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권리, 권리의 연대

인간의 권리, 권리의 연대

요즘 세상의 꼴을 보면 어떤 때는 세기말에 지구가 망할 것이라는 어느 예언자의 말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동서냉전은 막을 내렸지만 세계 여러 곳에 분쟁은 더욱 거세지고 어느 곳에서도 질서는 없는 것 같다. 유고 사태는 해결되는 듯하면서도 내전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그곳에서는 어린 소년들은 자신과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총을 집어들고 전쟁터로 뛰어들고 있다. 은총의 땅이라고 할 수 있는 아프리카는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천연자원 덕분에 아프리카 흑인들은 오래 전부터 침략의 대상이 되어 왔고, 식민지 시절이 남긴 불합리한 구조 때문에 그 비옥한 옥토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 인류의 희망은 있는 것일까? 끊이지 않는 세계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올해 3월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유엔 사회개발 정상회의’에서는 국가안보라는 말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인간안보’라는 말을 던졌다. 앞서 간략히 언급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불안한 현상들을 보면서 세계질서가 ‘인간안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약간은 생소한 ‘인간안보’라는 말에는 인권이 중요함이 자리잡고 있다.

인권의 핵심사상은 자유와 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권은 권력의 불간섭을 요구할 권리이며 평등권은 인종과 사상, 종교, 피부색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인간으로서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근대화 시기에는 인권보장은 경제활동의 자유, 정신활동의 자유, 신체의 자유 등, 즉 ㅇㅇ으로 부터 자유로울 권리였다. 그러나 점차 이러한 권리에서 노동조건, 노동할 권리,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들을 중시하고 사람들이 생활을 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사회권이 대두 되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정보에 접근할 권리, 환경권 등도 인권으로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인권은 인간의 역사의 진전에 따라 계속하여 발전하면서 전 생활 영역에서 적극적인 권리로 자리잡고 있다.

봉건제까지는 인간은 인간이라고 단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 수 없었다. 노예는 인간이 아니라 말을 할 수 있는 도구였으며 농노는 봉건영주와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 근대에 들면서 법조항 상으로는 모든 사람이 국민으로서 평등하다고는 하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권이 경제개발의 하위로서 위치 지워지고 끊임없이 생산 증대를 위하여 희생되어야 했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벌어진 전쟁터에서 자기와 같은 적군과 함께 죽어 갔다.

잔혹한 세계전쟁과 온갖 불행을 경험한 인류는 이제 인권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로 삼고 지구의 멸망, 인류의 최후를 자초하지 않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남기도록 해야 한다.

이토록 소중한 인권이 왜 우리의 생활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소중한 가치들이 보장받지 못해 왔던 우리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구속영장을 보여주면서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등의 권리 조항을 얘기해 주는 경찰은 미국 영화 속에서만 있고, 불쑥 앞을 가로막고 불신 검문을 해도 얌전히 주민등록증을 꺼내 줘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법조항을 모르는 것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도 권력이 휘두르는 횡포에 익숙해져, 자신의 권리를 찾고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그 주요 원인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권은 인권단체나 활동가만으로 지켜질 수는 없다. 모두가 인권의식을 가지고 자신 스스로 보호할 때, 그리고 상대방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할 때 인권은 실현될 수 있다.

인권센터는 인권 의식을 확대하기 위하여 인권교육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인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인권교육을 초중 교과과정에 필수 과정으로, 대학에서는 선책 과목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인권교육에 관심을 가진 단체, 사람들과 함께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사회권 분야에 대한 연구 작업과 연대 사업도 진행할 것이다. 사회권은 여성의 권리, 노동자의 권리, 환경권, 정보권, 교통권, 문화적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들의 연대로 사회의 전반에 걸쳐 인권을 중심에 세우는 영역이 될 것이다. 인권센터는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참여연대의 지향인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내려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장소영(참여연대 인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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