자본의 장기요양 시장 진입 교두보 역할을 할 요양시설 임대허용 정책은 정부의 국정과제인 커뮤니티케어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폐기되어야 한다. 현재 토지나 건물을 소유해야만 설치할 수 있던 요양시설을 임차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계획은 민간 보험사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시설의 불안전성에 따른 노인 요양의 안정성 부실화, 과도한 시설화, 요양 분야에 금융자본의 진입 등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시민사회가 계속해서 강조했듯이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장기요양제도를 위해서는 국가가 책임감을 갖고 장기요양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을 통한 서비스 질 제고, 늘어나는 수급자 수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계획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단 한줄도 담기지 않았다. 일부 인프라 확대에 대한 내용 또한 구체적이지 않고 선언적이기만 하여 과연 정책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향후 5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획안을 공염불 가득한 내용으로만 채운 보건복지부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규탄한다. 보건복지부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부실한 계획안을 전면 수정하고 장기요양위원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라.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시민의 존엄한 노후를 위한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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