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1998 기타(sw) 1998-12-10   2974

재가노인복지사업에 대하여

우리나라 노인복지 정책은 가족적인 자원을 전혀 갖지 못한 노인들에 대한 시설수용복지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설수용은 높은 비용에 비하여 수혜대상은 적고 부작용이 많아 노인인구층이 두터워지는 고령화사회의 복지정책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령화사회에서는 가족 및 지역사회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그 부양부담이 공적 영역에서 적절히 분담되어야 하는데, 그 대안 중의 하나가 재가노인복지사업을 확충하는 것이다. 재가노인복지사업의 장점은 가족 및 지역사회의 지지기반을 최대한 유지·활용할 수 있고, 시설운영의 부작용이 없으며, 노인들이 익숙하고 친밀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 성과에 비하여 국가의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사회에 먼저 진입하여 이미 노인복지정책의 다양한 시행착오를 경험한 일본이 1995년 이후 추진하고 있는 新골드플랜의 골자도 가정봉사원, 주간 및 단기보호시설 등 재가복지를 확대·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2000년부터 노인개호(수발·보호)보험을 실시할 계획인데, 그 내용은 모든 국민에게서 보험료를 징수하여 요보호노인을 지역사회와 가정 내에서 보호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의료발달로 인한 수명연장으로 75세 이상 노인인구가 더 급증하고, 만성노인성 질환과 유병 장수노인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우리의 가족형태는 이미 핵가족화 되었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인식되었던 가족 내 노인보호는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인하여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고령화사회로 진전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도 일본의 경우처럼 재가노인복지서비스가 더 중요시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재가노인복지서비스로는 98년 현재, 52개소의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소와 주간 및 단기보호시설 46개소가 있다. 한편, 97년 정부예산대비 총 노인복지 예산은 0.19%, 보건복지부 예산대비 4.6%인 약 1,300억 원이다. 이 중 재가노인 복지서비스 예산은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의 경우 1.7%인 약 22억 원, 주간· 단기보호사업은 0.3%인 8억 6천만 원 정도이다. 노인복지예산 자체가 너무 영세할 뿐만 아니라 재가노인 복지서비스 예산은 논의할 만한 수준도 못된다.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을 중심으로 보자면, 현재 시·군·구 단위가 250여 개인 점을 감안할 때, 52개소는 수적으로 너무 적다. 정부는 2000년까지 시·군·구 당 1개 수준인 250개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중학교 취학권 중심으로, 미국이 초등학교 취학권 중심으로 편성된 것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우리나라 중학교 취학권 중심의 편성을 하려고 하면, 최소 2,600개소 이상이 되어야 한다)이다. 또 서울, 부산, 경기 등 지역편중현상도 간과할 수 없겠다. 앞으로 확충할 200여 개의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소는 지원대상 노인인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기초로 하여, 실질적인 접근성과 지역형평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가정봉사원 파견사업을 보면, 가사지원 서비스(생활주변정리, 돌보기, 생필품 구매, 도시락 배달 등)와 개인활동 지원서비스(외출시 동행 및 부축, 심부름 등)를 생활보호 대상자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일정 가구 소득액 이하 노인에게는 실비로 제공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대상자 대부분이 생활보호 대상 노인이고, 본격적으로 실비제공을 하고 있는 곳은 2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적인 면에서 각 사업소에 따라 편차는 심하지만, 평균 129명 정도로 전체 52개 사업소, 총 6만 5천여 명이 되는데, 이는 전체 노인인구의 2%에 불과하다. 전 노인인구의 3분의 1인 일상활동제한 노인들의 복지욕구를 고려하면, 현재의 지원대상 노인의 규모는 너무 협소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배제되고 있는 중산층 노인에 대한 정책 대안도 시급하다. 경제적 지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재가복지서비스만은 전체 노인들에 대한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중산층이라 하여도, 노인들의 와상상태, 생활불편, 가족지원체계의 불안정성 등은 저소득층 노인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는 각 노인의 자산규모에 따른 차등적인 유료서비스로 신청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내용 면에서는 대상자 중심의 욕구 파악을 바탕으로 하여, 와상노인에 대한 전문적인 돌봄과, 대상 노인의 욕구조사, 우애방문, 가족상담, 필요할 경우 노인 보호시설 수용절차 등의 대행, 각종 노인복지제도에 대한 정보제공 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로 보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12개소의 가정봉사원 양성사업소를 9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대상 노인이 계속 증가에 따른 전문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전문성에 대하여는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단순한 가사지원 봉사원과 의료지원 봉사원으로 구분하여 교육하는 안이 제기되고 있다. 실업률이 높은 현 시점은 인력확보에는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고 보이므로, 정부가 신념을 갖고 인력 양성을 하고자 한다면 이 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복지길잡이 노인복지팀 감수: 김형수/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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