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2년 06월 2022-06-01   735

[활동가의 책장] 하루 5분의 초록 : 관찰하는 식물화가의 도시나무 안내서

활동가의 책장

하루 5분의 초록 : 관찰하는 식물화가의 도시나무 안내서

 

월간 참여사회 2022년 6월호 (통권 296호)
하루 5분의 초록 : 관찰하는 식물화가의 도시나무 안내서 | 휴머니스트 | 한수정 | 2018

 

하아- 단전에서부터 깊은 한숨이 올라온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하다. 새 정부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앞으로 5년, 얼마나 많은 후퇴가 있을까.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나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분노와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금이 바로 초록이 필요한 순간이다. 

 

《하루 5분의 초록》은 식물 세밀화가Botanical Artist인 저자가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도시나무 30그루를 소개하는 책이다. 작가는 10초만 눈을 돌리면 도시에서도 초록을 만날 수 있으며, 하루 5분만 식물을 접사렌즈처럼 관찰하면 일상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사실 초록은 어디에나 있다. 매일 다니는 출퇴근길, 버스정류장 앞, 아파트 화단. 이렇게 길을 걷다가 만나는 나무를 딱 10초만 바라보자. 그리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듯 섬세하게 나무를 관찰해보자. 

 

봄에는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벚나무를 봤다면, 6월엔 그 자리에 초록색 버찌 열매가 맺힌 것을 볼 수 있다.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를 기억한다면 올여름엔 단풍나무 초록 잎사귀 사이로 숨은 작은 꽃과 열매를 찾아보자. 만약 길을 걷다 마주친 나무가 소나무라면, 작년에 자란 갈색 솔방울과 올해 자란 초록 솔방울이 함께 달린 모습을 볼 것이다. 10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나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초록은 서울의 도심 한복판 참여연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참여연대 앞뜰과 뒤뜰, 옥상에 약 50여 종 식물이 살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 초록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아무런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우리를 위로한다. 

 

게다가 초록은 무척 신비롭다. 가지를 자르면 두 개의 줄기를 만들고, 잘린 가지는 다시 새로운 개체로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 나무 밑동을 잘라 울타리나 다리를 만들어도 그곳에서 싹을 틔우고, 까맣게 다 타버린 자리에도 가장 먼저 초록 기운을 뿜으며 이곳에도 생명이 있음을 알린다. 같은 식물이라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잎, 줄기, 꽃, 열매, 뿌리의 색깔, 모양, 촉감, 향기가 각기 다르다. 이처럼 환경에 적응하며 스스로 삶을 바꿔낼 줄 아는 초록은 알면 알수록 경이롭고 감탄을 자아낸다.

 

경악과 분노, 좌절의 연속인 활동가 삶 속에서 초록은 마음 속 부정 에너지를 긍정 에너지로 바꿔주고 있다. 초록을 알고부터 내 삶은 더 다채롭고 평온해졌다. 당신도 초록의 마법을 경험해보기를. 초록은, 언제나, 옳다! 

 


문은옥 공익제보지원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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